재혼하니 서로의 역할을 분담할 수 있어 좋다.

시간을 안배하고

서로의 강점을 살려

일을 나누어 처리할 수 있다.

 

홀로였을 때는

직장일에,

주방일,

자식 뒷바라지,

세탁, 세탁후 빨래 널기, 마른 후 세탁물 걷우어 와서 개기,

집안 청소.....

잡다한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했다.

 

오늘도 나는 쎄니팡 정수기 설치후

12시 전 직장 동료모임 식사 참석,

오후에는 연구소 진행중인 업무 작업 계속.

 

아내는 모친을 모셔올 납골당 계약,

오후에는 연구소 이전 준비로 외출.

 

나는 지나치게 신중한 반면

행복나무는 49%의 승산이 있으면 과감하게 밀어부친다.

경상도 사람들이 매번 대선주자로 나서는

이유를 알 것 같다.ㅎㅎ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왕 이렇게 된거 어쩌겠어요. 홀로 일어서도록 해야지요"

 

내가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일과 친구관계, 가족들과

자식들일이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속상해 할 때마다 

아내는 곁에서 늘 나를 위로하며 빨리 털고 일어서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늦었지만 이제 당신이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당신이 평소 해온 노력과 전문지식이면 세상 어디에서든지

통할 거예요"

21년간 정들었던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직할 때에도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개소할 때에서 내 곁에는 늘

아내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내와 자식 자랑을 하는 남자는 팔불출이라지만 아내는

냉정하면서도 현명하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힘든 삶의

질곡의 순간들을 잘 극복하고 지금까지 견뎌온 영향인지

그 순간에 맞는 판단을 내가 내릴 수 있는 조언을 해준다.

물론 나도 평소에 아내와 자주 대화를 하면서 내 상황과

느낌, 생각을 가감없이 이야기해주고 아내도 마찬가지다.

이런 공감대 때문인지 혼자보다는 아내와 상의를 하여 둘이 

숙고한 뒤에 내린 결정들은 지금까지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좋은 결과들을 가져왔다.

 

내 삶의 소중한 동반자, 나에게 무한의 신뢰를 보내주고

내 삶의 힘이 되어주는 아내가 감사하고 사랑스럽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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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자 혼자서 빨래를 널고 있을 때 고독함을 느끼거든.

그런데 당신과 함께 이렇게 빨래를 널면 고독함이 없어.

여보, 고마워요"

 

오늘은 현충일,

헬쓰장도 공휴일이라고 오늘은 휴무란다.

아침에 일어나 해뜨기 전에 운동하고 오자고 아내를 재촉해

아내 손을 잡고 근처 용왕산을 올랐다.

운동장을 다섯바퀴 걷고, 지압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 친구들 카톡방에 올리니 친구들이 부러워

난리다. 연하 마누라를 고민해보아야겠다는 등......

 

집에 와서 세탁기를 돌려 옥상으로 빨래를 널러 나간다.

휴일에 옥상에 빨래는 너는 것은 내 몫이다.

11시가 되니 옥상 햇볕이 따갑다.

오늘은 아내도 함께 빨래를 널겠다고 나를 따른다.

 

빨래를 널고 옥상에 키우는 화초도 둘러본다.

지난 겨울 거의 죽다시피했던 치자가 꽃망울을 맺었다.

매일 아내 손을 잡고 함께 헬쓰장도 다니고

사무실로 출근하여 함께 일을 하고 함께 퇴근하여

집에 와서는 동네도 함께 산책한다.

거의 하루 종일 함께 있으니 아내는 행복한 모양이다.

 

간혹 친구들은 나에게 말한다.

"하루 종일 마누라랑 함께 있으면 지겹지도 않니?"

"아니, 아내가 하루종일 옆에서 먹을 것이며 입을 것,

이것 저것 다 챙겨주니 얼마나 좋은데, 고민사항도 혼자보다는

둘이서 머리를 맞대면 해결책도 빨리 나오는데....."

나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말하니 친구들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들이다.

 

"마누라에게 잘해줘. 그래야 가정이 평온하고 화목해!"

친구들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정말인데....

지금 50후반부인데 이제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살아도

시간이 부족하거늘. 옛 인생선배들이 말하지 않았던가?

가화만사성이라고, 내가 살아보니 아내에게 잘해주는 것이

인생에서 최고의 투자이며 행복의 지름길인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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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좌측 깜박이 넣어요......"

"좀 천천히 운전해요....."

"신호가 바뀌었어요. 정지해요!"

"앞차와 간격이 너무 멀어요. 그러니 자꾸 차들이 끼어 들지...."

"저 불량한 운전자같으니라구~~ 얌체같이 중간에 끼기는..."

 

차를 타면 잔소리가 많아지는 나,

집에서도 잔소리는 여전하다.

"이게 뭐요?"

"뭐가요?"

"책상에 있는 이런 자료들....."

"아~ 분류해서 보관하려구 잠시 올려놓은 건데...."

 

눈에 띄는대로 이것 저것 잔소리를 해대는 나,

그런데 정작 나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어느날 아내로부터 점잖은 충고 한마디를 들었다.

"당신, 요즘 책을 쓴다고 집안일도 도와주지 않으면서

뒷방늙은이처럼 잔소리가 심해져가고 있다는 것은 아시요?

뒷방늙은이가 누군줄은 알죠?"

 

뒷방늙은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의 하나인데....

내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다. 

집안일도 소홀하고,

휴일에도 아침을 먹고 가방 싸들고 사무실로 휑하니 갔다가

밤 늦게 돌아오고, 집에 와서는 뒷짐지고 집안이 어질러졌다고

불평하고, 잔소리하고....

 

뒷방늙은이 맞네.ㅎ

당분간 말을 아끼리라....

내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주는 이내가 고맙고 사랑스럽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엄마! 저 학교에서 성적장학금 받았어요! 등록금 전액입니다. 얼마전에

국가장학금으로 받은 건 다시 돌려주고 학교성적장학금으로 등록금이 되

어집니다!"

2월초에 일찍 기숙사로 간 의대 5년차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저도 국가장학금에다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 그리고 기숙사성실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랑 합하면 등록금이 될 것 같아요!"

딸아이가 전해준 말을 사무실에 앉아서 전화로 전해 들으니 이 얼마나 기

쁘고 즐거운일인가!

 

"여보! 혁이랑 인이 둘다 장학금 받았다고 좋아서 난리들이네요, 이제 남은 건 기숙사비

만 내면 되네요!"

 

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옷장정리를 하다보니 올해에 있을 병원실습에 입을

하얀색 가운이 걸려 있고, 청진기도 나란히 놓여져 있는 걸 보니 의대생은

의대생인가 싶다.

가끔 짧은 방학기간에 집에 오면 내리 게임만 해대길래 그냥 노는 녀석인가

싶을 때도 있었건만......

 

내짝과 함께 둘이서 바쁜 일정을 뒤로하고 편안하고 오후 시간 차 한잔을

마주하고 앉았다.

아직은 바람이 차갑지만 햇살만큼은 낮시간에는 봄볕처럼 창밖에서 비춰

오니 맘이 절로 더 즐거워진다.

 

요즘엔 새로이 연구소를 마련한 후 컨설팅 업무교와 교육과정을 진행하느

라 글 한편 올릴 시간조차 없이 지내니 벌써 해를 넘기고도 두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보니 오류가 발생하고 특히 시스템 문제에서는

계속 큰아들의손길이 절실했고 그때마다 마다않고 달려와서 해결해주는 큰

아들이 이제는 큰 의지가 된다. 큰아들은 IT회사에 몸담은지 벌써 만 2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어이! 친구~~ 오십대에 창업하는 건 남자 칠거지악 중에 하나라네~

자네 와이프가 결사반대하지 않았나?"

심심찮게 내짝 친구들이 전하는 말이다.

 

한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자리를 꿰차고 있는 끈기가 자랑스럽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두번때로 이쁘고, 매일

매일 빠지지 않고 칼럼을 하나씩 쓴 것이 이제는 2200회에 가까워졌다.

 

자식들이 연초부터 전해주는 기쁜 소식들!

세월이 가니 자식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고 부모보다 더 생각이 크고 깊어

지면서 이제는 부모걱정을 해준다.

 

나도 내짝처럼 머리에 흰눈이 슬슬 내리려고 준비를 하는지 요즘은 머리밑

이 무척 가렵다!

 

성현정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보! 여기 야채쥬스와 삶은 달걀 있어요. 일하시다가 배고프면 드세요"

 

사무실에 출발하기ㅍ전 옥상에 널어둔 이불을 걷어가지고 내려오니 아내

는 미리 챙겨놓은 쥬스며 과일, 삶은 달걀을 내게 내민다. 토요일 쉬는 날

인데도 논문작업을 한다고 사무실로 혼자 가버리는 내가 서운하기도 하련

만 아내는 내색을 않고 계단까지 배웅을 한다.

 

아내와 재혼한지 2년 3개월이 지나간다. 늦깎이로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

하고 나서 결혼을 했으니 휴일다운 휴일을 가져보지 못했다. 늘 토요일

이면 수업 가야지, 세미나 가야지, 밀린 회사일 처리해야지, 내부감사 받

느라고 20개월 가량 시달렸지, 요즘은 논문을 쓴다고 정신없이 지내지....

내가 힘들어 할때는 아내도 어김없이 함께 힘들어 했다.

 

"내가 그냥 혼자 살지 왜 아들 셋이나 딸린 이 아저씨와 재혼을 해서 이

고생일꼬~"

"혁이나 인이 다 키워놓으니 이제는 쌍둥이들이 둘 턱 내 앞에 버티고

있으니...."

"늦둥이 쌍둥이자식 둘에게 휘둘리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이 마음씨 착한

이 아저씨를 우짤꼬!!!"

 

아내는 내가 안쓰러운 모양이다. 쌍둥이들 신경쓰랴, 늦은 나이에 공부

를 해보겠다고 대학원이며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며 국회 입법조사처

세미나에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밤 늦게 파김치기 되어 집에 오는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내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다 당신 병나요. 공부든 뭐든 적당히 하소"

"이제는 일 더이상 벌리지 마소"

"박사과정과 미래예측이 끝나는 내후년에는 무조건 나는 성지순례를 갈

테니까 그때는 알아서 하소. 당신이 안간다면 내 혼자라도 갈테니...."

 

건강에 적신호가 오다보니 요즘은 밤 10시 30분만 넘어도 빨리 잠을 자라

는 아내의  채근이 더욱 심해져 간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내와 손을 잡고 낮 10시 미사를 다녀왔다. 목3동 성당을 다녀오는 길에

길 옆 개인주택이며 빌라, 아파트단지 내 화단에 피어있는 장미꽃들이 아

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예년같으면 이미 지고 떨어져 있을 장미가 올

해는 늦추위 때문인지 6월초인 지금에야 만개하였다. 변덕스러웠던 날씨

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꽃송이가 탐스럽지 못하다. 바라보는 내 마음이 이

리 안타까운데 정작 꽃을 피운 장미나무 마음이야 오죽하랴~ 아내와 길을

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장미의 화려함과 아름다움 속으로

내 마음이 저절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다.

 

장미꽃 가운데 빨간장미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이런 꽃을 볼 때마다 나

와 아내는 어서 정원있는 집을 마련하여  화초도 채소를 키우며, 새도 키우

원 벤치에서 차를 마시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는 것을 꿈꾼다. 봄에

는 돋아나는 화초의 푸르름 속에서, 여름에는 녹음 속에서, 가을에는 단풍

의 아름다움 속에서, 겨울에는 쌓인 눈을 바라보며 회사며, 자식들 일이며,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며, 여행계획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점심은 집에서 온 가족이 돼지갈비와 생오리고기를 구워먹는다. 모처럼 자식

들이 집에 있으니 영양보충이라도 시켜서 보내야 또 일주일을 잘 버티겠지.

요즘 애들은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가운데 비계를 먹지 않아 그대로 남아있

다. 이 또한 내 차지다. 내가 자랄 때는 고기가 귀해 돼지비계도 구경하기 어

려웠는데..... 삶의 질이 좋아졌으나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른다. 아빠가 어

릴 때.... 하면 자식들은 모두 고개부터 돌린다. 듣기 싫다는 게지.

 

딸이 목에서 어깨 사이가 아프단다. 엄마 아빠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장학금을 안받으면 안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생기더란다. 안그래도 되는데.... 어느 자식은 힘이 남아돌아 알바까지 다니는데 어느 자식은 저리 공부를

하겠다고 밤샘을 하고 휴일에도 쉬지도 못하고 컴 앞에 앉아 과제물 숙제를

하느라 체력이 딸려 힘들어 하니, 자식마다 넘치고 부족한 건강을 고루 섞어서 안배해주면 좋으련만....ㅎㅎ 이 또한 모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

의 욕심이겠지. 왕년에 배운 태극압봉 기억을 살려 딸 어깨죽지에 은색 태극

압봉을 붙이고 손가락에도 압봉을 붙여주고 기숙사에 가서 아플 때 붙이라

고 싸서 넣어준다.

 

"그동안 당신이 아플 때는 왜 이런 것은 안했노?"

오늘도 변함없이 아내 구박(?)이 시작되지만 그냥 웃어넘긴다. 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소리니~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기 앉으세요"

지난 금요일 밤 늦은 시간,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미래예측전문가 Professional과정 교육을 마치고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가기 위해

강남역에서 일반버스를 탔는데 여자 학생이 나에게 자리를 권한다.

"감사해요. 저 다음역에서 내려요. 그냥 앉으세요"

자리를 양보한 여학생도 사양한 나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보니 당신 머리색깔이 목3동성당 주임신부님과 비슷한 것 같애"

"그래~"

"당신 요즘 부쩍 흰머리가 늘었어"

"그래서그런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리를 양보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거든~ 요즘 무거짐을 들고 있을 때 경로석에 앉아있어도 째려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애~"

 

"부장님, 3년전 제가 부장님께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받았을 때하고

많이 변하셨네요"

"어떻게 변했나요?"

"그때는 부장님이 나이에 비해 젊고 머리숱이 많고 색깔도 까맣었는데...."

"허허~ 그런가요?"

지난 5월 21일 사내근로복지기금번개에서 롯데리아 김동환과장이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3년전 나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나를 처음 만났다는

김과장.

 

만나는 사람마다들 요즘 내 모습을 보며 놀란다.

머리숱이 너무 많이 빠졌고, 흰머리가 많아졌다고....

나는 느끼지 못하겠는데 다들 왜들 이러는지.

지독히 힘들었던 지난 3년, 마치 인생의 긴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다. 내일

이면 그 결과가 나오겠지. 이렇게 내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겠지.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내 모습에 신경을 쓴들 무엇하리, 나아지지는 않을테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내 마음만 속상해지는 것을....

 

그저 내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지.

그렇지만 그 3년이란 기간동안 아내를 만나 재혼하여 살아가고 있느니

하느님은 결코 나에게 일방적인 고통만은 주시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삶 속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까.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너무 힘들어"

"머리도 지끈거리고, 편두통이 오는 것 같애"

"40대 전업주부 아내들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는데 당신은 알아요?

내가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닐까?"

"에이 무슨 소리~~~"

 

말도 안된다면 서둘러 말을 돌려본다. 그렇지만 요즘 아내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나 자식들이 아침에 회사로 학교로, 도서관으로 가버리면 이 집에는

나 혼자만 남게 돼"

 

"당신이나 규는 회사에 나가면 해야 할 일이 있고, 혁이와 인이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쌍둥이들도 매일 공부를 하잖아? 매일 치열하게 일하며 자기

계발도 하는데 나는 매일 집에서 당신과 자식들 삼시세끼 식사 챙겨주어야지, 하루 종일 반찬 만들고 기숙사에 있는 자식들 먹을 과일이며 반찬 택배

부쳐야 하고, 집안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려"

"하루를 마치면 하루가 너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매일 같은 일만

하고 살다가 내가 병이 들고 백발이 되면 왠지 내 인생이 허망할 것 같아.

 이렇게 내가 늙고 마는가를 생각하니 내 삶이 너무 허무해~~"

"내가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는 것 같아~"

 

"군중속의 고독? 당신이? 설마? 당신도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고 있잖아"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내 마음이 뜨끔했다. 

지난 1년 7개월동안 회사 내부감사에 시달릴 때 아내는 내 곁에서 가장

힘이되어 주었고 쌍둥이들과 씨름하느라 지난 2년간 많이 힘들어했다. 올해

내부감사를 마치고 나니 대학원 학위논문을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째각 

다가오니 휴일에도 어쩔 수 없이 책과 씨름하고 있다. 마주 앉아서 공부하는

아내와의 대화도 요즘 부쩍 줄었다. 정말 힘든 모양이다.

 

"당신은 일 속에 파묻혀 보람을 느끼며 지내고 내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텐데 나는 매일 밥하고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자식들 뒤치닥거리 한다고 석박사

주는 것도 아니잖아, 주부에 아내에 엄마에 며느리에 대학생에 이것저것

다 하려니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고 힘들어...."

"2년 6개월 전 청혼할 때  나와 한 약속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일주일에

한번씩 둘이서 외식을 하겠다던 것도 지금 하나도 안지키고 있잖아?

당신은 거짓말쟁이야"

"그건....."

 

며칠 전 큰자식 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는 늘 그러셨잖아요? 지금이나 10년 전이나 늘....."

그랬지, 나는 늘 일 핑계를 대곤 했지. 내 지금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이기에 나는 굳이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 논문만 쓰면 2학기에는 한과목만 이수하면 되니까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에 시간을 내어 당신과 등산을 함께 다니리라. 내 약속하리다"

"정말? 정말이지!!! 야~ 신난다"

 

금세 얼굴이 밝아지는 아내. 요즘 우울증에 걸리는 주부들이 많앚고 있다는데 2학기에는 마음의 짐도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가야겠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3`~4일 가량 퇴근 후 늘 함께 근처 공원으로 운동을 나간다. 첫 아내를 암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던 사별의 아픈 상처가 있고, 지금의 아내 또한 친언니가 13년째 암투병을 하다 2주전 하늘나라로 간 과정을 지켜보았기에 건강에 대한 중요성과 가족 건강챙기기는 남다르다.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중병에 걸리면 가족 전체가 치료와 간병에 매달여야 하고 결국은 가정이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경험했고 또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어제도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고등학교 반창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늦은 시간에 근처 용왕산공원을 올랐다. 당일 친구 문자메시지를 보고서야 동창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저녁에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목3동시장에서 장어를 준비해 놓고 있는 아내에게 저녁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을 하기가 미안했다. 동창들이 호프집에 가서 2차를 간단히 하고 가자는 유혹(?)도 친구들 오랜만에 얼굴을 본 것만으로 만족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요즘은 아내를 보기가 미안하다. 일도 많이 생기고, 업무영역이 넓어지니 찾아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하고 나에게 업무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사람도 많고, 반대로 해결을 위해 내가 만나야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간다. 남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의 교제가 적어진다는데 나는 오히려 많아지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 아닌가?

 

지난주에는 유난히도 약속이 많이 잡혀 밖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귀가하는 바람에 아내 혼자서 내내 저녁식사를 해야 했다. 토요일마저 내가 대학원수업에 간다고 훌쩍 집을 나가버리니 아내 혼자 집에서 하루종일 청소며,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재작년 10월말 처음을 만나 교제를 하면서 재혼하면 휴일에는 늘 함께 집에서 보내면서 카피도 마시고 등산도 하고, 영화도 보자고 약속을 했는데 작년초 대학원 등록과 함께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집에서 아내와 함께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50년 남은 내 삶의 기간을 생각하니 눈 딱 감고 3년간 자기계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일요일은 만사를 제쳐놓고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오늘도 용왕산에 올라 1시간 운동을 하고, 일주일 밀린 잠도 보충하고, 저녁에는 스트레칭도 함께 하며 지난 일주일 혼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했던 섭섭함과 미안함을 풀어준다. 처음으로 아내 따라서 스트레칭을 하니 온 몸이 욱신거린다. 몸이 굳어 있다는 신호이겠지.

 

"당신! 대학원 졸업하는 내년말까지는 봐주지만, 내후년부터 이러면 알지?"

나를 믿어주고 이해해주며, 나와 가족들 건강을 챙겨주는 아내에게 그저 미안하다고 머리를 극적일 수 밖에....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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