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앉으세요"
지난 금요일 밤 늦은 시간,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미래예측전문가 Professional과정 교육을 마치고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 가기 위해
강남역에서 일반버스를 탔는데 여자 학생이 나에게 자리를 권한다.
"감사해요. 저 다음역에서 내려요. 그냥 앉으세요"
자리를 양보한 여학생도 사양한 나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보니 당신 머리색깔이 목3동성당 주임신부님과 비슷한 것 같애"
"그래~"
"당신 요즘 부쩍 흰머리가 늘었어"
"그래서그런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리를 양보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거든~ 요즘 무거운 짐을 들고 있을 때 경로석에 앉아있어도 째려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애~"
"부장님, 3년전 제가 부장님께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받았을 때하고
많이 변하셨네요"
"어떻게 변했나요?"
"그때는 부장님이 나이에 비해 젊고 머리숱이 많고 색깔도 까맣었는데...."
"허허~ 그런가요?"
지난 5월 21일 사내근로복지기금번개에서 롯데리아 김동환과장이 내
얼굴을 보고 놀란다. 3년전 나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나를 처음 만났다는
김과장.
만나는 사람마다 다들 요즘 내 모습을 보며 놀란다.
머리숱이 너무 많이 빠졌고, 흰머리가 많아졌다고....
나는 느끼지 못하겠는데 다들 왜들 이러는지.
지독히 힘들었던 지난 3년, 마치 인생의 긴 터널을 지나온 것만 같다. 내일
이면 그 결과가 나오겠지. 이렇게 내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겠지.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내 모습에 신경을 쓴들 무엇하리, 나아지지는 않을테고 신경을 쓰면 쓸수록
내 마음만 속상해지는 것을....
그저 내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지.
그렇지만 그 3년이란 기간동안 아내를 만나 재혼하여 살아가고 있느니
하느님은 결코 나에게 일방적인 고통만은 주시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의
내 삶 속에서 나는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까.
김승훈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서 보내는 휴일 (0) | 2013.06.02 |
---|---|
일요일에 느끼는 평화 그리고 행복 (0) | 2013.05.26 |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는 아내 (0) | 2013.05.18 |
어느 결혼식장에서 느낀 소감 (0) | 2013.05.05 |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 어항 속의 금붕어 (2013년 1월29일) (0) | 2013.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