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수업일, 수업 중에 아내가 두시간 전에 치른
바리스타 2급 필기시험에 합격점수를 수월하게 받을 것 같다는 카톡을 받았다. 수업 중이라 추카추카한다고 카톡 문자를 보내며 마음이 흐뭇하였다.
지독히도 덥고 길었던 올 여름, 집안에서 대식구들을 뒷바라지 한다고 종종걸음으로 동분서주했고 매일 한무더기씩 나오는 세탁물이며 세끼식사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삼식이들 먹거리를 해결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13년간 암으로 투병중이던 처형이 임종을 하여 3일간 장례식을 치르느라 제대로 시험공부를 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한편으론 게임중독인 쌍둥이자식들과 매일 집에서 기싸움을 하느라 많이 힘들어했다.
아내는 올 8월말 그동안 몇년에 걸쳐서 공부한 결실을 맺었다. 아내의 큰아이 혁이가 고3이던 4년전부터 부지런히 연년생 뒷바라지와 함께 자신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끌어 오고 있었던 터였다.
첫번째 결혼은 나이차이가 있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여 자식 둘을 낳는 바람에 배움을 더 잇지 못하였고 배우자의 오랜기간의 외도로 혼자 힘으로 자식 둘을 키우며 사느라 정신없이 살았다고 한다.
나를 처음 만나던 재작년에도 시험이다 뭐다 바삐 사는 모습에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을 만났음을 확신했다. 아내와 재혼을 하면서 아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배움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가는데 적극 도움을 주리라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내가 대학원 박사과정, 자식 셋이 대학생이고 쌍둥이들 중국유학 학비까지 대느라 온 가족이 학생들인지라 아내는 잠시 휴식을 취할겸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우리 부부에게는 소중한 꿈이 있다. 때가 되면 우리에게 맞춤한 멋진 건물을
지어 1층에 사내근로복지기금 꿈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꿈터는 북카페식으로
꾸미고 우리나라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이 들러 음악을 들으며 차도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교류를 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만을 위한 쉼터이다.
아내는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카톡에 '우리 꿈터에서 만납시다'라는 문자를 만들어 넣었다. 7월초에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홈바리스타 교양과정에 등록하여 배우고 있고, 내친 김에 바리스타 2급 전문가과정까지 등록하여 두군데를 열심히 다니며 커피에대하여 배우고 있다. 아내가 잠시 짬을 내어 배움을 이어가며 만족해하는 모습에 나도 보람을 느낀다. 매일 아내가 손드립으로 직접 뽑아주는 그윽한 고급커피를 나는 여유로이 맛보며 산다.
우리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며 대화를 나눈다. 집안 일이며,
자식 일,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늘 아내와 상의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아내는 어쩌면 나에게 부족한 여유로움과 냉정함을 채워주곤 한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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