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지나간 후 어제까지 내린 비로 집안이 눅눅하다.
방이며 화장실, 이불이며, 옷가지, 수건이 습기가 가득 차있고 냄새도
쾌쾌하기만 하다. 평소에는 아내가 다 하는데 요즘 아내가 옻이 올라
치료중이라 내가 말없이 먼저 거들어준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 휴가~
모처럼 햇볕이 쨍쨍하니 이 틈을 놓칠새라 거실에 널어두었던 빨래며
이불을 몽땅 가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늘을 보니 언제 태풍이 왔느냐는 하늘은 푸르고 햇볕은 따가워 전형적인
늦여름이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 탓인지 숨이 턱 막힌다. 접은 빨랫줄에
이불을 잔뜩 널수가 없어 1차와 2차로 나누기로 했다. 바람이 부는 날 빨래를 널었는데 그만 바람에 날려 바닥에 고인 물에 빨래가 떨어져 세탁을 두번이나 한 적이 있어 이제는 바람과 옥상 바닥에 고인 물을 잘 살펴보고 빨래를 널게 된다.
옥상에 설치한 빨래줄에 이불과 배게를 널고 나니 등에 땀이 후즐근하게 밴다. 빨래를 널고 나서 화초를 살핀다. 2개월전, 팔손이 나무를 거실에서 키울 때
이상한 벌레가 잎에 더덕더덕 붙어 약을 사다가 뿌렸는데도 별 효험이 없어
내다버릴려고까지 마음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요즘 보니 아기자기한 새 잎이 여기저기에서 돋아나고 있어 우리 부부에게 흐뭇함을 선물해 준다.
한 때는 매일 옥상에 올라가 이상한 벌레를 잡는데 시간을 보내다 아내에게
꽤나 구박을 받았는데 이렇게 새 잎이 나오고 잘 자라주니 사람이나 나무나
정성을 다해 가꾸다보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 것 같다. 몬스테라, 해피트리,
라벤다, 수국, 금전수, 엘레강스, 로즈마리 등 이름을 다 알지 못하는 화초들이
옥상에서 우리 부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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