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일전에 판 파가 파가 아니고 양파새끼였더구먼"
"원래 그런거여"
"뭘 그려! 양파새끼를 파라고 팔면 되는거냐구요?"
"다 그런거여"
"뭘 다그려? 파김치 담으려고 했던 것이 이상해졌잖혀? 비싼 양념까지 했는데.."
"다 그렇게 팔어. 다 그런거여~ 오이값에서 1000원 빼줄께""
"겨우1000원이 뭐여~ 1800원 빼줘야지"
"그럼 그렇게 혀요~~"
며칠전 아내가 동네 야채가게 아저씨와 나눈 대화이다.
유들유들한 야채가게 아저씨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속이고 판다는 식으로
능청스레 웃기만 한다.
속이고 팔았지만 밉지가 않다.
내가 벌려놓은 사내근로복지기금평생교육원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내는 지난주 없는 시간을 쪼개 직접 파김치를 담궜다.
파를 까면서 내내 눈물 콧물을 흘리며.....
그런데 모양을 보니 쪽파가 아닌 것 같다.
쪽파는 잎이 가늘고 구근이 가늘고 작은데 어째서 사온 파는 잎이 통통하고 구근이 구슬처럼 동글동글하고 통통하다.
이상하다~
내내 먹으면서 우리 부부는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건 양파모종에서 솎아낸 양파새끼라는 확신이 들었다.
파김치를 먹는 내내 아마도 야채가게 아저씨가 했던 말을 이야기하며
웃을 것 같다.
"원래 다 그렇게 파는거여~~~"
ㅍㅎㅎㅎ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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