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손을 잡고 낮 10시 미사를 다녀왔다. 목3동 성당을 다녀오는 길에
길 옆 개인주택이며 빌라, 아파트단지 내 화단에 피어있는 장미꽃들이 아
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예년같으면 이미 지고 떨어져 있을 장미가 올
해는 늦추위 때문인지 6월초인 지금에야 만개하였다. 변덕스러웠던 날씨
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꽃송이가 탐스럽지 못하다. 바라보는 내 마음이 이
리 안타까운데 정작 꽃을 피운 장미나무 마음이야 오죽하랴~ 아내와 길을
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장미의 화려함과 아름다움 속으로
내 마음이 저절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다.
장미꽃 가운데 빨간장미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이런 꽃을 볼 때마다 나
와 아내는 어서 정원있는 집을 마련하여 화초도 채소를 키우며, 새도 키우
고 정원 벤치에서 차를 마시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는 것을 꿈꾼다. 봄에
는 돋아나는 화초의 푸르름 속에서, 여름에는 녹음 속에서, 가을에는 단풍
의 아름다움 속에서, 겨울에는 쌓인 눈을 바라보며 회사며, 자식들 일이며,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며, 여행계획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점심은 집에서 온 가족이 돼지갈비와 생오리고기를 구워먹는다. 모처럼 자식
들이 집에 있으니 영양보충이라도 시켜서 보내야 또 일주일을 잘 버티겠지.
요즘 애들은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가운데 비계를 먹지 않아 그대로 남아있
다. 이 또한 내 차지다. 내가 자랄 때는 고기가 귀해 돼지비계도 구경하기 어
려웠는데..... 삶의 질이 좋아졌으나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른다. 아빠가 어
릴 때.... 하면 자식들은 모두 고개부터 돌린다. 듣기 싫다는 게지.
딸이 목에서 어깨 사이가 아프단다. 엄마 아빠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장학금을 안받으면 안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생기더란다. 안그래도 되는데.... 어느 자식은 힘이 남아돌아 알바까지 다니는데 어느 자식은 저리 공부를
하겠다고 밤샘을 하고 휴일에도 쉬지도 못하고 컴 앞에 앉아 과제물 숙제를
하느라 체력이 딸려 힘들어 하니, 자식마다 넘치고 부족한 건강을 고루 섞어서 안배해주면 좋으련만....ㅎㅎ 이 또한 모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
의 욕심이겠지. 왕년에 배운 태극압봉 기억을 살려 딸 어깨죽지에 은색 태극
압봉을 붙이고 손가락에도 압봉을 붙여주고 기숙사에 가서 아플 때 붙이라
고 싸서 넣어준다.
"그동안 당신이 아플 때는 왜 이런 것은 안했노?"
오늘도 변함없이 아내의 구박(?)이 시작되지만 그냥 웃어넘긴다. 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소리니까~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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