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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일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는 그렇지 않아도 경기불황 때문에 힘든 기업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 것 같다. 정치 리스크로 인해 환율은 치솟고 연말 경기는 더 얼어붙고 있다. 기업들은 그렇지 않아도 긴축을 하고 있었는데 갈수록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더 어려워지니 일제히 조직개편과 인력 구조조정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기조는 몇몇 기업들의 연말 인사발령에서 알 수 있다. 기존 임원의 30~40%를 감축하는 곳이 대세인 것 같다. 임원이 감축되면 그 밑 부서들 또한 슬림 다운으로 이어지고 부서의 통폐합과 부서 인원들의 업무 통폐합도 불가피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대기업들이 AI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복지와 사람은 줄이는 분위기인데 미국 기업들의 트랜드를 따라하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라고 이런 기류를 놓치고 있겠는가? 미중 패권경쟁, 내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관세폭탄, 세계 각국의 자국기업 보호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축소, 갈수록 심해지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감원으로 쏟아져 나온 실업자, 늘어가는 청년실업자들로 지갑은 더 굳게 닫히고 소비는 더 줄어드는 경제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자영업자들도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몰린다.
가끔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자신이 다는 직장에 대한 불평 불만, 심지어는 회사 대표나 상사가 싫다고 회사가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악담까지 하는데 이는 너무 심한 것 같다.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나 다녔던 회사가 사라지면 내 커리어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는 ROTC 군 전역 후 1985년 7월 2일부터 1993년 2월 13일까지 7년 8개월을 (주)대상에서 근무했었다. (주)대상을 떠난 뒤 31년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쇼핑을 가면 반드시 (주)대상에서 만든 제품을 구입한다. 내가 근무했던 (주)대상이 계속 존재해야 내 커리어도 살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이 그토록 회사가 직원들에게 원하는 Royalty가 아닌가 생각된다. Royalty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회사도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Royalty를 가지게 하려면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만족감, 미래에 대한 확신을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직장이 있다는 최대의 장점은 매달 안정된 고정수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수입인 임금과 복지제도의 소중함은 직장은 잃어본 후에야 실감하게 된다. 고정수입이 끊기면 생활 자체가 불안정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모든 활동 축소로 이어진다. 요즘 직장인들은 돌발사직이 많다고 한다. 한 달 전, 모 공공기관에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기금설립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 팀원 4명 중에 2명이 돌발 사직을 하는 바람에 그 회사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본인이 사직서를 낸 것도 아니고 그 직원 아버지가 대신 전화로 사직 통보를 전해왔다고 한다. 만약 타 회사로 전직을 하더라도 전 직장에 대한 평판 조회가 있는데 전 직장에서 업무 인수인계도 없이 돌발적으로 떠나는 이런 깔끔하지 못한 퇴사는 향후 본인 진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러모로 내년에도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기이다. 국가, 기업, 개인들 모두 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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