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재명 : "아빠! 재윤이에게 문자가 왔어요"
나 : "뭐라고 왔는데?"
재명 : "저보고 사과하라고요."
나 : "그럼, 명이의 자존심보다는 가족이 우선이니 일단은 사과하렴"
재명 : "...."
재명이는 사과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온 가족들이 닥달을 하자 한시간만에 결국 사과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재명 : "아빠 재윤이에게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나 : "뭐라고 왔는데?"
재명 : "정말이지? 라고요"
나 : "그렇다고 하라. 아침밥은 먹었는지 물어보아라"
재명 : "아침은 친구집서 먹고 있고 곧장 교회로 간데요"

상황 #2

청소년부 예배가 끝나는 시간에 한소망교회 달림방으로 오라고 했다.
학원보충수업이 있다고 하니 차로 데려다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재윤이에게 또다시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온다.
재윤 : '아빠 저희 학원이 4시에 닫아서 선생님집에가서 보충한데요'(2:02 pm)

상황 #3

결국 쌍둥이녀석들은 두시 5분에 교회를 들리지 않고 집으로 갔다.
한소망교회 셀모임을 마치고 오랜만에 정발산을 오르는데 왠지 몸이 예전같지가 않다. 그리고 쌍둥이들 말에 왠지 신뢰가 가지 않아 학원으로 전화를 했다.
나 : "서울학원이죠?"
서울학원 선생님 : "네 맞습니다."
나 : "오늘 몇시에 문을 닫죠?"
서울학원 선생님 : "오후 8시에 닫습니다"
나 : "우리 애들이 오늘 학원이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학원선생님께서 집으로 오라고 하여 보충을 해주신다는데 사실인가요?"
서울학원 선생님 : "학원은 저녁 8시에 문을 닫고 학원 선생님들은 휴일에 학생들을 집으로까지 오라고 하여 보충을 실시하지 않습니다"
나 : "그럼 쌍둥이들은 학원에 왔나요?"
서울학원 선생님 : "오늘 안왔는데요"

상황 #4

집에 있는 큰애를 시켜 근처 PC방을 모두 가보라고 했다. 결국 어제 들렀던 PC방에서 두 녀석을 발견했다고 큰애에게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다. 대담하게도 5,600원을 외상으로 하고 두 녀석이 PC게임을 하고 있었단다. 내가 가서 외상 PC게임대금을 갚아주고 두 녀석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알바생이니 사장이 와야 삭제를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알바생이 곧장 사장을 휴대폰으로 연결시켜 주었다.
나 : "14세미만 학생들이 PC방을 자유롭게 들어와도 되나요?"
사장 :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인데 불법이라면 제가 하겠습니까? 다만 부모님들이 명단을 삭제시켜 달라고 하거나 받지 말라고 하면 그렇게는 해드립니다."
나 : "그럼 일단은 명단을 삭제시켜 주시고, 차후에는 쌍둥이들이 오더라도 돌려보내 주십시오"
사장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상황 #5

PC방을 나오면서 재윤에게 말했다.
나 : "윤아~ 아까 아빠에게 휴대폰으로 했던 말 사실이니?"
재윤 : "네"
나 : "그래~ 그럼 따라오렴"
서울학원에 들러 아까 전화로 확인한 사항을 그대로 확인했다. 학원 문 닫는 시간, 선생님들이 휴일에 개별적으로 보충을 하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쌍둥이들이 오늘 학원을 오지 않았다는 것 모두가 거짓이었다.

점입가경, 갈수록 태산이다. 신뢰는 한번 잃으면 회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저녁에 다음주 학교 준비물을 모두 사가지고 와서 준비를 끝낸 후 두 녀석을 앞에 앉히고 리더가 될 사람은 왜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PC게임이 왜 위험한지, 떨어진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각오와 다짐을 받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끝으로 이틀간의 길고도 길었던 재윤이의 가출사건은 마무리했다. 이것도 두 녀석이 성장하는 과정의 진통이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상황 #1

재윤 : "아빠 아빠~ 마법천자문 18권이 나왔어요"
나 : "그래 알았다. 아빠가 사줄께"
토요일 오후 7시 23분, 휴대폰 전화기 속에서는 숨 넘어가는 듯한 재윤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녀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책이 마로 마법천자문이다. 학원 보충수업이 끝나고 서점에 들른 모양이다. 농협하나로마트만 가면 제일 먼저 마트내 서점으로 달려가 그 책이 나왔나 살펴보곤 했다. 지금껏 1권부터 17권까지 모두 사주었으니...보아하니 책을 사주어도 한자는 잘 보지도 않고 만화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녀석들이 책을 즐겨 읽는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렇지 않아도 금요일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예스24에서 마법천자문 18권이 나왔다고 문자메시지가 와서 두 녀석을 데리고 서점에 가서 사주려던 참이었는데.....

상황 #2

재윤 : "아빠~ 재명이 때문에 속상해요"
나 : "왜 울어? 울지 말고 이야기해봐~"
재윤 : "재명이가#@%&#$*&~~~"
나 : "너희 밖에서 또 싸웠니? 이그 챙피해.... 집에 가서 보자"
재윤 : "아뇨~ 재명이가~~"
나 : "할 말이 있으면 집에 가서 이야기하고 빨리 집에 들어가라. 전화 끊는다"
7시 27분, 그 사이에 녀석들이 서점에서 싸운 모양이다. 늘상 잘 다투고 싸우니 화해하니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상황 #3

재명 : "아빠 재윤이가 아직 집에 안들어왔어요"
나 : "지금 몇신데... 알았다. 아빠가 재윤이랑 통화해볼께"
밤 8시 23분, 집에서 윤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내가 전화를 걸어도 전화기를 꺼놓았다는 메시지만 들려온다. 8시 42분, 9시 8분에도 집에서는 아직 재윤이가 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상황 #4

OO문고에 들렀다. 마법천자문 18권을 사면서 넌즈시 물었다.
나 : "혹시 여기 쌍둥이들 오지 않았나요?"
종업원A : "아~쌍둥이들이요? 아까 둘이서 싸우는데 대단했어요."
종업원B : "한 애가 일방적으로 당하던데요. 머리까지 붙잡혀 흔들고..."
종업원A : "너무 심해서 제가 부모님께 연락하려고 그랬어요"
얼굴 낯이 뜨거워 허둥지둥 계산을 치르는둥마느둥 미안하다면 얼른 빠져 나왔다.

상황 #4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윤이는 들어오지 않는다. 윤이에게 연신 전화를 해도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들려와 문자메시지만 보냈다.
'윤아 속상하지? 아빠가 명이 혼내줄께~~ 윤이 주려고 마법천자문18권 샀다. 사랑한다'(9:00pm)
'재윤아 지금 어디니? 너무 늦구나. 아빠에게 전화주렴'(1.45am)
'윤아 윤이 집에 아직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이 되는구나. 전화주렴'(1:53am)
'윤아 어디 있니? 아빠에게 전화하렴. 윤아 사랑한다.'(6:48am)

상황 #5

명이를 불러 자초지종을 들어보았다.
나 : "어떻게 된 일이니 자초지종을 아빠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해봐"
재명 : "아까 오는 길에 서점에를 들렀어요. 책을 보다가 윤이에게 가니 윤이가 몰래 비닐을 벗기고 만화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그러더니 다짜고짜 '너, 내 약점 잡았지?'하며 말하지 말라며 나를 윽박지르는 거예요.제가 대답을 하지 않으니 저를 막 괴롭힌 거예요"
나 : "그럼 머리를 잡히며 일방적으로 당한 애가 너니?"
재명 : "네, 창피해서 저는 그냥 도망나왔어요. 윤이가 보보유치원 앞까지 막 따라왔어요"
음~ 전후상황이 짐작된다. 윤이가 비닐이 씌워진 만화책을 몰래 뜯어 보다가 명이에게 들켜서 서점종업원들과 아빠에게 야단맞을까봐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명이는 약속을 하지 않으니 윽박지른거고 간섭한다고 다투다 싸움으로 번진거로구먼.

상황 #6

자정이 지나고 밤 1시 40분이 지나자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 우선 쌍둥이들이 자주 가는 인근 네군데 PC방을 둘러보았지만 윤이는 없다. 그 늦은 시각에 고딩정도 되어보이는 애들이 게임에 열중인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마지막 들른 한 PC방. 방안을 둘러 보았으나 윤이는 없어서 나오려는데 종업원이 친절하게 묻는다.
종업원 : "뭘 도와드릴까요?"
나 : "우리 애가 있나 하고요"
종업원 : "자녀 이름이 어떻게 되죠? 확인해봐 드릴께요"
나 : "김재윤입니다"
종업원 : "기록이 있네요. 27일 오후 4시면 토요일 오후 4시에 다녀간 기록이 있네요"
나 : "언제까지 했는지는 기록이 안나옵니까?"
종업원 : "그건 안나오는데요.."

PC방을 나왔는데도 참 찜찜하네. 괜히 PC방을 들른 것 같다. 차라리 윤이가 PC방을 갔다는 것을 몰랐더라면 좋았을걸....가출에 가지않기로 약속한 PC방까지 간 것도 알게 되고...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번주는 유난히도 힘든 한 주였다. 지난주 연이은 야근에 이어 월요일과 화요일 미래예측 세미나 야간교육 참석, 수요일 아버지의 감상선암 진료, 목요일과 금요일은 CFO아카데미 종일교육 진행, 목요일 덕산스파캐슬에서 진행된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복지제도 컨설턴트요원 양성과정 야간교육(19:30~21:00) 진행 등으로 금요일 교육을 마치고 집에 오니 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몸은 피곤해도 서울학원 3월분 학원비도 납부할 겸, 화요일 학부모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못해던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쌍둥이들 학원수업에 마치는 시간에 학원에를 들렀다. 다행히 수업이 끝난 오케이쌤과의 면담, 히틀러선생님과의 면담도 연이어 할 수 있었다. 히틀러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아버님, 혹시 재윤이 재명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던가요?"
"아뇨, 별 이야기 없었는데요"
"지난주에 학원이 영어선생님 닉네임 도용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어요"
"네?"
"한 학생이 영어선생님의 닉네임을 도용하여 채팅을 하면서 글쎄 선생님의 어투를 그대로 흉내내어 여러명의 학생들에게 토요일 수업이 없는데도 수업이 있다고 학원에 나오라고 한 거예요.
"..."
"실제 한 학생이 지난주 토요일 오후에 그 말을 믿고 학원에 나왔어요. 하도 황당해서 영어선생님이 그 학생을 추적해서 일주일만에 범인을 밝혀냈는데 글쎄 그 학생이 재윤이인 거예요"
"...."
"똑똑한 재윤이가 채팅방에서 닉네임을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어 그런 장난을 한거랍니다"
죄송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녀석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백마공원길 정자에서 앉아있던 고등학생들 중 한 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야, 저기 작년에 피씨방에서 게임하면서 서로 싸우던 녀석들이 지나간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의도적으로 딴청을 피우고.... 녀석들은 상황이 불리하면 꼭 탄청을 피운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조용히 말했다.
"너희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저기 고등학교 형을 아나?"
"작년에 PC방을 갔을 때 저 형이 우리 게임하는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우리 둘이 게임을 하다가 큰소리로 막 싸우니 저 형이 말려주었어요"

어휴 창피해~~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아침에 병원 진료를 받고 등교한다고 선생님께 꼭 전화해 주세요"
"알았다"

지난 수요일(11월 25일) 통근버스 시간에 쫓겨 재명이 코 안에 종기가 났는지 아침에 병원 진료를 받고 등교를 할테니 학교 선생님께 꼭 문자메시지를 넣어달라는 재명이 부탁에 건성으로 대답하고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간다.

회사에 도착하여 밀린 일을 처리하다보니 아뿔싸~~~ 그만 재명이 학교 담임선생님께 문자메시지를 넣는다는 것을 깜박 잊어 버렸다.

10시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문자메시지를 넣었다.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게 이럴 때는 넘 감사하다. 그 뒤 오후에 임은아선생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별탈없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제 PC방에 갔다고 합니다. 습관이 되지 않도록 지도부탁드려요. 담임 드림'

순간 느껴지는 배신감~~~ 다시는 PC방에 가지 않겠다고 나와 굳게 약속했거늘~~~
그날 오후 내내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런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었다는 사실이 감사했지만(세심한 관찰), 또 다른 면에서는 자식이 PC방을 드나드는데도 애비가 모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날 학원상담을 마치고 쌍둥이들과 집으로 오면서 살짝 재명이를 불러 말없이 선생님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나서 했던 딱 한마디는~~ '아빠는 우리 재명이와 재윤이를 믿는다'

그때 막내 재윤이가 재빨리 나에게 다가와 거든다.
"아빠, 저도 PC방에 함께 갔었는데요. PC방에 들어서는 순간 아빠 얼굴이 떠올라 게임을 하지 않고 그냥 나왔어요"

내가 보내주는 사람과 믿음에 멋있게 화답해준 막내가 너무 기특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쌍둥이 중 형인 재명이가 아침 일찍 친구들과 찜질방을 가기로
했다며 집을 나가서 하룻동안 찜질방, pc방을 전전하며 신나게 시간을
보내다 저녁 늦게야 집에 들어오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3주전부터 친구들과 찜질방을 가기로 했다고 나에게 허락해 달라고
애원하기에 저희들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살아가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에 허락을 했는데 내 의도와는 영 딴판으로 일이
진행되어 버렸다.

재명이가 나가면서 나와 약속했던 사항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첫째, 저녁 6시까지는 귀가를 한다.
둘째, 중간에 두번 집으로 전화를 한다.
셋째, 함께 가는 친구들 연락처를 남겨 놓는다.
넷째, 나쁜 일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하루 종일 재명이에게 전화 한 통화도 없지, 적어 놓고 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도 다들 안갔다고 하지, 함께 찜질방을 간 것으로 추측되는 녀석들은
공교롭게도 집전화번호만 적혀있고 휴대폰은 없지...

날은 저물어 가는데 재명이는 귀가하지도 않고, 전화 한 통화도 없으니
장모님은 걱정이 되어 애들끼리 찜질방을 가게 허락을 했다고 무책임한
아빠라고 하루 종일 닥달하시며 빨리 집 주변 PC방을 찿아가서 재명이를
찿아서 데려오라고 성화시고...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 그제서야 어슬렁거리며 들어온 재명이를 불러
심하게 질책을 했다. 재명이는 논리적이어서 무작정 매를 때리기 보다는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설명해 주어야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다. 왜 아빠가
화가 났고 재명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을 했다.

첫째, 저녁 6시까지 들어오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
둘째, 나가서 중간에 두번 집으로 전화를 하기로 했는데 지키지 않은 점,
셋째, 지난 12월달에 회사 선배의 결혼식장에서 어른들이 주신 용돈 3만원을
허락도 없이 함부로 써버린 점,
넷째,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고서도 끝까지 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pc방을 가지 않았다고 우기다가 잠바에 짙게 밴 담배연기 냄새를 추궁하자
그제서야 갔다고 실토를 함)
다섯째, 가지 않기로 한 PC방을 가서 게임을 한 점이었다.

무엇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PC방을 가놓고서도 가지 않았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야단을 치고 아주 실망스럽고 앞으로는
재명이 말을 아빠가 신뢰할 수 없게 되었으며 벌로써 앞으로 2주간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제는 쌍둥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드나, 감쪽같이 속아넘어갈 정도로 거짓말도
할 줄 알고 아빠를 속이고 피씨방도 가서 게임도 하고,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려고 하니 혹시라도 잘못 되지는 않을지 무척 신경이 쓰인다.

회사에서는 예산과 결산, 밀린 업무로 눈코 뜰새없이 바빠 내 일 처리하기도
힘든 시기인데 쌍둥이들까지 내 신경을 쓰이게 하네. 엄마가 없어 아빠 혼자서
1인 다역을 하고 사는 싱글대디 아빠를 조금만 생각해 준다면, 눈치있는
녀석들이라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신경이나 쓰이지 않게 해주면 오죽이나
좋으련만...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모양이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한소망교회 유명모 담임목사님은 설교중에 자녀들을 향한 아버지의 가슴앓이를
자주 언급하신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마음이나 부모가 비뚤어져 가는 자식을 바라볼 때 지켜보는 가슴앓이나 안타까움의
강도는 비슷할 것이다.

지난 4월달은 쌍둥이자식들이 이 애비를 참 많이도 힘들게했다.
지난 3월달에도 재명이와 재윤이가 나쁜 손버릇으로 내 지갑, 할머니 지갑에서 몰래
돈을 꺼내가지고 그 돈으로 학원을 간다고 일찍 집을 나서서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군것질을 했다가 걸려 나에게 많이 혼나고 다시는 않겠다고 했는데,
4월 중순에 또다시 할머니 지갑에서 돈을 3만원이나 꺼내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며
다 썼다는 것이다. 마음을 피시방에 피시게임에 빼앗겼는데 공부인들 눈에 들어왔겠는가?
학원선생님들로부터 요즘 녀석들이 숙제도 잘 해오지 않고 수업시간에 집중도 하지
않고 산만하다고 자꾸 전화는 걸려오지... 갑자기 비뚤어져 나가는 쌍둥이 녀석들의
변화에 그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난 3월에는 회초리로 엉덩이를 20대씩 때리고나서 집사람 영정사진 앞에서 "내가
당신에게 쌍둥이들을 잘 키우겠노라고 약속했는데 잘못 키워 미안하다" 고 넋두리를
했더니 녀석들이 다시는 안그러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했는데 또 다시 한달이 채
가기도 전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나쁜 버릇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녀석들을 어찌 해야 할지 안타깝고 난감하기만 했다.
집사람이 없는 싱글대디이지만 세상 누구보다도 녀석들을 반듯하게 잘 키우고 싶었는데...

때리고 야단치고 혼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남의 허락없이
물건이나 돈을 가져오는 것은 도둑질이며, 도둑질은 불교에서도 5계 중 하나로,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10계명 중 하나로 하지 말라고 한 것임을 말로서 설명했다.
"지금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재명이와 재윤이를 지켜보고 있을텐데,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시겠니? 그리고 하나님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 나중에 하늘나라에도 못가고
그럼 엄마 아빠와도 만나지 못할텐데 그래도 괜찮니?" 했더니 "아니오"하며 강하게
고개를 가로젖는다.
"그렇게 할머니 돈을 몰래 가져가서 마음껏 쓰니 마음이 편했니?"하고 물으니
"아뇨! 들킬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할머니 얼굴을 볼때마다 마음이 찔려 할머니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그렇지! 내가 필요하면 댓가를 치르고 손에 넣어야 떳떳하단다"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한들 어린 나이에 도벽을 쉽게 끊을 수 있겠는가? 유혹을 이겨낼
때, 습관화가 될 때까지는 애비가 함께 해야지, 힘들어도 내가 희생을 해야지...
녀석들과 직접 접촉시간을 늘려 감싸기로 하고 회사 업무가 끝나면 곧바로 통근버스를
타고 퇴근을 했다. 퇴근하면서 학원을 들르고, 저녁 식사 후에는 산책을 했다가 녀석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원에 들러 가방을 들어주며 함께 집으로 돌아오며 학교에서
일어난 일, 학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주일 월요일부터 금요일 5일 중 평균
4일을 한달째 계속하고 있다.

대화도 함께 자주 나누고, 숙제도 함께 하고, 준비물도 챙기며, 함께 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렸다. 밤 10시 30분, 숙제며 준비물, 책가방을 모두 챙기고 녀석들을 재우고 나서야
나는 밀린 일을 처리했다. 지난주에는 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막내가
"아빠! 친구가 피씨방에 가자는 것을 이제는 가지 않겠다고 거절했더니 저에게 막 욕을
하고 그래요. 그렇지만 다시는 안가겠다고 하니 어제부터는 가자는 말을 안해요" 하기에
"잘했다. 아빠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단단히 결심하고 잘 지켜나가는 재윤이가
대단하구나. 그 약속 끝까지 잘 지켜내길 기도할께"하며 격려해 주엇다.

살며서 어찌 좋은 일만 있고 탄탄대로일 수만 있으랴! 녀석들도 어미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데 제대로 받지 못하고 생활하려니 얼마나 외로울 것인가? 내가 내 잣대로
판단하여 섭섭함과 가슴앓이를 녀석들에게 분노로, 폭력으로 발산했던들 녀석들 얼굴이
지금처럼 밝게 변화되어가고 있을 것인가? 녀석들이 안정된 생활궤도에 올라서기까지는
당분간 나 혼자 가슴앓이를 하며 녀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야겠다. 먼 훗날
녀석들도 애비가 되면 이 애비가 앓았던 가슴앓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 며칠간 쌍둥이 녀석들 행실이 제멋대로이다.
어제는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학원에서 중간고사에 대비하여
특별보충반을 매주 수요일에 운영하는데 재명이와 재윤이 녀석이 하겠다고
하여 원장님이 기특하여(녀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음)
돈을 받지 않고 수강을 하도록 특별히 허락을 하여 나도 수요일에는 3시부터
특별보충수업을 받는 줄 알고 있었다.

퇴근버스를 타고 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원에서 나에게 퇴근길에
학원을 들렀으면 한다는 것이다. 순간 '녀석들이 또 사고를 쳤나?'하는 불길함이
엄습해 왔다.

학원에 들러 상담을 했더니 방과후 집에다는 학원 보충수업에 간다고 나가서
학원에서는 보충도 받지 않고(녀석들이 너무 힘들어하니 당분간 특별보충수업은
쉬라고 조치했다고 함) 친구와 어울려 PC방에서 3시간을 보내다 왔다고 한다.
그사이 장모님은 녀석들을 찿으러 학교며, 학원주변 PC방을 갈고 다니시고...
재윤이는 요즘 숙제도 해오지 않고 수업시간에도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아
특목고반에서 한단계 낮은 엘리트반으로 일주일간 보내겠다는 원장님의 말에도
이의를 달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집에다는 거짓말을 하고 PC방을 다닌 것이 용서하기 힘들었다.
4월 1일 용돈을 5000원씩 주었는데 막내 재윤이는 그 돈을 하루만에 홀랑
써버린 모양이다. 쌍둥이 중 형 재명이는 나를 닮아 자린고비처럼 절약을
하며 용돈 기입장도 철저하게 기록을 하는데 막내는 엄마를 닮아 기분파이고
손이 크다. 5000원을 어디에 썼냐고 물으니 친구에게 과자도 사주고, 컵라면도
사주고 PC방 게임비도 자신이 냈다고 한다. 5학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스스로
돈관리를 하라고 장모님 반대도 무릅쓰고 용돈도 주며 용돈기입장도 쓰라고
했건만 이들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애비를 실망시키다니.....

학원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녀석들이 돌아오는 두시간 동안 장모님으로부터
내내 불평을 들어야 했다.
"쌍둥이들이 돈 개념이 없으니 그래서 용돈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할머니를 따돌린다"
"내가 무슨 죄가 많아 늙으막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쌍둥이를 뒷바라지하는 보람이 없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니 골치도 아프고, 가슴도 답답해지는 것 같다.
옆에 녀석들이 있었으면 몽둥이로 실컷 때려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30분동안
생각을 가다듬으며 체벌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기에 녀석들이 돌아오자 조용히
안방으로 불러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엄마도 없고,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잘 살려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함과 남들을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편하고자, 놀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겠다는 결단과
그 결단을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이제 5학년이 된 쌍둥이 녀석들, 아직도 저렇게 매일 철없는 행동을 하며 할머니와
애비 속을 썩이며 애비의 살고자하는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녀석들의 이러한
돌발행동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재명이 학급 HAPPY 모임일이었다.
학급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모임을 정기적으로 가지며 학습정보며, 학교 동향,
아이들 문제에 대한 의견도 나누곤 한다. 나는 집사람 대신 참석하고 있다.

이번 모임은 자녀들이 지난 11월 28일 2학기 시험을 마치고 추억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모두들 1박을 하기는 부담스러워해서 고양시에 있는 어울림 스케이트장으로 가서
추억을 만들어주자고 의견일치를 보아 추진이 되었다.

오늘은 공교롭게도 시골 마을친구들 망년회가 천안에서 열리는 날이어서 마을 친구들
전화가 빗발친다. '빨리 출발하라고...', '이번 정기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불참회비 5만원씩을 물리겠다', '지방이 부담스러우면 오늘 밤 늦게라도 출발하면 되니까
부담없이 출발해라' 심지어 어느 친구는 천안에서 택시를 보내줄테니 늦더라도 오라고
성화를 댄다. 그러나 쌍둥이들을 두고 지방까지 갈 시간적인 여유와 개인적인 사정이
허락되지 않음을 어찌하랴!

그런데 3일전 회비를 주었는데, 재명이는 꼬깃꼬깃 주머니에 잘 보관하고 있는데,
재명이는 돈이 없다고 딴청을 피운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조용히 학원을 다니는 친구를
불러 물어보니 그 돈으로 PC게임방에 가서 PC게임을 한 모양이다. 장모님도 지난주에는
평소에 녀석들이 학원에 간다고 학원에 가는 시간보다 1시간정도 일찍 출발을 했다고
거드신다.

집에서 PC게임을 하지 못하게 했더니 할머니와 아빠에게 거짓말하고 행사 참가비로
기어이 밖에 나가서 게임방에서 돈을 써버리고 시간을 보낸 녀석들을 생각하니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를 꾹 참으며 저녁에 한시간정도 이야기를 하며 혼내기보다는 그간에 일어난 이야기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도 들으며
다시는 아빠를 실망시키지 말라고 타일렀다. 집사람이 있었으면 한바탕 난리가 났을텐데
이렇게 넘어가는 것이 잘한 행동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날텐데... 휴~~~ 앞으로 어찌 드센 쌍둥이자식들을 키우며 살꼬~~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사무국장님과 나, 회사 동료 셋이서 퇴근 길에 호프 한잔을 하기로 의기투합이 되어
항상 가는 아지트인 다솜에 내렸다. 회사원들이야 만나면 나누는 화제는 뻔하고,
술자리에서 대화 안주는 뻔하다.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며, 최근에 유명을 달리한
직원 두명에 대한 이야기, 상사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리에 앉은지 40분쯤 지났을까 깜짝스타인 조훈부장님이 들어오신다.

5년전 6월 18일에 간이식을 받고 다행히 건강을 많이 회복하셨다. 최근 단독주택을
팔고 7월 초에는 근처 우방아파트로 전세를 가신다고 한다. 아무튼 경제와 시사에
해박한 조부장님이 참석하시니 자리가 활기를 띈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시계를
보게 된다. 오늘도 재명이와 재윤이를 마중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9시 10분, 양해를 구하고 일어서 충정교회 앞 학원까지 걸어온다. 마두동이 학원가로
변화된지는 얼마 안된다. 여기에 7월초면 경의선까지 복선화가 되어 전철이 생기니
집값이 많이 뛰었다. 학원에 올라가니 재명이와 재윤이 둘이 남아서 영어 연습을
하고 있다. 데리고 신호등을 건너니 재명이가 안경을 학원에 놓고 왔단다. 지난주
일요일에 처음으로 안경을 맞춰 쓰다보니 아직은 습관화가 안된 것 같다.

재명이와 재윤이 손을 잡고 오면서 이틀전 산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윤아, 선생님이 그러는데 우리 윤이가 PC방을 제일 잘 간다면서?"
"아빠, 그게 아니에요. 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PC방을 가장 잘 가는 사람 누구야?하고
물으니 친구들이 모두 저라고 그런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저
정말 억울해요"
"그러니. 아빠는 재윤이 말을 믿을께. 아빠가 자식말을 믿어야지 선생님이나 자식
친구들 말을 더 믿으면 안되지 그치?"
"네, 아빠"

나는 우리 윤이 말을 믿는다. 이제는 PC방에 거의 가지 않는다는 것,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 나는 다 알기에 나는 자식의 말을 믿는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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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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