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먼저 훌쩍 하늘나라에 가버리고 난 이후 자연히 자식들 몸을 돌보고 살피는 일은 어느덧 고스란히 내 차지가 되어 버렸다. 목욕탕에 데리고 가거나 잠을 잘 때, 혹은 옷을 갈아 입힐 때면 녀석들 몸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 어느덧 몸에 배어버렸다. 요즘은 쌍둥이녀석들이 목욕탕을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매주마다 목욕탕에 데리고 갈려면 힘겨운 입씨름을 벌이거나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을 뺀다.

특히 요즘은 쌍둥이들이 부쩍 크는 시기라 성장이 무척 빠르다. 작년만 해도 같이 서면 키가 내 턱 밑이었는데 오늘은 재보니 키가 내 입술 아니 코 밑까지 자랐다. 이렇게 쑥쑥 자라는 자식들 모습에서 부모는 큰 보람을 느낀다. 아마도 자식이 자신의 분신이라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틀전 아침에 쌍둥이들을 깨우기 위해 발바닥을 안마하다보니 재윤이 발바닥에 피부가 벗져진 것 보니 직감적으로 무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헐~~ 쪼끄만 녀석에게 설마 무좀이...'하며 그냥 무심코 스쳐 지나갔는데 오늘 장모님께서 무좀약을 찿으신다. 재윤이가 무좀에 걸렸단다.

내가 작년 여름에 무좀에 걸려 한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직장에 구두를 신고 다녀야 하고 하루종일 구두를 신고 생활해야 하는데 무좀에 걸리면 고역 중의 고역이다. 그런데 나는 그리 심하지 않았고 1~2주 후에 곧장 나았다. 그때 마트에서 양조식초를 사다가 세숫대야에 붓고 발을 30분정도 담구었더니 곧바로 나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쌍둥이들이 그때 나를 얼마나 구박하며 내 곁에도 오려 하지도 않고 내가 신었던 화장실 신발도 피하고 다녔는데 그때 녀석에게 구박받았던 생각이 나서 "칠칠치 못한 녀석, 무좀에 걸리고 그러냐?"하며 핀잔을 주었더니 녀석 왈~

"아빠! 무좀도 유전되나 봐요~ 아빠도 무좀에 걸렸었는데 저도 아빠를 쏙 빼 닮았나봐요"
헐~~ 무좀도 유전이라고, 자기도 아빠를 닮아 무좀에 걸렸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우리 이쁜 막내 재윤이를 어떡한다~~그래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쁘다고, 무좀에 걸린 우리 막내 재윤이 이쁘기만 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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