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내 재윤이가 학원에서 자기를 학원 홍보지에 싣겠다고 사진과 글을
써오라고 했다기에 그러나보다 했는데 어제 드디어 홍보물이 나왔다.

학원에 다니고 있는 학생중에서 학교에서 전교 1등하는 학생, 영재반에 다니는
학생, 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을 10명정도 골라 사진과 함께 소감문을
올렸는데 웃지도 웃을 수도 없는 참 복잡한 심정이다.

쌍둥이 중 재윤이만 올라있어 재명이 기분도 신경이 쓰이고 실제로 재윤이가
영재반에 들어간 이후 형인 재명이가 자신감이 떨어지고 많이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다고 이유도 없이 칭찬을 해줄 수도 없고, 물론 다음번 홍보물에는
재명이를 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지만 지켜질지도 의문이고....

그리고 실려진 문구도 마음이 편치 않다. 쌍둥이녀석들이 학원에 처음 가기
시작했을 때가 집사람이 말기 암투병중이던 2006년 9월부터였고 그로부터
두달 후에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가고 힘든 과정에서 학원생활을 하면서 녀석들도
잘 견디어주었고, 학원 부원장님도 개구쟁이 두 녀석을 친동생들처럼 잘 보살펴
주었기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

걱정되는 것은 녀석들이 자랑삼아 그 홍보물을 학교로 가져갈 것이고 그리면
학교 선생님들도 자연스레 보게 되는데 재명이와 재윤이가 지금처럼 번듯하게
잘 자란 것이 어찌 학원 한 곳만의 공으로 돌릴 수 있겠는가, 또한 학교 선생님께서
이 홍보물을 보았다면 어찌 생각하실지 하는 점이다. 집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모두 배려하고 신경을 써주신 종합적인 합작품인데 만약 학원 홍보지처럼 공부를
잘한 것이 학원 선생님들이 신경을 써주고 잘 가르쳐준 덕분이라고 자랑한다면
정규 교육기관인 학교 선생님이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막내 재윤이는 마냥 신나 있는데, 이런 애비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기는 할까?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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