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정발중학교에서 2박 3일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쌍둥이들 준비물을 사주기 위해 마트 앞을 지나던 중 B사와 L사 두 곳의 패스트푸드점을 지나가게 되었다. 우리집은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잘 애용하지 않아 자주 가지를 않는지라 별 관심없이 지나치는데 갑자기 재윤이가 한마디 불쑥 말한다.

재윤 : "아빠! 전에는 B사가 훨씬 매장도 컸고,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가지 않아서 거의 망했어요. 보세요, 매장도 일부 휴대폰매장으로 팔았잔아요. 매장안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잖아요?"

재윤이의 갑작스런 말에 실제 매장을 보니 B사는 썰렁한데, L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갑자기 두 녀석들과 경제토론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주제라는 느낌이 들어 슬슬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 : "어~ 그러네. 왜 B사가 저렇게 됐지? 재윤이는 B사가 실패한 원인이 무어라고 생각해?"

재윤 : "B사는 원래부터 맛이 별로였는데 값이 비쌌어요. 옆에 L사가 가격을 낮추어버리니 사람들이 L사로 몰려버린거죠"

나 : "음, 그래. 그럼 재명이가 B사의 사장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재명 : "저라면 1차로 맛을 좋게 하고, 2차로는 가격을 낮추겠어요"

나 : "지금보다 맛을 좋게 한다면 좋은 재료를 사오기 위해 재료비가 더 들어갈테니 당연히 돈이 더 들어갈거고, 가격까지 낮추면 수입이 줄어들어 그럼 가게는 손해가 커질텐데 어떡하지? 재윤이는 어떻게 대처할까?"

재윤 : "저는 돈을 더 들여서 휴대폰 매장을 사서 더 넓히고 재료 품질도 높이고, 가격도 떨어뜨릴려고요"

나 : "마찬가지 좋은 재료를 사오는데, 옆 휴대폰 가게를 다시 사서 넓힐려면 돈이 더 들고, 가격까지 다운시키면 수입도 줄어들텐데 괜찮을까?"

재윤 : "어차피 승부를 걸어야 하잖아요.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가게가 더 위축될텐데요."

나 : "L사가 쓰는 전략이 저가전략이란다. 2등 회사가 1등을 이기기 위해 가격을 내리며 손님들을 끌어들이는거지. 맛에서 별 차별화를 시키지 못할 경우 손님들은 싼 집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거지. 만약 B사가 돈이 넉넉했더라면 맞불을 놓아 같은 가격대로 판매가를 내렸거나 그 이하로 내리며 서로 치열하게 가격전쟁을 벌였을거야. 그렇지만 아빠가 보아하니 B사는 형편이 여의치 않아 가격을 내리지 못한거야. 그래서 손님을 고스란히 L사에게 빼앗긴거지. 저렇게 경쟁사를 이기고 주변에 적수가 없게 되면 L사는  다시 가격을 예전처럼 슬그머니 올리게 된단다. 뉴스에서 나오는 반도체 치킨게임도 이와 유사한 거란다."

재윤 : "아빠?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데 비싸요?"

나 : "못해도 아마 연 10%는 줘야 할껄"

재윤 : "1,000만원을 빌리면 그럼 이자로 월 얼마를 주어야 해요"

나 : "1,000만원에 10%면 1년에 100만원이니 12로 나누면 되겠네?"

재명 : "우와~ 그럼 은행들은 돈을 많이 벌겠네요?"

나 : "아무에게나 돈을 막 빌려주었다가는 돈을 떼일 수도 있잖아. 갚을 수 있는 사람인지 회사인지 알아보고 빌려주지 않겠니? 그런데 요즘은 개인들도 아파트는 일정비율 이상은 빌려주지 못하게 막아놓았고 회사들도 많이 어려워 문을 닫으니 돈을 빌려줄 곳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

재명 : "그럼 은행에 돈을 예금해 놓았는데 은행이 망해버리면 어떻게 되요?"

나 : "우리나라에는 예금자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들이 하는 보통예금이나 정기예금 같은 예금은 은행이 망해도 한 사람당, 한 은행에서 5000만원까지는 국가가 보호를 해준단다"

재명 : "그럼 예금이 10만원이 있는데도 5000만원까지 줘요?"

나 : "떼끼~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양심불량이지~~"

아직은 단순하여 세상 물정을 모르리라 생각했었는데 뜻밖에도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겠다고 논리적으로 주장들을 펼치는 것을 보니 나는 싱글대디로 앞만보고 살았는데 어느새 녀석들이 이토록 성장했나 대견하고, 앞으로 녀석들과 자주 이런 토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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