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장님과 나, 회사 동료 셋이서 퇴근 길에 호프 한잔을 하기로 의기투합이 되어
항상 가는 아지트인 다솜에 내렸다. 회사원들이야 만나면 나누는 화제는 뻔하고,
술자리에서 대화 안주는 뻔하다.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며, 최근에 유명을 달리한
직원 두명에 대한 이야기, 상사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리에 앉은지 40분쯤 지났을까 깜짝스타인 조훈부장님이 들어오신다.

5년전 6월 18일에 간이식을 받고 다행히 건강을 많이 회복하셨다. 최근 단독주택을
팔고 7월 초에는 근처 우방아파트로 전세를 가신다고 한다. 아무튼 경제와 시사에
해박한 조부장님이 참석하시니 자리가 활기를 띈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시계를
보게 된다. 오늘도 재명이와 재윤이를 마중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9시 10분, 양해를 구하고 일어서 충정교회 앞 학원까지 걸어온다. 마두동이 학원가로
변화된지는 얼마 안된다. 여기에 7월초면 경의선까지 복선화가 되어 전철이 생기니
집값이 많이 뛰었다. 학원에 올라가니 재명이와 재윤이 둘이 남아서 영어 연습을
하고 있다. 데리고 신호등을 건너니 재명이가 안경을 학원에 놓고 왔단다. 지난주
일요일에 처음으로 안경을 맞춰 쓰다보니 아직은 습관화가 안된 것 같다.

재명이와 재윤이 손을 잡고 오면서 이틀전 산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윤아, 선생님이 그러는데 우리 윤이가 PC방을 제일 잘 간다면서?"
"아빠, 그게 아니에요. 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PC방을 가장 잘 가는 사람 누구야?하고
물으니 친구들이 모두 저라고 그런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저
정말 억울해요"
"그러니. 아빠는 재윤이 말을 믿을께. 아빠가 자식말을 믿어야지 선생님이나 자식
친구들 말을 더 믿으면 안되지 그치?"
"네, 아빠"

나는 우리 윤이 말을 믿는다. 이제는 PC방에 거의 가지 않는다는 것,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 나는 다 알기에 나는 자식의 말을 믿는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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