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래에셋증권 훼미리지점과 간담회를 겸한 식사를 하고,
4년전 퇴직하신 선배님이 보자고 하여 영등포에서 만나느라
밤 늦게 귀가를 했다.

오는 28일이 기말시험이라 웬만한 저녁 약속은 하지 않는데,
어제는 사전에 약속된 일정이라 피할 방법이 없었다.

아침에 나가면서 오늘 저녁식사가 있어서 늦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저녁이 되니 쌍둥이자식들에게 연신 휴대폰이 눌리기 시작한다.

재명 : "아빠 어디세여?"

나 : "응, 다른 회사 사람들하고 식사하고 있는데 오늘 늦을꺼야"

재명 : "안되는데.. 컴퓨터 숙제가 있고, 컴퓨터로 지난번 본 수학경시대회
  성적도 확인해야 돼요. 그리고 영어노트도 다 떨어졌어요"

나 : "다른 숙제를 먼저 끝내렴. 아빠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문방구가게가
  문 열었으면 사가지고 들어갈께"

재명 : "아빠, 그러면 대신 일찍 들어오세요"

나 : "알았으니 할머니 주무시도록  지금 빨리 자거라. 재윤이에게도 그대로 말하고"

재명 : "네"

퇴직하신 선배님과 이야기가 길어져, 마치고 영등포에서 일산가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밤 1시 50분이 되었다.

재명이가 머리맡에, 글을 써두고 잤다.
'아빠 숙제를 해야 하니 내일 새벽 6시, 시계 알람이 울리면 저희들 깨 주세요'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그제와 어제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실내도 세찬 바람 때문에 보일러를 높이고,
실내온도를 올려도 냉냉하기는 매 한가지다.

잠버릇이 고약한  쌍둥이 녀석들 때문에
나는 이틀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감기 들까봐 이불을 덮어주면 이내 곧 차버리고,
만세를 부르고, 이리저리 뒹글면서 잠을 자다보니
배꼽도 내보이고 둘이 부딪치기도 하고....

때론 내 옆구리를 들이받지를 않나...
그래도 얌전히 자는 애들보다는
뒹굴고 자는 애들이 더 건강하다는 이야기에
내심 위안은 된다.

한녀석이 감기에 걸리면 금새 나머지 녀석에게
감기가 옮겨가기 때문에 애초부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단속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불을 덮어주면 차버리고,
또 덮어주고, 밤을 그렇게 씨름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그래도 어미 없이도 티없이, 씩씩하게 잘 자라주는 녀석들!
다음주 28일에는 학교 기말고사를 치른다.
학원선생님이 막내 재윤이에게 한 말
"이번 기말고사에 재윤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때문에 요즘 막내는 한껏 고무되어 있다.

밤 10시 20분까지 보충을 하는 강행군인데도 힘들다는
불평도 없이 용케도 잘 버텨나가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에 이렇게 기가 살 줄이야....

이틀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탓인지,
회사 사무실에 않아 일을 하는데 좀처럼
정신집중이 되지 않는다.
커피를 연신 두잔씩이나 마셔도 그때뿐이다.

오늘은 10월 결산을 마무리하고 보고까지 마쳐야 하는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큰애에게 티를 선물받았다. 자식이 일한 댓가로 받은 첫 수고비에서
받은 선물이었으니 더 의미가 깊을수 밖에...

지난 1월달에 한일솔루션을 통해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회계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지난 5년간 자료를 입력할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비용은 50만원) 마침 집에 와있는 큰애에게 일을 해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엄두가 안나는지 못하겠다며 뒤로 뺀다.

하긴 회계에 '회'자도 모르는 녀석에게 회계프로그램 자료를 입력시키라고
하니 황당해 할 수 밖에... 아빠가 하는 방법을 다 가르쳐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해보라고 설득을 하여 아빠가 도와준다는 조건부로 자료입력 작업이
시작되었다. 대신 수입도 50:50으로 나누면 좋겠다는 큰애 의견도 수용했다.
내 능력이면 1년분에 2일씩 잡고 넉넉히 2주일이면 모두 마칠 수 있겠지하며
느긋하게 시작했던 일인데 자료입력 작업을 하는 내내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지
모른다.

전표는 단식부기로 작성되어 있어 대응되는 전표가 없지, 어느 연도는 전표
자체도 없어서 분개작업을 일일히 통장을 추적해가며 작업을 해야 했다.
대부자료 입력도 힘든 작업이었다. 2003년말부터 자료를 입력시키려다보니
중간에 퇴직자가 있어 2008년말 잔존인원 파일에는 명단이 없어 새로이
입력을 해가며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내가 바쁠 때는 일 진행이 늦어지고....
이렇게 사연이 많았던 자료입력 작업을 지난 5월말에야 전부 마칠 수 있었다.

자료입력을 마치고서도 계정과목 오류, 수치입력 오류를 바로잡고, 재무제표간
오류사항을 잡아내는데 또 꼬박 한달이 걸려 지난 6월말에야 과거 5년간 전표
입력작업을 마치고 어제 50만원이 큰애 통장에 입금이 되었다. 그중 50%인
25만원은 나에게 주고 큰애는 25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큰애는 처음으로 일을 하고 받은 첫봉급이라고 받은 25만원 중에서 할머니께는
32,000원짜리 핸드백을, 나에게는 티셔츠를 사는데 39,000원을 썼다. 싱글대디로
녀석들을 키우며 사는데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큰애가 너무
대견스럽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식습관을 지켜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대략적이나마 유추해볼 수 있다. 생선(특히 갈치)
이나 꽃게찜을 요리해서 밥상 위에 올려보아 세 자식들의 식습관을 관찰한다. 조금
비싸지만 꽃게찜을 먹는 세 자식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먼저, 큰애는 꽃게 한토막을 가져와 밥그릇 위에 올려놓고 양손으로 젖가락을
꽃게 다리속으로 쑤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살을 다 바른다. 하나를 마치면 또
꽃게 한토막을 가져와 바르기 시작하여 바른 게살을 밥위에 쌓아 나간다. 큰애가 살을
바르고 난 꽃게 다리에는 살을 찿아볼 수 없다. 꽃게살이 쌓여 밥을 비벼먹을 정도가
되면 그제서야 게살을 바르는 것을 멈추고 밥을 비벼 먹는다. 큰애는 융통성이 떨어지는
반면 성격이 꼼꼼하고 논리적이며 자기주관이 매우 강하다. 소비스타일도 즉흥적인
감정이나 체면에 의한 과시형이 아닌 실속파여서 돈이 생기면 허튼 데에 쓰지 않고
그대로 저축을 한다. 지갑에 항상 여윳돈을 가지고 있어 내가 돈이 급할 때에는
요긴하게 빌려쓰곤 한다.

이어 둘째인 명이. 명이도 성격이 큰애를 많이 닮았다.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논리적이며
식습관도 아직은 서툴지만 큰애와 비슷하다. 게살부터 천천히 발라서 밥 위에 쌓아놓고
게살을 다 바른 후에 밥과 함께 비벼먹는다. 밥 위에 쌓이는 게 살을 보며 행복해 한다.
아직은 게살을 바르는 속도가 느려 속도전에서 밀려 항상 게를 적게 차지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게를 처음부터 개인별로 몫을 나누어 달라고 한다.

막내 윤이, 녀석은 순발력이 뛰어나 일단 꽃게가 보이는 죽죽 가져다가 대충 바르고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꽃게를 가져온다. 윤이가 바르고 버린 게  다리에는 살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도 일단은 꽃게가 남아 있으니 하나라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대충
마무리하고 새 것을 많이 가져온다. 나중에는 큰애와 명이 연합군에게 제지당한다.

큰애와 명이는 아껴서 천천히 먹지만 윤이는 맛있는 것이 보이면 일단 먹어치우고
나중에 큰애와 명이가 먹을 때 주변을 기웃거리며 추가적으로 빼앗아 먹는다. 장모님은
그런 세자식들의 모습을 보며 어릴적 처형과 집사람 모습을 보는 것 같단다. 큰애와
명이는 처형 모습, 윤이는 집사람 성격을 빼닮았다고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막내작은아버지와 나는 동갑이다. 어릴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관계로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품에서 자랐다. 만으로 네살때 아버지가 재혼을 하셨지만 나는
어릴적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아버지와 어머니로 알고 자랐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와 막내작은아버지에게 같은 옷을 입히고 똑같이 대해
주셨다. 그래서 어릴때 쌍둥이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명이와 윤이를 키우면서 내가 녀석들에게 느끼는 애틋한 감정이 아마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막내작은아버지를 키우시며 지켜보았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할아버지께서 막내작은아버지를 둔 나이와 내가 쌍둥이들을 둔 나이가 비슷하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때가 내가 대학 1학년 때인 1979년 9월이었으니 이제 대학에
갓 입학한, 결혼도 시키지 못한 늦둥이 막내를 두고 눈을 감으신 할아버지 심정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저려온다. 부모는 자식이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 든든한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고 잘 사는 모습을 보아야 마음이
놓인다. 그래도 혹시 자식이 직장에서 쫓겨나지는 않을지, 오다가다 사고는 당하지
않을까, 자식들이 큰 병을 앓지는 않을지 항상 노심초사하며 지낸다. 70살 노인이
50살된 자식이 출근할 때 '길조심해라, 차조심해라, 음식 조심해서 먹어라'하며
당부하는 말에서 부모의 눈에는 항상 자식이 품안의 어린 자식으로 느껴지는 무한사랑을
느끼게 된다.

오늘도 윤이가 자연생태학습을 가는데, 부모를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는 안내문에
따라 녀석을 따라갔는데 명이도 함께 신청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왕
내가 어렵게 시간을 낸 것, 한꺼번에 두 녀석 뒤를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 어느 한
자식이 잘되면 나머지 마음 한구석에는 다른 자식 얼굴이 떠오르고 위축되지는
않을런지 신경이 쓰이고 표정관리를 하는 것은 자식 모두가 사랑스럽고 소중하가
때문일 것이다.

가끔 쌍둥이들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보고 큰애가 쌍둥이들만 편애한다고 시샘하기도
하는데 큰애는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부모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제
앞길을 헤쳐나갈 수 있지만 어린 늦둥이 자식들에게는 달리 해줄 수 있는 길이 없어
솔직히 신경이 더 쓰이고 애착이 간다. 집사람이 청천벽력과 같은 유방암말기 판정을
받고 눈을 감기 전까지 늘 쌍둥이들 걱정을 하며 나에게 신신당부하며 다짐을 받곤 했다.
"동규는 고3이라 제 앞길 스스로 헤쳐나갈 정도가 되어서 걱정이 덜 되는데 우리
쌍둥이들 불쌍해서 어떡해! 당신이 내 대신 우리 쌍둥이들 잘 키워줘. 부탁해~~"

오늘도 나는 세 자식을 키으며 내가 자랄때 보여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진했던
내리사랑을 떠올리며 내 자식에게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메일을 정리하다가 쌍둥이 재명이가 아빠에게 보낸 첫 메일일 발견했다.

아빠 사랑해요

보낸이
김재명 
04-03-01 19:27
받는이
<hoon3244@hanmail.net>
보낸날짜
2004년 3월 01일 월요일, 오후 19시 27분 01초 +0900
제목
아빠 사랑해요

아빠께  아빠 안녕하세요

아빠 너무너무사랑해요     학교가서 공부열심히할께요                                                                                                                                                       &nbs! p;                               재재명올림                                   


2004년 3월 1일이면 재명이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전날 나에게 보낸 메일이다.
글씨도 문맥도 서투르기만 한다. 그동안 5년 4개월이 훌쩍 지나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 이제는 컴퓨터며 인터넷 실력도 나를 능가한다. 컴퓨투와 인터넷을 잘하는
큰애 덕분인지 녀석들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모처럼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재명아, 재윤이 쌍둥이들아!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다오.
그래야 아빠가 나중에 나중에 너희를 다 키워놓고 아빠가 할 수  역할 다하고
하늘나라에 가서 너희를 부탁한 엄마를 당당히 만날수 있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명이와 윤이는 일란성쌍둥이이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를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 장난이 얼마나 심한지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이 3학년부터는 녀석들을 분반시키라고 하여 3학년부터 계속 반이
나뉘어 오고 있을까?

떠들지 말라고, 조용히 하라고 할 때마다 선생님 눈에 띄는 녀석들, 한 반에
두명이니 선생님 눈에 띌 확률도 두배인 셈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
"또 너니?" 녀석들은 외모는 비슷한데 개성은 반대이다. 7분차이로 형과 아우가
갈렸는데 서구나 일본에서는 먼저 나온 애를 형으로 올린다고 한다. 태어날때
몸무게는 형인 명이가 2.75킬로그램, 동생 윤이는 3.25킬로그램으로 500그램이나
차이가 났는데(신생아 500그램은 큰 차이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형이 몸무게로
동생을 앞선 적이 없었다. 지금은 오히려 3.5킬로그램이나 차이가 벌어져 버렸다.

완력으로는 형이 동생을 해보지 못하니 다투면 형은 거의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고 부모는 동생이 형을 때린다고 동양적인 위계질서를 들먹이며 동생을
야단치게 된다. 동생은 싸우면 쪼르르 부모에게 가서 고해바치는 그런 형이
미울수 밖에...대신 호칭은 집 밖에 나가서는 명이, 윤이 하며 친구처럼 부르되,
집에서는 깍듯하게 형으로 부르라고 일찌감치 조정해 주었다.

녀석들을 키우면서 생명과 삶의 신비와 조화를 배우게 된다. 두 녀석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성격은 정 반대이다. 공평하게도 부모 한사람씩 성격을 그대로
쏙 빼어 닮았으니 신기할 수 밖에...7분 차이로 먼저 세상에 나온 형인 명이는
내 성격을 많이 닮았다. 마음이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자기감정 조절력이
뛰어나다. 시키지 않아도 학교에 갔다오면 스스로 숙제를 마쳐놓고 제 할일을
하는 모범생과이다. 잘못을 지적할 때도 "네가 이러저러한 잘못을 했지?"하며
구체적으로 지적해주고 녀석의 반론을 들어주고 하며 조정과정을 거쳐야 그제서야
수긍을 하며 받아들인다. 지난 3월 이런 명이 성격을 모르는 학교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판단하여 잘못했다고 지적을 하자 반성을 말도 없이 선생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명이를 보고 불쾌하게 생각을 하고 명이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열린학습일에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 명이 성격을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오해가 풀려 지금은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다. 때론 너무 고지식하고
답답하고 애교도 없는 녀석이 사회에 나가서 어찌 적응을 해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부족한 면은 앞으로 애비가 보완시켜 주어야겠지.

동생 윤이는 집사람 성격을 빼다 박은듯 애교도 넘치고 리더십과 사교성이 뛰어나
친구들을 잘 사귀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뛰어나 엉뚱한 일도 잘 벌이곤 한다.
작년에 둘 다 영재반에 도전을 하여 윤이는 1차에서 탈락, 명이는 마지막 4차에서
탈락을 했는데 올해 영재반 모집시 명이는 작년에 상처를 받았던터라 안될거라
지레 포기했는데 윤이는 반대로 도전해서 합격해 지금 다니고 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내놓고 나중에는 쏙 빠져 결국 순발력이 떨어지는 명이가
잘못을 몽땅 뒤집어 쓰곤 한다. 하는 행동이 집사람과 너무도 닮아 집사람이 없는
허전함을 녀석을 통해 많이 위안받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인데도 각자 개성과 성격이 다른 것을 보며 두녀석이 가진 능력과
개성을 살려 도우며 살아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때론 경쟁의식이 지나쳐 사소한
것에도 쌍심지를 켜고 다투며 학교나 학원에서 일어나는 일거수 일투족을 서로
감시하며 나에게 잘못한 점을 꼬치꼬치 고자질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네거티브
전략은 무시하며 그러지 말라고 애써 무시해 버린다.
 
아직까지 때묻지 않고 순수함을 잃지않고 잘 자라고 있는 녀석들을 보며 싱글대디
혼자 힘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것이 힘들지만 하루 하루 건강하고 밝게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보람도 많이 느낀다. 세 자식들을 잘 키우려면 나도 건강하고 경제적으나
영적으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어야겠기에 저절로 분발심이 생겨나곤 한다.

싱글대디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침에 출근하려는 윤이가 나에게 읽어보라고 뭔가를 쑥 들이민다.
보니 "제12회 호수와 함께 하는 자연생태학교" 행사 안내문이다.
7월 14일부터 7월 18일까지 "이산화탄소는 줄이고 개구리는 살리고"라는 주제로
호수공원에서 열리는데 백마초등학교는 7월 15일에 해당된단다. 고양시 관내 75개
초등학교 3~6학년 500명을 대상으로 하고 백마초등학교에서는 통틀어 8명이
참가신청을 했는데 8명 안에 6학년 1반에서 윤이를 포함해 무려 3명이나 참가신청을
했다. 윤이가 친구들을 꼬드긴 냄새가 난다. "네가 친구들보고 가자고 했지?"
그냥 웃기만 하는 윤이...

헐~~~ 7월 15일이면 평일인데 아침 08:40부터 12:30분까지면 내 출근시간인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나와 상의도 없이 덜컥 신청을 해놓고 뒤늦게야 안내문을
들이키는 윤이 녀석..... 큰애에게 대신 가보라고 말하니 큰애도 안간다고 뒤로
물러나고 게다가 윤이는 반드시 아빠와 함께 가야 한다고 우기니 꼼짝없이 내가
가게 생겼다. 게다가 그날은 영재반 1학기 마지막 수업이고, 학부모 총회까지
있다고 아빠가 꼭 참석해야 한단다.

윤이는 아빠의 허락도 없이 참가신청을 해놓은지라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물론 윤이의 배우려는 욕구와 지적호기심, 적극성은 높이 사지만 집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직장과 가정에서 집사람 몫까지 1인 3역을 해내야 하는 나로서는 자식들
뒷바라지가 벅찰 수 밖에...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지만 휴가를 내는 수 밖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 속 편하게 하루 휴가를 내자.

일단 고민해보자고 말해놓고 출근을 했다. 오후 5시 집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윤이가 학원을 가지 않겠단다. 명이는 방과후 집에 와서 두시간 잠을 자고 학원을
가지만 윤이는 영재반 수업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쉬지도 못하고 학원으로 가려니
힘들었나 보다. 학원을 가라고 아무리 말해도 안듣는다고 나에게 SOS를 친 것이다.
윤이를 바꾸라고 하여 한마디를 했더니 목소리가 죽어가던 윤이가 생기가 돌며
즉시 학원을 가겠다고 나선다.

내가 윤이에게 조용히 했던 말은
"윤아, 아빠랑 7월 15일에 자연생태학교 가자"

싱글대디 쌍둥아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도 전임사무국장님과 사무실 직원들이 식사를 하느라 늦었다. 지난주와 이번주
계속 퇴근이 늦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니 장모님이 기어이 한마디를 거드신다.
"요즘 왜 계속 퇴근이 늦는가? 아무리 바빠도 쌍둥이들에게 신경 좀 쓰소"
"네, 오늘은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쌍둥이들도 덩달아 채근이다.
"아빠! 오늘은 아빠가 학원으로 저희를 마중나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래, 알았다"

3주간 계속하여 교육이다, 모임이다, 정모다, 회식이다 매일 늦게 퇴근하다보니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쳐 파김치가 되어 간다. 오늘은 저녁 모임 두개도 하나는 오후 1시로
돌려 만나서 해결하고, 하나는 다음으로 연기를 시키고 만사 제쳐놓고 일찍 퇴근을 했다.
옷장을 열어보니 세탁물도 많이 밀려있다. 저녁을 먹자마자 운동삼아 밀린 세탁물을 들고
뉴코아백화점에 있는 크린토피아 세탁소로 향한다. 오랜 단골이고 동네 세탁소보다는
세탁비가 훨씬 저렴하여 자주 애용을 한다. 집사람 생전에는 세탁물이 많아 자주 갔었는데
이제는 나 혼자이고 남자이다보니 세탁물도 그다지 많지 않다. 세탁소를 간다고 하니
장모님이 쌍둥이들 잠바며 큰애 세탁물까지 주섬주섬 내 놓으신다. 덕분에 오늘 세탁비는
44,700원이나 청구되었다.

쌍둥이들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추려다보니 시간이 남아 킴스클럽에 들러 사야 할 물건은
없나 둘러 본다. 아몬드를 세일을 한다기에 권하기에 장바구니에 담아가지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려니 왠걸 세일품목이 아니란다. 슬그머니 내려놓고 쌍둥이들 내일 학원에 갈때
가지고갈 간식거리가 없나 살펴보아도 가격들이 만만치 않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백화점 남성복코너에 올라가보아도 옷 값이 만만치 않아 그냥 아이소핑만 하고 나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강촌마을 지압공원을 들러 네 바퀴나 돌았는데도 시간이 남아 다시
신한은행 현금지급기에 들러 통장정리까지 마쳤다. 돈을 벌기는 어려운데 쓰는 것은
너무도 헤프다.

쌍둥이들을 학원수업이 끝나 손을 잡고 오는데 두 녀석이 형아에 대한 불만들이 많다.
오늘도 집에서 풍선을 가지고 노는데 할머니가 놀아도 된다고 허락을 했는데도 큰애가
놀지 못하게 막았던 모양이다. 베란다 책장에 잇는 책도 자기 것이라고 못보게 했다나....
최근 형아가 짜증이 늘고 이야기를 해도 들으려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변했고 오늘도
재윤이 머리를 쳤다고 한다. 장모님이 잔소리하면 싫다고 제 방 문을 꽝하고 닫고 들어가
버린다고 하니 오죽했으면 장모님과 쌍둥이들이 빨리 형아가 군대를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을까....군입대 판정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해서일까? 아님 정말 유치해져가는
걸까? 자식들간 우애있게 화합하여 지내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니 싱글대디
애비 마음이 착잡하고 큰애 마음을 알 수 없으니 섣불리 야단을 칠 수도 없고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강남역 부근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에서 열린 '미래예측 전문가과정' 세미나를
마치고 집에 오니 밤 11시 30분이 되었다. 저녁 7시에 세미나가 시작하다보니 6시 10분
대충 책상을 정리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당산역에서 내려 2호선 전철을 갈아타고 부지런히
가도 제 시간에 도착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용케도 전철이 잘 연결되어 세미나장 근처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 되었다.

이왕 늦은 것 세미나장에 올라가는 길에 허기가 져 지금이라도 배를 채워두지 않으면
저녁을 건너뛸 것 같아 세미나장 분식점에 들러 주인아저씨에게 이 가게에서 가장 빨리
나오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니 비빔밥이란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딱 비벼서 먹고
세미나장에 들어가니 7시 20분. 다행히 아직 세미나는 시작되지 않았다. 이후 3시간동안
강의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엊저녁 회사 이사회 자료를 작성하느라 새벽 3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던 터라 수업중에 졸까봐 원두커피를 내리 두잔이나 커푸 마셨다.

밤 10시가 되니 가게 종업원들이 퇴근해야 한다고 빨리 수업을 끝내달라고 밖에서 계속
재촉해댄다. 밤 10시 10분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를 나와 강남역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밤 늦은 시각에는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 직행좌석을 타면 30분정도 빠르다. 이것도 몇번
타보고 비교해 타보면서 알게된 암묵지이다. 마침 정류장에 도착하니 저만치서 기다리는
9700번 버스가 오고 있다. 세미나장에 올때도 그랬는데 오늘은 왠지 교통편이 잘 연결이
된다. 그러나 버스안은 이미 승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이 버스를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비집고 들어갔다. 밤 10시 15분 강남역을 출발한 버스는 별 막힘없이
올림픽도로를 진입하여 시속 70에서 80킬로로 계속 달려 일산 백석동에 10시 55분에
도착했다. 딱 40분 걸렸다. 내려 조금 걸어 백석역부근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88번 버스를
갈아타고 집에 오니 늦은 밤 11시 20분이다. 그래도 지하철보다 40분이나 빨리 집에 도착한
셈이다.

오늘따라 큰애가 친구를 만나러 외출을 했는지 안방에는 쌍둥이녀석들이 누가 쌍둥이가
아니랄까봐 잠자는 프즈까지 비슷하게 하며 곤히 자고 있다. 녀석들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빠가 이번주 내내 미래예측과정 세미나 참석, 근로자복지기본법 개정을 위한 간담회
참석, 커뮤니티 번개 참석 등 외부 약속이 많아 너희들 학원 끝나는 시간에도 학원에 들르지
못하겠구나.

우리 사랑하는 아들들!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단다.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퇴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선배들을 통해 배웠기에 아빠는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열심히 배우는 거란다. 아빠 혼자 힘으로 경제적으로 남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너희 셋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아빠의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아빠는 이 세상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구나. 지금 너희들과 더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지만 아빠가
현재 하는 배움과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가 장차 너희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아빠는 확신한다. 또한 미래 너희 앞에 더욱 당당한
아빠로 남고 싶으니 우리 가족들 약속한대로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생활을 하며 살자꾸나.
 
아빠는 아빠의 삶을 너무 사랑하며 소중히 생각한단다. 그리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너희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구나.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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