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큰애에게 티를 선물받았다. 자식이 일한 댓가로 받은 첫 수고비에서
받은 선물이었으니 더 의미가 깊을수 밖에...
지난 1월달에 한일솔루션을 통해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회계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지난 5년간 자료를 입력할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비용은 50만원) 마침 집에 와있는 큰애에게 일을 해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엄두가 안나는지 못하겠다며 뒤로 뺀다.
하긴 회계에 '회'자도 모르는 녀석에게 회계프로그램 자료를 입력시키라고
하니 황당해 할 수 밖에... 아빠가 하는 방법을 다 가르쳐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해보라고 설득을 하여 아빠가 도와준다는 조건부로 자료입력 작업이
시작되었다. 대신 수입도 50:50으로 나누면 좋겠다는 큰애 의견도 수용했다.
내 능력이면 1년분에 2일씩 잡고 넉넉히 2주일이면 모두 마칠 수 있겠지하며
느긋하게 시작했던 일인데 자료입력 작업을 하는 내내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지
모른다.
전표는 단식부기로 작성되어 있어 대응되는 전표가 없지, 어느 연도는 전표
자체도 없어서 분개작업을 일일히 통장을 추적해가며 작업을 해야 했다.
대부자료 입력도 힘든 작업이었다. 2003년말부터 자료를 입력시키려다보니
중간에 퇴직자가 있어 2008년말 잔존인원 파일에는 명단이 없어 새로이
입력을 해가며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내가 바쁠 때는 일 진행이 늦어지고....
이렇게 사연이 많았던 자료입력 작업을 지난 5월말에야 전부 마칠 수 있었다.
자료입력을 마치고서도 계정과목 오류, 수치입력 오류를 바로잡고, 재무제표간
오류사항을 잡아내는데 또 꼬박 한달이 걸려 지난 6월말에야 과거 5년간 전표
입력작업을 마치고 어제 50만원이 큰애 통장에 입금이 되었다. 그중 50%인
25만원은 나에게 주고 큰애는 25만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큰애는 처음으로 일을 하고 받은 첫봉급이라고 받은 25만원 중에서 할머니께는
32,000원짜리 핸드백을, 나에게는 티셔츠를 사는데 39,000원을 썼다. 싱글대디로
녀석들을 키우며 사는데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큰애가 너무
대견스럽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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