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 : "아빠, 저 이번에 안경테를 좀 바꾸었으면 해요. 안경테가 부러졌어요"

재명 : "그건 네 잘못이 커. 너는 잠잘 때 안경을 바닥에 잘 두고 자잖아. 그러니까 깜깜한 밤에 다른 사람이 지나가다 네 안경을 밟아버리잖아"

나 : "좋아 그러면 지금부터는 아빠가 안경을 수리시에 부담하는 비용처리에 대한 기준을 정한다. 일단 이번에는 아빠가 안경테를 바꾸어주되, 앞으로는 안경관리를 잘못하면 일정기간이 지나면 아빠가 부담하되, 그 이전이면 너희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기간을 얼마로 하면 되겠니?"

재윤 : "2년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안경도 맞춘지 2년이 지났어요"

나 : "2년이면 너무 짧고, 3년으로 하면 어때? 안경을 맞춘지 3년이 지나 고장나면 아빠가 100% 부담하고, 그 이전에 고장나면 들어가는 돈의 50%는 아빠가, 나머지 50%는 너희들이 부담한다"

재명, 재윤 : "3년이면 너무 길어요"

나 : "그럼 2년 6개월로 하자. 불만 없지?"

재윤 : "네"

재명 : "아빠, 그러면 만약에 제 안경을 2년 6개월 전에 재윤이가 잘못하여 망가뜨리면 어떻게 해요?"

나 : "음~~ 그때는 일단 아빠가 부담해 고쳐주되, 재윤이가 잘못했으니 아빠가 재윤이에게 그금액을 손해배상을 청구할꺼야. 그러면 되겠지?"

재명, 재윤 : "네"

쌍둥이자식들은 장난이 무척이나 심하다. 그러니 안경인들 배겨나랴? 수시로 고장나 안경점에 가서 고쳐대니 이제는 안경점에서도 녀석들이 단골고객이자, 유명인사가 되었다. 안경관리를 잘 하라고 해도 잘 듣지를 않아 안경이 고장시 비용부담을 지우기로 했다.

녀석들 지갑에 쌓인 용돈이 두녀석 각각 십여만원.... 두녀석 공히 제 용돈은 피같이 아까워한다. 그래서 안경관리 책임을 자율적인 용돈관리와 연동시키기로 기준을 정했는데 일단은 성공이다. 기준을 정한 뒤부터는 밤에 잠을 자면서도 이전에는 안경을 배게 옆에 그냥 벗어두고 자던 녀석들이 이제는 책상 위에다 안경을 얌전히 잘 벗어놓고 잔다.

무조건 잘하라고 채근하고 나무라기에 앞서 부모와 자식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식적인 선에서 협상하여 자율적으로 원칙과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키지 못했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1박 2일로 태안군 남면 통나무집에서 부서 체육행사를 마치고 돌아와 밤 늦게 세미나를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는 길은 가벼웠다. 지난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한 강사비가 통장으로 입금되었기 때문이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든든해지고 행복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나 보다. 이 돈으로 뭘하지? 일단 내 안경을 바꾸고, 병원에 가서 감기 진찰도 받고, 농협 시장도 보고, 장모님 생활비도 용돈도 드리고.... 마음은 들떠있다. 밤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하여 감사기도를 드리며 곤히 자고 있는 쌍둥이들에게 축복기도도 잊지않고 해준다.

아침에 일어나니 쌍둥이녀석들이 안경을 바꾸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재명이는 4개월전 처음으로 맞추어 쓰고 다니는 안경이 돗수가 맞지 않아 칠판 글씨가 보이지를 않는단다. 막내 재윤이는 안경태가 부러지고 나사가 헐거워 안경테를 바꾸어야 한단다. 그동안 안경을 바꾸어달라고 해도 그냥 흘려버리고 '아빠 형편이 어렵다', '다음에 해주마' 하고 뒤로 미루어왔는데 오늘은 녀석들이 능글맞게 애교를 부리며 계속 집요하게 대시하는 것이 마치 내주머니 사정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들이다.
 
'어~~ 녀석들이 애비가 돈이 생긴 줄을 어찌 알았지? 나는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하긴 사람은 수중에 돈이 없을 때 가족이 무얼 사달라면 목소리가 힘이 없고 짜증을 내는데 오늘따라 내가 짜증도 부리지 않고 빙긋이 웃으며 여유를 부리니 눈치빠른 녀석들이 벌써 알아챘나 보다. 이럴줄 알았으면 표정관리를 좀 더 잘 할껄~~~

오늘 병원들러 내 감기 진료에 약 처방받고 두 녀석 앞세우고 안과병원에 안경점을 가서 내 안경 바꾸고, 재명이 안과 진료받고 안경처방전을 받아 안경을 맞추고, 재윤이는 안경테를 바꾸어주었다. 안과에서 의사선생님이 재명이에게 "이런 돗수 맞지않은 안경을 쓰고 그동안 공부했니?"하는데 애비의 무관심을 질책하는 말처럼 들려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쩝~~ 나도 진즉 바꾸어주고 싶었었는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내를 유방암으로 먼저 보내고 나서 요즘은 무슨 암소리만 들어도 귀가
쫑긋해진다. 이제 암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항상 건강한
사람도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병이 생긴다는
걸 알았다.

요즘 일주일이면 3일을 세미나 때문에 밤 12시 가까이 되어야 들어오고
카페에 올릴 글이며, 교육원고 작업을 하느라 집에서 밤 늦도록 하는 일이
많다보니 부쩍 몸에 신경이 쓰인다. 따로 시간을 내어 규칙적으로 운동할
기회가 없으니 가까운 거리는 차를 두고 자주 걷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만나는 사람마다 점점 흰머리가 늘어가는 내 모습, 이마가 넓어져 가는
모습에 놀란다. 하긴 내가 보아도 5년이란 세월동안 부쩍 많이 변해버렸다.
내 어릴 때는 머리가 새까맞다고 할 정도로 머리숫도 많고 피부도 어머니
피부를 그대로 빼어 닮아 뽀얗고 하예서 고모님들이 매우 부러워했었지.
"승훈아! 네 피부는 어쩜 이렇게 곱니? 고모랑 피부를 바꾸자"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쌍둥이자식들 피부는 아내보다는 다행히 나를 닮은 것 같다.

그러나 세월 앞에서, 혹독한 시련 앞에서 장사없다고 큰 풍파를 거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지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내가 쓰러지면 어린 자식들 어찌 클 것이며, 뒷바라지를 누가
할 것인지를 생각하니 이를 악물고 살게 되었다.

남들은 6시간 자면 나는 4시간을 자면서 시간을 아껴가며 배우러다니고,
글을 쓰고 강의 교재도 준비하며, 올해 출간을 목표로 하는 책 원고작업도
진행한다. 요즘은 어찌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보통은 새벽 한시나
두시가 훌쩍 지나가기도 한다. 외모를 가꾸는 것은 나에게는 아직은 사치가
아닌가 스스로 위안해 본다. 이런 모습이라도 몸이 건강하고 가족들을 내
힘으로 돌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야지.

어쩌다 속이라도 거북해지고 불편해지면 무슨 큰 병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긴장이 된다. 나마저 아프면 안되기에 이제는 건강도 챙기며 일의 강약을
조절해가며 살아야지.... 이런 마음을 가졌다가도 막상 일을 시작하면 금새
자정을 넘기기 일쑤이니...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회사 내에서나 밖에서 내 처지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묻는 말이다. 그럼 난 "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랴~~. 또 실제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번주 일주일도 일 속에 파 묻혀 정신없이 그리고 치열하게 보냈다.
한국인사관리협회에서 새로이 요청받은 강의 준비에,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용실무' 강의, 근로복지공단 주관으로 수원에서 열린
'선진근로복지제도 사업주초청 세미나'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는 수원을
다녀왔고, 월요일과 금요일 이틀은 퇴근후에 지하철을 다고 강남역 인근에
있는 성공을도와주는가게에 가서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실시하는
미래예측기본과정과 전문가과정을 세시간씩 수강하고, 틈틈히 시간을 내어
글 쓰고, 카페관리하고... 일이 없는 날은 일찍 퇴근하여 쌍둥이자식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마중나가서 데려오고....

오히려 아내와 함께 살 때보다 더 일에 미쳐 시간을 보낸다. 금요일 세미나를
마치고 밤 10시 20분 강남역에서 9700번 직행좌석을 타고 집에 들어오면 밤
11시 40분. 그제서야 '아~ 이번주가 지나갔구나'를 느끼며 컴에 앉아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는 것으로 금요일 하루를 마감한다.

태어나 딱 한번 뿐인 삶! 후회없이 살아보고 싶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본 어느 지인이 언젠가 나에게 불쑥 물었다.
"너무 힘들게 사시는 것 같아요. 힘들지는 않으세요?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지 저는 이해가 않되네요. 저는 그냥 대충 편하게 삽니다"
나는 즐기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회사일은 기본이고, 세미나에 참가하여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또 내가 강의를
진행하며 내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그러기
위해 강의 원고를 쓰고, 카페나 블로그에 내 주변이야기도 써서 올리고,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쌍둥이자식들 학원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학원앞으로 마중도 나가고, 휴일에는 정발산을 넘어
호수공원을 도는 걷기운동을 하며 건강도 챙기고, 일요일에는 쌍둥이들과
주일예배도 다녀오고 장모님 모시고 일주일치 우리 가족이 먹을 시장을 보고,
가족들과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이 모든 일과들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이고 이런 일상속에서 나는 즐거움과 행복을 만끽한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한치 양보도 없이 서로 경쟁하는 쌍둥이들을
지켜보며 바르게 자라주는 모습 속에서 싱글대디인 나는 미래의 희망을 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용실무' 8시간 종일 교육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수강생이었던 해양도시가스 고평촌대리가 크레벤에서 내가 쓴 글을 잘 읽고 있다고 불쑥 말을 꺼낸다.

이전에도 내가 운영하던 다음카페 사내근로복지기금동아리, 기업복지연구회, 네이버카페 사내근로복지기금포럼 등 카페에 일상에 관한 글을 종종 써왔지만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6월 6일 크레벤에 '김승훈의 열정과 도전의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는 아내가 말기유방암으로 힘겹게 투병하던 시기로서 내 인생의 동반자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내 몸의 절반이 내 몸에서 서서히 떨어져 나가는 것과 같은 절망과 고통속에서 보내던 시기였다.

직장생활과 아내 간병생활, 자식들을 돌보는 일, 병원비 마련 등 경제적인 고충까지 이중 삼중으로 조여오는 심리적인 압박을 견디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했던 당시 글쓰기는 내 유일한 취미였고 스트레스 탈출구였다. 힘들다고 하소연도 해보고, 아내가 완쾌될 것이라는 희망을 적어보기도 했고, 아내를 보낸 뒤에는 생전에 더 잘 대해주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며 미안함으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고, 싱글대디로 남겨진 쌍둥이자식들을 데리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쓰기도 했다.

남겨진 빚을 매월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줄어드는 액수에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고, 5년이라는 개인회생기간이 끝나면 어느 정도는 생활이 추수려질 것으로 기대하며 지쳐가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나갔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아픔과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창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힘든 과정을 견디며 나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나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서 도전하며 살자고 독려하고 싶었다.

크레벤 카페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3년 4개월이 지나가고 쓴 글도 863개째가 쌓여간다. 이제는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오히려 나를 응원해줌으로써 지쳐가는 내가 오히려 힘과 용기를 얻는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크레벤에 자기계발 글을 쓰시는 분 맞죠?","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글이 살아있는 듯 실감이 납니다"  부족한 글을 칭찬해주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아직도 부족하고 엉성하고 투박한 글인데....'더 잘 쓰라는 채찍이구나' 로 받아들이며 오늘도 나를 독려해 나간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0월들어 쌍둥이들 신이 났다.
10월 1일날에는 이모가 들러 추석선물로 쌍둥이들 신발과 옷을 사주라고 10만원을
주고 가고, 10월 2일에는 추석선물을 전해드릴려고 들른 고모할머니 댁에서
고모할머니로부터 용돈을 각각 2만원씩 받고, 추석날에는 외삼촌집에 가서
외삼촌에게 각각 3만원씩을 주었으니, 녀석들 월 용돈이 1만원씩인데 며칠 사이에
월 용돈의 500%를 챙긴 셈이다.

큰형에게 보관중인 용돈이 10만원이 있는데 여기에 5만원이 더해졌으니 녀석들
기세가 등등하다. 둘이서 어디에 쓸 것인지 소근거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내가 산본에서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녀석들에게 말을 시켜보았다.

나 : "명아윤아! 용돈으로 무얼 할꺼니?"
쌍둥이들 : "저희들이 사고싶은 걸 살꺼예요"
큰애 : "내년에 중학교 들어가면 교복을 사는데 보태면 되지"
쌍둥이들 : "교복은 통장에 있는 돈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큰애 : "책가방도 사야지, 체육복도 사야지, 하복도 사야지, 중학교에 들어가면
사야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당연히 부족하지"
쌍둥이들 : "그래도 안되요. 우리 용돈은 우리가 사고 싶은 것을 살꺼예요.
나 : "그럼 사고나서 부족한 돈은 모두 너희 둘 용돈에서 보탠다"
쌍둥이들 : "모자란 돈은 내년 세뱃돈으로 채우면 되죠! 내년에는 중학생이니
세뱃돈도 인상되겠죠? 올해까지는 초등학생이어서 세뱃돈이 월 1만원이었는데
중학생이 되면 최소 3만원은 되겠죠"
큰애 : "누가 그렇게 많이 준데?"
쌍둥이들 : "뉴스에 우리나라 경기가 지금 회복되고 있다고 하니 내년 설에는
아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어요"
나 : "........."

요즘은 애들이 더 무섭다더니, 공연히 하는 말이 아니었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세뱃돈을 무려 300% 인상해줄 것으로 김칫국을 마시고 있으니...... 정신이
번쩍 드네. 이런 맹랑한 녀석들 희망을 부응해줄 수 있는 능력있는 애비가 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파트 1층에 살다보니 정원에 심어놓은 유실수에서 과일을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년에는 감을 제법 수확하고 대추는 구경을 못했는데
올해는 반대로 해걸이를 하는지 대추가 풍년이고, 감은 겨우 서너개
열려있다. 2주년에서 대추를 한 바구니, 지난주에는 두 자루를 땄는데도
아직도 위에는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큰애와 막내를 데리고 나는 대추나무 위로 올라가 손으로 대추를 따고
손이 닿지 않은 곳은 막대기로 내리쳐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줍게
하였다. 대추나무를 흔드니 후두둑 떨어지는 대추, 대추를 줍는 막내
머리위로 대추가 떨어저 막내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예전에 우리가 자랄 때는 먹을 것이 없어서 남의 집 감나무 밑에 혹시나
떨어진 감은 없나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보곤 했다. 어쩌다 떨어진 감을
줍게되면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 물통에 넣어 울리곤 했다. 하도 감이
먹고 싶어 늦은 밤 몰래 남의 집 감나무에 올라가 익지도 않은 감을 몰래
따서 먹곤 했다. 그래서 시골에 살게되면 나무도 잘 오르고, 산도 잘 타게
된다. 감즙은 옷에 묻으면 지워지지 않아 먹을 때도 신경을 써야 했다.

어릴적에도 시골 우리 집에는 큰 대추나무가 있어서 제법 많은 대추를
수확하곤 했다. 그런데 부근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해충때문에 그 큰
대추나무를 잘라버렸다. 어릴적 먹었던 우리집 대추나무에서 딴 대추맛은
결코 잊을 수 없다. 큰애와 쌍둥이들은 오늘 딴 대추가 맛이 없다고 입에도
대지 않은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오늘도 한자루를 땄다. 실하고 잘 익은 것은 아내 차례상에 올리고 남은
것은 내일 만나는 동서와 처남댁에 나누어 먹어야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퇴근하여 집에 오니 안방 문갑위에 뽑기를 하여 받아온 듯한
장난감이 몇개가 쌓여있다. 지난주부터 재명이가 자꾸 뽑기를 한다고
장모님께서 걱정을 하셨다.

녀석들이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누가 저렇게 뽑기를 하여 쓸데없는
장난감을 많이 받아왔느냐고 추궁을 하니 막내 재윤이가 뽑기를 잘해서
받았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려고 자랑스럽게 안방에 전시를 해놓았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그동안 녀석들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더해져 그만
폭발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쌍둥이들에게는 용돈을 주면 안된다니까. 돈이 생기니 자꾸
쓸데없는 데에다 돈을 쓰고 다니지..."
평소 쌍둥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것이 못마땅했던 장모님은 옆에서 계속
용돈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하시고... 마침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화를 내며 전에 재명이가 뽑아다가 거실 TV위에 전시해놓은 장남감까지
모두 쓸어담아 부숴버리고 쓰레기통에 갔다 버리라고 큰애에게 역정을 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큰애가 쌍둥이들을 얼른 데리고 제방으로 들어간다.
'아마 큰애가 쌍둥이들을 잘 타이르려고 그러나???' 큰애가 쌍둥이들 마음을
잘 헤아려 어루만져주었는지 큰애 방에서 나온 두녀석들은 조용히 안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오늘 아침, 큰애에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어제 동생들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동생들이 고분고분하게 잠을 잘 잤니?"
그랬더니 큰애 왈 "재윤이에게 형은 네 기분 이해한다. 여지껏 재명이는
뽑기를 해도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막내 네가 처음 뽑기를 했는데 이런
날벼락을 맞았느니 얼마나 억울하니~~ 형은 네 마음 이해한다고 그랬더니
많이 위안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자식을 나무라고 훈계를 할 때는 논리적인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장모님 때문에 내가 너무 감정에 치우쳐 나무란 것 같다. 이번에는 다행히도
큰애가 완충역할을 잘 해주어 그런대로 수습이 잘 된 것 같다. 그나저나
재명이와 재윤이가 언제쯤이나 철이 들려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같은 부모 밑에서 한날 한시(7분 차이지만) 함께 태어난 쌍둥이자식임에도
두 녀석 성격은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어쩌면 다르다는 것이 두 녀석들이
성장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될 것이다.
서로 성격이 다른 두녀석이 힘을 합칠 때에는 두녀석의 강점이 더해져 두 사람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형인 재명이는 침착하고 준비성이 뛰어나 별로 손이 가지 않지만(원래 이런
녀석이 일을 일으키면 더 큰 파장을 몰고오는 일을 일으키지만) 막내인 재윤이는
손이 많이 간다. 쌍둥이양육일기도 재윤이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막내인 재윤이는 항상 우리집에 변화를 몰고 다닌다. 큰소리가 나도, 시끄러워도,
웃음소리가 나도 재윤이로부터 원인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그런
재윤이가 좋다. 변화를 몰고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이 자유분방하고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인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고 머릿속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꿈꾸고 시도하는 녀석이 오늘은 내일은 또 무슨 일을 벌일지 사실
매일 매일을 조마함 속에서 보낸다.

엊저녁에도, 오늘 아침에도 영재반 준비물을 찿는다고 온 거실을 가방이며 준비물
박스 안에 있던 준비물들을 풀어놓는 바람에 식사를 거실이 아닌 주방 앞에서
먹어야 했다. 미리미리 준비물을 챙겨놓으라고 말을 해도 쇠귀에 경읽기와 같다.

나 : "명아윤아 내일 준비물 있니?"
재명재윤 : "없어요"(합창을 한다)
나 : "정말 없니?"
재명재윤 : "네!"
나 : "정말 없지?"
재명재윤 : (잠시 멈칫거리며) "네"
그러고나서 잠들 무렵 11시가 되거나, 다음날 아침 또는 학교에 가기 전에 준비물이
생각나 부랴부랴 준비물을 준비해야한다며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곤 한다.

녀석들이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때가 아마도 철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겠지.
그나저나 준비물이 하나 없다고 발을 동동 굴렀는데 잘 챙겨갔는지 모르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5일은 사무실 회식, 16일은 링그나우 내책쓰기클럽 9월정모 참석, 17일은
CFO아카데미주관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및 예산편성' 8시간 강의를 마치고
곧장 자기경영플러스에서 주관하는 '미디어 리사치를 통한 강의 컨텐츠 개발법'
세미나 수강, 18일도 CFO아카데미 사내근로복지기금 8시간 강의를 마치고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미래예측 기본과정' 세미나 수강... 이번 한 주도 월요일
하루만 빼고는 4일간을 매번 밤 11시 50분에 귀가했다.

집에 오면 쌍둥이자식들이 그 늦은 시각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목요일까지는 잠을 자지 않고 있는 녀석들에게 "왜 여지껏 잠을 자고 있지 않니?
신종플루 때문에 10시가 넘으면 빨리 잠을 자라고 했잖아. 너무 늦게자면 면역력이
떨어진단 말야. 너희가 이렇게 잠을 자지 않으면 아빠가 피곤해. 왜 아빠를 자꾸
힘들게 하니?" 하며 짜증을 내고 화를 냈다. 때론 밤 늦도록 잠을 자지 않고
안방에서 장난을 치는 두 녀석들을 회초리로 엉덩이를 한대씩 때려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오늘부터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다. 역시 재윤이가 말한 "아빠! 제 연봉이
1조원이 될거예요" 부분이 나에게 변화를 일으켰다. 오늘은 밤 11시 40분에
집에 도착해보니 잠을 자지 않고 있는 녀석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까지 안자고 있었니? 지금껏 아빠를 기다렸구나? 고맙다. 이제 아빠가 집에
왔으니 빨리 자렴"
 
기분좋게 잠을 자는 녀석들을 보며 생각을 바꾸기를 잘했구나 하고 생각한다.
야단맞고 잠을 자는 것보다야 기다리던 아빠에게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고 잠을
자는 것이 훨씬 녀석들에게 좋지 않겠는가? 덕분에 나도 오늘은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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