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에 살다보니 정원에 심어놓은 유실수에서 과일을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년에는 감을 제법 수확하고 대추는 구경을 못했는데
올해는 반대로 해걸이를 하는지 대추가 풍년이고, 감은 겨우 서너개
열려있다. 2주년에서 대추를 한 바구니, 지난주에는 두 자루를 땄는데도
아직도 위에는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큰애와 막내를 데리고 나는 대추나무 위로 올라가 손으로 대추를 따고
손이 닿지 않은 곳은 막대기로 내리쳐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줍게
하였다. 대추나무를 흔드니 후두둑 떨어지는 대추, 대추를 줍는 막내
머리위로 대추가 떨어저 막내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예전에 우리가 자랄 때는 먹을 것이 없어서 남의 집 감나무 밑에 혹시나
떨어진 감은 없나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보곤 했다. 어쩌다 떨어진 감을
줍게되면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 물통에 넣어 울리곤 했다. 하도 감이
먹고 싶어 늦은 밤 몰래 남의 집 감나무에 올라가 익지도 않은 감을 몰래
따서 먹곤 했다. 그래서 시골에 살게되면 나무도 잘 오르고, 산도 잘 타게
된다. 감즙은 옷에 묻으면 지워지지 않아 먹을 때도 신경을 써야 했다.

어릴적에도 시골 우리 집에는 큰 대추나무가 있어서 제법 많은 대추를
수확하곤 했다. 그런데 부근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해충때문에 그 큰
대추나무를 잘라버렸다. 어릴적 먹었던 우리집 대추나무에서 딴 대추맛은
결코 잊을 수 없다. 큰애와 쌍둥이들은 오늘 딴 대추가 맛이 없다고 입에도
대지 않은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오늘도 한자루를 땄다. 실하고 잘 익은 것은 아내 차례상에 올리고 남은
것은 내일 만나는 동서와 처남댁에 나누어 먹어야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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