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때는 1986년.
1985년 7월, ROTC를 전역 후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에 입사하여
회장비서실에 파견 인사발령을 받고, 여의도 미원빌딩 회장비서실에
근무하면서 비서실 선배들을 따라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마치고 근처
대신증권을 따라다니며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했다. 당시 공모주로
꽤 쏠쏠한 수익을 올려 급여는 고스란히 저축하고 수익금으로 용돈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ROTC복무 중 모은 돈과 대상그룹에 입사하여 급여를 저축하여 모은
종자돈으로 1988년 4월 결혼을 하면서 12평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당시는 수도권 변두리는 평당 150만원 정도였다.
그 이후 1988년 본사 기획실로 발령받으면서 주식투자를 접었는데
그 이후 회사가 유상증자할 때 우리사주를 받아 차익을 남겼다.
1993년 2월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직하여 사내근로복지기금을
관리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직접 투자는 하지 않다가,
2000년 아내가 덜컥 시작했다가 많은 손실을 보았고 그 댓가를
톡톡히 치렀다. 그 이후 몇번 소액으로 해보았으나 마이너스였다.
2004년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로 펀드에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돈으로
펀드에 투자하면서 매일 매일 등락에 따라 불면의 밤을 보내는 것도
부지기였고, 수익률이 마이너스 때는 피를 말리는 마음고생도 많았다.
내 돈이면 손실이 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회사 돈은 책임이 따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하고 내 마음대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결재권도 없어서 잘하면 성과보상도 미미했고
(성과금 100만원. 그것도 전 부서원에게 일률적으로) "수고했네"라는
말 한 마디로 끝, 잘못하면 책임론에 징계까지 받아야 했으니.
다음에 회사를 떠나면 그때는 누구의 간섭이나 책임이 없이 마음
편하게 내 종자돈으로 내가 종목을 선정해 내 의지대로 주식투자를
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2013년 11월,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직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창업하면서 비로소 내 가슴 속 꿈을 하나
둘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주식이 오를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다만 매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을 살피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기술개발 등을
관심있게 모니터링하면 대충 어느 업종이 오를지가 감이 온다.
이것이 내가 2008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는 미래예측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나는 장기투자를 선호한다. 솔직히 내가 사내근로복지기금 본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하루 내내 주식창만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가치주 주식에 집중하게 된다.
2~3년 길게는 5년 이후를 보고 투자를 하는데 대표적인 종목이
세니팡과 셀트리온이다. 독점적인 특허와 원천기술, 향후 미래 성장성,
그리고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 제품이 있는지 여부,
재무제표는 성장성과 재무구조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중요하게 보는 것이 그 기업 오너의 마인드이다. 정직과 뚝심,
업무돌파력을 본다.
쎄니팡도 투자 후 8년째 기다리고 있고, 셀트리온은 4년째 투자중이다.
지난주 이지케어텍에 새로이 투자했는데 이 종목 또한 2~3년 뒤를
보고 있다. 쎄니팡과 셀트리온은 기술력이 탁월하고 대표가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서 좋아한다. 두 회사는 공히 대표를 직접 보고
투자했다. 쎄니팡이 드디어 스리랑카 계약 목전까지 왔고,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를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하여
파키스탄에 1호 수출을 한 이후 드디어 그제 제2호로 인도네시아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동물실험 결과 델타에 이어 감마
변이까지 효능이 있음을 발표했다. 어제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CMO를
주었다는 기사가 났는데 이는 폭발적인 해외수출 계약을 앞두었다는
시그널이다. 기나긴 인고의 기간을 믿고 기다림에 이렇게 좋은 성과로
회사가 화답을 해주니 해당 종목에 투자한 보람과 내 판단이 맞았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어 다음 종목을 선택하는데
선순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지케어텍은 우연히 어느 지인의 글을 읽고 공감이 가서 자료를 수집해
연구하고 유망할 것 같아 투자를 결정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분사되었고
현재 우리나라 의료관리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지보수 M/S 1위라는
강점이 있었다. 우리나라 앞선 IT기술과 코로나19로 입증된 의료시스템,
특히 차세대 원격의료시스템이 서로 결합되면 포스트 코로나에도 계속
유망할 것 같았다. 최근 차세대 원격의료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요는, 주식투자는 첫째는 본업에 충실하면서(안정적인 고정수입 확보)
둘째는 여웃돈으로 해야 하고, 셋째는 스스로 공부하여 유망한 종목을
발굴하고 선정하며 투자한 후 변화와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한다.
여윳돈이 아니면 공매도 공격이나 손익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림이
심할 때 마음 고생을 한다. 주식투자는 냉철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급전을 융통해 투자하면 조바심과 욕심이 생기게 된다.
나도 사람인지라 때론 급등 시 분위기에 휩쓸려 추격매수를 했다가
고점에 매수한 적도 있었고, 이쯤에서 팔면 되겠지 하고 매도를 했는데
그 이후 따상을 치는 것을 보고 속앓이를 한 적도 많았다. 한 순간의
판단으로 수천만원, 수억원이 갈리니 속이 쓰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결국은 과욕으로 인해 생긴 일이니 일단 내 손을 떠난
주식은 내 복이 아니려니, 고점에 산 주식은 우량주이고 가치주이니
또 다시 회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다. 그래서 투자금 중
일정비율 금액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해주고 급락 시에 대비하고 있다.
여유자금은 말 그대로 사람에게 여유와 평정심을 준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관련 종목 기사를 검색하고 해당 주식
종목토론실을 꼭 들러 게시글을 꼼꼼하게 읽는다.
어느 책 이름처럼, 운은 준비하는 미래이다.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가
운을 끌어들인다. 내가 투자한 회사 주식은 앞으로도 이변이 없는 한
계속 보유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영구불변이 없듯이 이상이
감지되고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과감하고 신속한 처분하는 것 또한
이익을 지키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다.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