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둘째와 셋째가 대학을 졸업했다.

내가 지은 가훈 제1원칙 '자력갱생'에 따라

에누리없는 용돈지급 금지에 돌입했다.

 

둘째는 곧장 인턴으로 끌려갔고,

셋째는 지난 3월부터 극장표 판매와 검수 알바를 시작했다.

비정규직의 부당함을 몸으로 느끼며 집에 오면 화풀이를

부모에게 늘어놓는 것이었다. 한달동안 잘 다녔다.

 

"월급일이 언제니?"

"왜요?"

"첫 월급인데 한턱 얻어먹으려고 그런다."

"치~ 벼룩의 간을 빼 먹으세요~ 제가 얼마나 번다고....

제가 10년 동안 열심히 벌어도 아빠 한달 수입도

안되는데~~~"

"무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말도 안되는 소리 말고 급여날이 언제냐고?"

"몰라요. 금액이 너무 작아 저 쓰기에도 부족해요"

"........."

 

매정하다.

그러더니 지난 13일, 투표를 마치고 셋째가 왠일로

점심을 사겠단다. 종목을 정하라기에 나는 초밥을

말했더니 비싸다고 칼국수를 먹잔다. 결국 내 몫은

내가 지원해주는 것으로 초밥집 행....

셋째가 모두 계산, 식사를 하고 설빙으로 가잔다.

쏘는 김에 아이스크림까지 쏘겠단다.

 

왠일?

아까 초밥집에서 금액을 결재하려니 손이 덜덜,

가슴이 벌렁거리더란다. 셋째 왈,

"아~ 엄마아빠가 내가 간호사국시 준비할 때 힘들면

초밥을 사먹고 공부하라고 카드를 주었는데 그때

엄마아빠 심정이 이랬겠구나"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라고 큼지막한 분홍색장미 한다발에

녹차생크림케잌까지 사놓고 아침에 강남 검진센터에

알바를 갔네. 이 두개를 피같은 알바비에서 결재하느라

얼마나 손이 떨렸을꼬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저 철없다 생각했는데

셋째가 어느새 다 컸구나~~~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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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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