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에 결혼해 살면서 참 많이도 이사를 다녔다. 우리집은 딱 세번, 신혼초 부천 고강동 현대아파트와 뒤 이은 광명 철산동 우성아파트 그리고 일산 백마마을 쌍용아파트 511동.... 이후 신도림동 우성아파트 2년, 일산 후곡마을 건영아파트 2년와 주공아파트 2년, 백마마을 극동아파트 2년, 한양아파트 2년, 쌍용아파트 507동 4년, 504동 2년 도합 16년을 남의 집에서 살고 있다. 지난 1991년 철산동 완구가게의 사업실패 이후 지금것 전월세를 전전하며 살고 있다. 장인장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1990년말 장인어른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장모님 모시고 살며 자식이 셋 게다가 늦둥이 쌍둥이들이 태어나니 집 장만은 엄두도 못내겠다. 그저 흩어지지 않고 좁지만 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 뿐이다.
자식들 양육비와 교육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자식 한 명을 대학까지 키우는데 2억 3000만원이 든다는데, 세 녀석이나 되는 녀석들 뒷바라지를 어이 할꼬? 이사를 다닐 때마다 다음에는 꼭 집장만을 하리라 다짐을 해보지만 연신 공수표다.
한번 이사를 다닐 때마다 이사비용도 만만찮아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자식이 셋에 장모님까지 모시고 살다보니 27평이라지만 왠만한 40평짜리 집 이사 물량이다. 이사 견적을 하러 온 사람들마다 놀란다. "왠 짐이 이리도 많으세요?" 우리집은 책이 많다. 내가 보는 책도 책장 2개 분량이고, 큰애도 책이 많고, 쌍둥이들도 책이 많다. 나와 자식들 옷에 아내가 생전에 쓰던 장롱이 셋이고 화장대며 아내가 쓰던 유품이 고스란히 있어 이번에도 포장이사 비용만 110만원이다. 중개인 수수료에 이것 저것 수리비를 합하면 이사비용이 200만원 훌쩍 넘어간다. 이러니 어지간하면 세입자들이 그냥 전세금 올려주고 눌러서 사나 보다.
불편해도 왠만하면 그냥 살자고 해도 지저분한 것을 못보시는 장모님은 이사를 할 때마다 씽크대며 세탁기 하수구멍 수리, 베란다 방충망 등을 여기저기 고치느라 돈도 꽤 많이 들었다. 그래보아야 주인집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을... 그냥 참고 살자고 해도 단 하루를 살아도 지저분한 것은 딱 질색이신 우리 장모님 성화는 말릴 수가 없다.
다음 2년 뒤를 기약해 본다. 큰애도 올 7월에는 군입대를 한다. 2년 뒤에는 정말로 집을 꼭 장만해야지~~ 남의집살이를 하다 힘들게 내집을 장만한 사람이 입주를 하여 거실 바닥에다 입맞춤을 하는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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