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망교회 4부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밖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하늘을 보니 당분간 그칠 눈이 아니다. 일단 차 시동을 걸어놓고 앞면 유리와 좌우측 유리, 뒷면 유리에 쌓인 눈을 치운다.
눈을 보니 젊은이와 나이먹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 눈에 대한 것이 있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설레이고 들떠서 기분이 좋아하면 젊은 사람이고 미끄러져서 다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면 나이먹은 축에 끼인다고 한다. 나는 마음이 설레이면서도 당장 내일 출근길이 걱정되니 그럼 중간세대인가?
대충 눈을 치우고 천천히 차를 출발시킨다. 평소에는 씽씽 달리던 길인데 오늘은 눈길이 미끄러워 다들 엉금엉금 기어가다시피 한다. 이미 도로 위에도 눈이 상당히 쌓여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경비원 아저씨들이 부산하다. 쌓인 눈을 치우고, 아파트 계단입구와 주차장 입구에 영화칼슘을 뿌리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얼마만에 내리는 눈인가? 어릴적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고 지독히도 추웠는데 이제는 갈수록 눈도 내리지 않고 춥지도 않는다. 이렇게 눈이 내려야 염화칼슘을 만드는 회사도 장사가 되고 날씨가 추워야 옷을 반드는 의류회사도 장사가 되고 해충도 죽어 농사가 잘된다는데....
이러한 추위에도 내가 들어갈 집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며칠전 출근길에 통근버스를 기다리는데 옆에 버려진 피자케이스가 있었다. 지나가던 노숙자가 그 피자막스를 열더니 먹다 남긴 차가운 피자 쪼가리를 찿아서 입에 넣고 허기를 채우는 것을 보았다. 저 사람에게도 가정이 있을텐데, 사랑하는 가족이 있을텐데...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새들이 사는 둥지를 보면 어린 새끼들을 위해 어미새들은 부지런히 먹을 것을 구해 가져온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는 새끼들은 어미새가 가까이 오는 인기척만 느껴도 서로 먹을 것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짖어댄다. 밤이 되면 어미는 새끼들이 춥지 않도록 둥지에서 새끼들을 품에 안고 따뜻한 체온으로 키운다. 어쩌다 외부에서 새끼를 공격하는 다른 새들이 오면 목숨을 걸고 둥지를 지킨다.
우리 집에는 대학에 다니는 큰애와 초등학교 6학년짜리 쌍둥이자식 아들 셋이 있다. 그리고 애들을 돌봐주는 연로하신 장모님이 계신다. 모두 개성이 강하여 한 성질 한다. 아들 셋을 양육하며 장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니 정말 열심히 살게 된다. 단 하루라도 그냥 대충대충 살 수는 없다.
너무 힘들 때는 어릴적 우리집 처마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던 제비를 생각한다. 봄이 되면 제비 한쌍이 와서 처마 밑에 집을 짖고, 새끼를 낳고 번갈아가며 둥지를 지키고 먹이를 구해와 새끼들을 기르고, 새끼들이 깃털이 나고 날개가 생기고 스스로 날게 될 때까지 헌신적으로 키우는 모습을... 비가 오는 날에도 어미 제비는 둥지에 머무르지 않고 비를 맞으며 들판에 나가 먹이를 구해온다. 가을이 되어 그렇게 키운 새끼들이 커서 자유롭게 날게되고 추워지기 전에 제비는 강남으로 떠난다.
언젠가는 자식들도 크면 내 곁을 떠나 독립을 하겠지. 내 힘들어도 자식들이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는 이 애비가 뒷바라지를 해주어야겠지. 때로는 삶에 버겁고, 자식들이 내 속을 긁고, 내 말에 반항을 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다 커가는 과정이려니 이해하며 받아들여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눈을 보니 젊은이와 나이먹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 눈에 대한 것이 있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설레이고 들떠서 기분이 좋아하면 젊은 사람이고 미끄러져서 다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면 나이먹은 축에 끼인다고 한다. 나는 마음이 설레이면서도 당장 내일 출근길이 걱정되니 그럼 중간세대인가?
대충 눈을 치우고 천천히 차를 출발시킨다. 평소에는 씽씽 달리던 길인데 오늘은 눈길이 미끄러워 다들 엉금엉금 기어가다시피 한다. 이미 도로 위에도 눈이 상당히 쌓여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경비원 아저씨들이 부산하다. 쌓인 눈을 치우고, 아파트 계단입구와 주차장 입구에 영화칼슘을 뿌리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얼마만에 내리는 눈인가? 어릴적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고 지독히도 추웠는데 이제는 갈수록 눈도 내리지 않고 춥지도 않는다. 이렇게 눈이 내려야 염화칼슘을 만드는 회사도 장사가 되고 날씨가 추워야 옷을 반드는 의류회사도 장사가 되고 해충도 죽어 농사가 잘된다는데....
이러한 추위에도 내가 들어갈 집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며칠전 출근길에 통근버스를 기다리는데 옆에 버려진 피자케이스가 있었다. 지나가던 노숙자가 그 피자막스를 열더니 먹다 남긴 차가운 피자 쪼가리를 찿아서 입에 넣고 허기를 채우는 것을 보았다. 저 사람에게도 가정이 있을텐데, 사랑하는 가족이 있을텐데...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새들이 사는 둥지를 보면 어린 새끼들을 위해 어미새들은 부지런히 먹을 것을 구해 가져온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는 새끼들은 어미새가 가까이 오는 인기척만 느껴도 서로 먹을 것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짖어댄다. 밤이 되면 어미는 새끼들이 춥지 않도록 둥지에서 새끼들을 품에 안고 따뜻한 체온으로 키운다. 어쩌다 외부에서 새끼를 공격하는 다른 새들이 오면 목숨을 걸고 둥지를 지킨다.
우리 집에는 대학에 다니는 큰애와 초등학교 6학년짜리 쌍둥이자식 아들 셋이 있다. 그리고 애들을 돌봐주는 연로하신 장모님이 계신다. 모두 개성이 강하여 한 성질 한다. 아들 셋을 양육하며 장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니 정말 열심히 살게 된다. 단 하루라도 그냥 대충대충 살 수는 없다.
너무 힘들 때는 어릴적 우리집 처마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던 제비를 생각한다. 봄이 되면 제비 한쌍이 와서 처마 밑에 집을 짖고, 새끼를 낳고 번갈아가며 둥지를 지키고 먹이를 구해와 새끼들을 기르고, 새끼들이 깃털이 나고 날개가 생기고 스스로 날게 될 때까지 헌신적으로 키우는 모습을... 비가 오는 날에도 어미 제비는 둥지에 머무르지 않고 비를 맞으며 들판에 나가 먹이를 구해온다. 가을이 되어 그렇게 키운 새끼들이 커서 자유롭게 날게되고 추워지기 전에 제비는 강남으로 떠난다.
언젠가는 자식들도 크면 내 곁을 떠나 독립을 하겠지. 내 힘들어도 자식들이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는 이 애비가 뒷바라지를 해주어야겠지. 때로는 삶에 버겁고, 자식들이 내 속을 긁고, 내 말에 반항을 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다 커가는 과정이려니 이해하며 받아들여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안 청소 (0) | 2010.01.28 |
---|---|
무엇을 남길 것인가? (0) | 2010.01.20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160호 - 세상사 밝은 면을 보고 살아야지! (2) | 2009.12.26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159호 - 가족간 공존하는 삶 (0) | 2009.12.23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158호 - 연말모임의 고통 (0) | 2009.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