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친구들은 오늘 고향을 출발한다, 내일 새벽에 출발을 한다, 부모님과 가족들과 만난다, 시골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술 한 잔 하자는 등 들떠있지만 나는 도통 명절 기분이 나지를 않는다.

우리집은 할아버지 형제분이 삼형제(고모할머니도 계셨지만 잘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아버지 형제가 5남 2녀, 우리 형제가 5남이나 동생들은 나이 차가 있고 어릴적 나는 항상 삼촌들이나 고모들을 따라다녔다. 명절이면 온 가족들이 다 모이고, 작은할아버지나 사촌 작은아버지들도 차례 때문에 우리집으로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명절이 지나고 삼촌과 고모들이 객지로 다시 떠나버리면 집안 분위기는 왜그리 쓸쓸하고 허전했던고....

설날은 뭐니 뭐니해도 모처럼 새 옷을 입을 수 있고(아마 1년에 새 옷을 입을 수 있던 기회는 설날과 추석 딱 두번이 아니었을까?) 세뱃돈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신권으로 바꾸어 세뱃돈을 주셨다. 그러면 나는 그 신권이 아까워 쓰지도 못하고 그냥 몇날 며칠을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다보면 손떼가 묻어 헌돈으로 변해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부모님과 장모님, 어른들의 세뱃돈과 자식, 조카들 세뱃돈을 챙겨주어야 하고 작은아버지며 고모, 처이모님 등 찿아뵙지 못하는 분들의 명절 선물을 챙겨드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내가 있을 때에는 선물이며 신권세뱃돈은 모두 아내가 다 알아서 척척 준비했으나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챙겨야 한다. 넉넉치 못한 살림에 가계를 꾸려나간다는 것이 힘든 일임을 실감하며 산다.

명절이 되면 만나는 사람마다 사별한 아내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하곤 한다. 유난히도 손이 크고 친척들에게 이것 저것 많이 챙겨주었던 아내였다보니 다들 잊지 않고 한마디씩 거든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아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만은 그래도 마음이 따스했던 사람이라 사람들에게 정을 많이 남겨놓고 간지라 그 빈자리가 크고 명절이면 나를 향한 연민의 눈길과 말이 오가는 그런 분위기와 자리가 부담스럽고 자꾸 피하게 된다. 명절때면 더 위축되는 싱들대디의 삶~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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