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회사 통근버스를 타는 회사 동료가 있는데 그 사람은 아침에
절대 뛰는 법이 없다. 그 사람이 가진 징크스는 다름 아닌
'아침에 뛰면 하루종일 뛰게 된다'는 거다.
오늘 아침 아파트 단지를 종종걸음으로 걸어나오는데, 왠지 주머니가 허전하다.
어???? 휴대폰이 없다. 집으로 돌아갈까? 말까? 오늘 외부 사람과 미팅이
있는지라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가 휴대폰을 들고 나오니 통근버스 도착시간이
7분밖에 남지 않았다.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얼추 500미터, 통근버스를 놓치면 일산에서
여의도까지 아침 출근길은 통근버스로 가는 시간의 두배를 서서 가야 한다.
통근버스 타는 정류장까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일단 뛰었다.
오늘따라 퇴근후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어 넷북을 넣은지라 가방이 무겁다.
겨우 통근버스를 탔는데 이마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 일과, 골치 아픈 일들이 봇불터지듯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막내 학교선생님은 막내가 숙제를 5번이나 해오지 않아서 학교 교실에 남겨
명심보감을 쓰라고 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오고, 잠시후 전화를 거니 막내가
선생님이 내준 과제도 하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렸단다. 죄송하다고 자식교육
잘 시키겠노라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애들이 한참 놀기 좋아하는 시기 아니냐며
위로아닌 위로를 들으며 전화를 끊는다. 집에서는 막내가 집에 와야 할 시간인데
오지 않는다고 어떻게 된 일이냐고 나에게 묻는다. 학원에서는 오늘 보충을
하기로 했는데 학원에 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정말 머리가 돌아버릴 것만 같다. 어제 큰애와 한바탕 냉전을 치른 후 큰애는
쌍둥이 동생들 챙기라는 장모님 말씀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부린다고
속상해하기며 장모님은 나에게 성화이시다.
정말 징크스는 있는 걸까? 아침부터 뛰어서 그런 걸까?
아침부터 뛰지 않았으면 과연 막내가 오늘같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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