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정발산을 오른다.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1년 6개월동안 베란다에 쌓아두었던 신문 스크랩을 마치고 나니 허리가 끊어질 것 처럼 아프고 눈도 쓰라리다. 장모님도 일요일 아침에 깨끗히 치워진 베란다를 보시더니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네"하신다.
그동안 신문 때문에 참 많이도 시달리며 살았다. 그냥 버리던가 아님 매일 조심씩이라도 했었으면 이런 고통을 받지는 않았으련만 게으르고 미련한 내자신이로고... 몸과 마음이 힘들고 외롭고, 울적할 때마다 나는 정발산을 오른다. 정발산은 내 지친 심신과 영혼을 정제해주는 곳이다.
저녁 해는 떨어져 날은 어둑어둑한 시간이건만 뻐꾸기 한마리가 애처롭게 울어댄다. 저 뻐꾸기는 밤이 되었는데도 왜 저리도 목이 터져라 울어제길꼬? 낮에 떠난 님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일까? 황량하고 거친 도심 속에서 떠나간 짝을 찿는 외침일까? 저 뻐꾸기도 나처럼 짝이 먼저 하늘나라에 간 걸까?
2주전까지만 해도 코끝을 진동하던 아카시아 향기도 이제는 다해서 바닥에 시들어진 꽃잎만 무성히 쌓여있다. 그래 花無十日紅이지~ 핀 꽃도 언젠가는 지고, 사람도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는 법이지.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일찍 헤어졌기에 아픔과 슬픔은 크다. 함께 했던 시간에 더 잘해줄껄~ 지난 시간을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자명종시계의 시계바늘은 얼마든지 과거로 되돌릴 수 있지만 시간만은 되돌릴 수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모두에게 공평한 것이 시간이다.
헬쓰장에서 20분 정도 운동을 한다. 땀 냄새를 맡고 덤비는 산모기 때문에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오늘따라 손수건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불편하다. 평소 별 쓸모없이 생각되던 물건들도 없으면 아쉬운 법이다. 서둘러 반대편으로 내려가 마두약수터에서 세수를 한다. 아직도 수질이 식수에 부적합이다. 부적합 판정글씨를 보니 더 갈증이 난다. 아람누리 공연장을 지난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이곳은 김기인 전 KBS국장님이 주말농장을 했고 김장용 배추를 얻기 위해 자주 왔던 곳이다.
아람음악당에서는 슈만 실내악시리즈1 '슈만과 클라라의 연가' 공연이 열리고 스피커를 타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온다. 일산에 이런 훌륭한 문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는데도 아직 한번도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으니 나도 어지간한 문치인 셈이다. 아까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꽤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롯데백화점 앞 육교를 건너는 순간 고요함과는 완전 딴판인 화려한 네온싸인과 더불어 욕망과 사람들의 말초를 자극하는 소비와 향락문화가 즐비해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호수공원을 지나는 길바닥에는 안마방을 선전하는 찌라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미관광장은 청소년들이 자주 놀러오는 곳인데 경찰은 길거리에 이런 낮뜨거운 전단을 마구 뿌리는 사람들을 단속않고 뭘하고 있는 걸까? 호수공원에는 어둑어둑한데도 산책과 운동을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내 눈에는 부부가 함께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가장 부럽다. 호수공원을 반바퀴 돌고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그동안 신문 때문에 참 많이도 시달리며 살았다. 그냥 버리던가 아님 매일 조심씩이라도 했었으면 이런 고통을 받지는 않았으련만 게으르고 미련한 내자신이로고... 몸과 마음이 힘들고 외롭고, 울적할 때마다 나는 정발산을 오른다. 정발산은 내 지친 심신과 영혼을 정제해주는 곳이다.
저녁 해는 떨어져 날은 어둑어둑한 시간이건만 뻐꾸기 한마리가 애처롭게 울어댄다. 저 뻐꾸기는 밤이 되었는데도 왜 저리도 목이 터져라 울어제길꼬? 낮에 떠난 님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일까? 황량하고 거친 도심 속에서 떠나간 짝을 찿는 외침일까? 저 뻐꾸기도 나처럼 짝이 먼저 하늘나라에 간 걸까?
2주전까지만 해도 코끝을 진동하던 아카시아 향기도 이제는 다해서 바닥에 시들어진 꽃잎만 무성히 쌓여있다. 그래 花無十日紅이지~ 핀 꽃도 언젠가는 지고, 사람도 만나면 헤어지고,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는 법이지.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일찍 헤어졌기에 아픔과 슬픔은 크다. 함께 했던 시간에 더 잘해줄껄~ 지난 시간을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자명종시계의 시계바늘은 얼마든지 과거로 되돌릴 수 있지만 시간만은 되돌릴 수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모두에게 공평한 것이 시간이다.
헬쓰장에서 20분 정도 운동을 한다. 땀 냄새를 맡고 덤비는 산모기 때문에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오늘따라 손수건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불편하다. 평소 별 쓸모없이 생각되던 물건들도 없으면 아쉬운 법이다. 서둘러 반대편으로 내려가 마두약수터에서 세수를 한다. 아직도 수질이 식수에 부적합이다. 부적합 판정글씨를 보니 더 갈증이 난다. 아람누리 공연장을 지난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이곳은 김기인 전 KBS국장님이 주말농장을 했고 김장용 배추를 얻기 위해 자주 왔던 곳이다.
아람음악당에서는 슈만 실내악시리즈1 '슈만과 클라라의 연가' 공연이 열리고 스피커를 타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온다. 일산에 이런 훌륭한 문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는데도 아직 한번도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으니 나도 어지간한 문치인 셈이다. 아까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꽤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롯데백화점 앞 육교를 건너는 순간 고요함과는 완전 딴판인 화려한 네온싸인과 더불어 욕망과 사람들의 말초를 자극하는 소비와 향락문화가 즐비해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호수공원을 지나는 길바닥에는 안마방을 선전하는 찌라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미관광장은 청소년들이 자주 놀러오는 곳인데 경찰은 길거리에 이런 낮뜨거운 전단을 마구 뿌리는 사람들을 단속않고 뭘하고 있는 걸까? 호수공원에는 어둑어둑한데도 산책과 운동을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내 눈에는 부부가 함께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가장 부럽다. 호수공원을 반바퀴 돌고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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