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홈페이지(www.sgbok.co.kr)
지난 주 설 명절 전에 어느 기업으로부터 공동근로복지기금 설립컨설팅 신청을 받아 이번
주에 강의가 없는 날을 택해 해당 기업과 일정을 조율하여 해당 기업을 방문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 업체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와 같은 컨설팅 업을 영위하는
업체였다. 작년에도 모 노무법인이 나에게 공동근로복지기금 무료컨설팅을 요청하여 완곡
하게 거절한 바 있었는데 같은 상황에 직면하니 난감했다. 오늘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모
기관과 통화하여 완곡하게 수행이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오늘은 또 다른 공동근로복지
기금 무료컨설팅을 신청한 업체로부터는 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무료 컨설팅을 신청한
동기가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가 무엇인지 조차 모른 체, 공동근로복지기금 컨설팅을 신청
하면 국가에서 업체를 맺어주어 무료로 공동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하게 해주고 참여 회사들
이 출연하는 금액에 매칭하여 정부에서 지원금까지 준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며, 이런
설명을 어느 경영컨설팅사에서 전화로 알려주었고 해당 컨설팅 회사와는 정부지원금을 받
게 되면 정부지원금의 20%를 컨설팅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두 업체를 겪어보고 나니 연구소에서는 공동근로복지기금 무료컨설팅 사업에 대해 어느 선
까지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지 막다른 선택의 기로에 선 느낌이다. 누군가 역사는 작용과 반
작용의 반복이라고 했고, 역사학자이며 고고학자인 폴 벤은 "역사는 절망적으로 부족한 사
료를 갖고도 어떻게든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처절하지만 즐거운 몸부림과
크게 다르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물과 이야기는 그것이 보편적이었다기 보다는 특수
해서 남았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어떻게든 중소기업들을 앞세워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공동
근로복지기금 설립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얻어내고 여기에 수수료까지 챙기겠다는 컨설팅
회사들의 상술과 이런 폐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 확산이라는 대
의를 위해 모른척하며 그냥 희생하고 나아가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년 전에 읽었던
'일본 기업의 갈라파고스화 문제라는 글이 생각난다.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라는 문제를 들어보았는가? 이 문제는 일본의 독자 기술이나 서비스가
일본 안에서만 진화해, 세계의 표준에서 뒤처져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본의 상황을 외부 환경과의 접촉이 없어 생물이 독자적으로 진화했던 갈라파고스
제도에 비유했다. 세계 표준과 상관없이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휴대전화를 '갈라파고스
휴대전화'라고 부르는 식이다. 갈라파고스화 현상은 휴대전화뿐 아니라 디지털방송, 컴퓨터,
자동차 네비게이션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두 가지 대답을 내놓는다. 첫째, 기술력이 있는 일본인들이
잇달아 수준 높은 물건을 만들어낸다. 둘째, 일본인 고객들의 요구 수준이 너무 높다. 모두 일
리 있는 말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두 가지 이유 모두 현상만 살핀 견해다. 사실 이 문제 뒤에는
'일본 시장의 크기'라는 본질이 숨어 있다. 일본 시장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많은 기술들이 독
자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우리 발 밑에는 일본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다 → 글로벌 시장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생각하
지 않는다 → 비용 경쟁력이 없는 수준 높은 제품이 나온다 → 글로벌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다 →
외국 기업에 세계 표준을 빼앗긴다 → 이윽고 발 밑의 일본 시장도 빼앗긴다. 갈라파고스화 현
상 뒤에는 이런 모델이 존재한다. 일본보다 인구가 적은 한국이나 대만에서는 갈라파고스화 문
제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좋은 증거다. 일본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
은 바랄 수 없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일본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1등의 통찰》(히라이 디카시 지음, 이선희 옮김, 다산3.0 刊, p95~96)
2016년에 도입되어 실시되고 있는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의 경우 도입 취지는 좋으나 도입 실
적이 미미하여 정부에서 2020년부터 정부지원금을 파격적으로 증액하여 설립을 독려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정부 지원금이 없는 사업에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
는다. 이 틈새를 경영컨설팅 업체들이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끼어들어 오직 정부지원금을 활용
하여 자신들의 상업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어 자칫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가
싹을 틔우기도 전에 부작용 시비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 오죽하면 주무관청
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지원금만을 노리고 두 세 개의 중소기업만으로 설립한 공동
근로복지기금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을까를 생각하니 안타깝다. 정부지원금
이라는 당근이 건전한 유인책이 될 수도 있지만 반면에 이를 잘못 악용되면 곤경에 빠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시행 초기인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에 대해서는 현상과 본질이라는 두 가지
추이를 지켜보고 필요하면 적시에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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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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