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망교회 4부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밖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하늘을 보니 당분간 그칠 눈이 아니다. 일단 차 시동을 걸어놓고 앞면 유리와 좌우측 유리, 뒷면 유리에 쌓인 눈을 치운다.

눈을 보니 젊은이와 나이먹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 중에 눈에 대한 것이 있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설레이고 들떠서 기분이 좋아하면 젊은 사람이고 미끄러져서 다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면 나이먹은 축에 끼인다고 한다. 나는 마음이 설레이면서도 당장 내일 출근길이 걱정되니 그럼 중간세대인가?

대충 눈을 치우고 천천히 차를 출발시킨다. 평소에는 씽씽 달리던 길인데 오늘은 눈길이 미끄러워 다들 엉금엉금 기어가다시피 한다. 이미 도로 위에도 눈이 상당히 쌓여있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경비원 아저씨들이 부산하다. 쌓인 눈을 치우고, 아파트 계단입구와 주차장 입구에 영화칼슘을 뿌리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얼마만에 내리는 눈인가? 어릴적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렸고 지독히도 추웠는데 이제는 갈수록 눈도 내리지 않고 춥지도 않는다. 이렇게 눈이 내려야 염화칼슘을 만드는 회사도 장사가 되고 날씨가 추워야 옷을 반드는 의류회사도 장사가 되고 해충도 죽어 농사가 잘된다는데....

이러한 추위에도 내가 들어갈 집이 있고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며칠전 출근길에 통근버스를 기다리는데 옆에 버려진 피자케이스가 있었다. 지나가던 노숙자가 그 피자막스를 열더니 먹다 남긴 차가운 피자 쪼가리를 찿아서 입에 넣고 허기를 채우는 것을 보았다. 저 사람에게도 가정이 있을텐데, 사랑하는 가족이 있을텐데...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새들이 사는 둥지를 보면 어린 새끼들을 위해 어미새들은 부지런히 먹을 것을 구해 가져온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는 새끼들은 어미새가 가까이 오는 인기척만 느껴도 서로 먹을 것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짖어댄다. 밤이 되면 어미는 새끼들이 춥지 않도록 둥지에서 새끼들을 품에 안고 따뜻한 체온으로 키운다. 어쩌다 외부에서 새끼를 공격하는 다른 새들이 오면 목숨을 걸고 둥지를 지킨다.

우리 집에는 대학에 다니는 큰애와 초등학교 6학년짜리 쌍둥이자식 아들 셋이 있다. 그리고 애들을 돌봐주는 연로하신 장모님이 계신다. 모두 개성이 강하여 한 성질 한다. 아들 셋을 양육하며 장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니 정말 열심히 살게 된다. 단 하루라도 그냥 대충대충 살 수는 없다.


너무 힘들 때는 어릴적 우리집 처마 둥지에서 새끼를 키우던 제비를 생각한다. 봄이 되면 제비 한쌍이 와서 처마 밑에 집을 짖고, 새끼를 낳고 번갈아가며 둥지를 지키고 먹이를 구해와 새끼들을 기르고, 새끼들이 깃털이 나고 날개가 생기고 스스로 날게 될 때까지 헌신적으로 키우는 모습을... 비가 오는 날에도 어미 제비는 둥지에 머무르지 않고 비를 맞으며 들판에 나가 먹이를 구해온다. 가을이 되어 그렇게 키운 새끼들이 커서 자유롭게 날게되고 추워지기 전에 제비는 강남으로 떠난다.

언젠가는 자식들도 크면 내 곁을 떠나 독립을 하겠지. 내 힘들어도 자식들이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는 이 애비가 뒷바라지를 해주어야겠지. 때로는 삶에 버겁고, 자식들이 내 속을 긁고, 내 말에 반항을 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다 커가는 과정이려니 이해하며 받아들여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성탄절, 한소망교회 10시 예배를 서둘러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아내가 잠들어있는 청아공원을 다녀왔다. 오는 길에 외식장소와 음식 메뉴를 선택하는데 가족들 각자 의견이 분분해진다.

쌍둥이들은 샤브샤브 고기가 나오는 송가네칼국수집을, 장모님은 탕이 나오는 집을 가기를 희망하시니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내 입장이 난감해진다. 장모님은 일산닭칼국수는 좋아하시면서도 송가네칼국수는 질색을 하신다. 종교관 때문일까? 송가네칼국수집 사장님은 한소망교회 교인이시다.

쌍둥이들과 장모님의 대립이 너무도 팽팽하여 내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참치집을 들어갔지만  리필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다시 나와 예전에 갔던 무한리필이 되는 동네 참치횟집을 갔더니 그동안 장사가 안되었는지 이미 떡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쌍둥이들 식성이 왕성하여 이제는 나보다 식사량이 더 많아서 비싼 음식집은 리필이 되지 않으면 이제는 감당이 안된다.

집으로 가서 호박죽이나 먹자는 장모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집으로 돌아와 장모님이 준비한 호박죽으로 점심을 떼웠다. 저녁에 외식을 가기로 하고 나는 모처럼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장모님이 황사를 핑계로 쌍둥이들만 데리고 송가네칼국수집으로 가서 외식을 시켜주라고 하신다. 장모님은 한번 안가신다면 절대 안가시는 성격이라(아내가 장모님 성격을 쏙 빼 닮아서 고집이 무척 쌨다) 쌍둥이들만 데리고 셋이서 송가네칼국수 집으로 갔다. 이런 날은 장모님께서 못이기는체 하고 온 가족이 함께 가서 식사를 하면 좋으련만....

재윤이는 지 어미 성격을 빼어 닮아서 붙임성이 있고 남을 챙겨줄 줄 안다. 샤브샤브 고기를 먹으면서 "아빠 드세요"하면서 연신 내 입으로 고기를 먹여주는데 재명이는 도통 그런 정이 없다. 나중에는 재명이도 동생 재윤이 하는 것을 보고는 고기 몇점을 먹으라고 내 접시에 건내준다.

바로 옆에서 만두를 만들며 쌍둥이들이 음식 메뉴를 고를 때부터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장님이 "너희 쌍둥이니?" 하시면서 이것 저것 챙겨주시고, 칼국수를 1인분 더 서비스해 주신다. 막내 재윤이가 "아빠! 저희가 이쁘다고 사장님이 이런 서비스도 해주시고, 아빠 저희가 자랑스러우시죠?"

헐~~ 이맇게 우리가족 성탄절 외식은 반쪽으로 나뉘어 나와 쌍둥이자식들만 칼국수로 했지만 오늘 쌍둥이자식들이 하는 애교 섞인 행동들이 그다지 밉지는 않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이쁘다고 했던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이야기 하나

"아빠! 현장학습보고서를 써주세요"
"미리 이야기하지 그랬니? 지금 출근해야 하는데..."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출근준비를 하는데 지난 12월 5일 놀토에 쌍둥이들과 용평리조트를 가면서 학교에다는 현장학습을 가겠다고 신청하고 다녀왔는데 오늘 아침 불쑥 현장학습보고서를 써달라고 말한다. 오늘까지 안내면 결석처리를 한다는 말에 통근버스에 맞추어 늦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현장학습 보고서를 써내려간다.

쓰고나니 평소에 집을 나서는 시간을 이미 4분이나 넘겼다. 통근버스가 도착하는 시간까지 남은시간은  7분. 뛰자~~ (2009.12.22)


# 이야기 둘

오후 6시 10분, 하루 일과를 끝내고 자기계발차원에서 배우는 미래예측전문가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강남역 부근에 있는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로 출발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야 하는 시간이다. 9호선 국회앞에서 신논현역을 가는 일반열차가 오후 6시 19분에 있다. 이를 타야만 여의도역에서 내려 다시 급행열차를 갈아타면 수업이 시작되는 저녁 7시에 강의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

사무실 직원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있다. 갑자기 내자리 전화기가 울린다. 요즘 회사 임금협상이 막바지라 복리후생에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수치확인과 자료협조에 대한 요청이 많은 편이다.  재빨리 마무리하고 6시 17분에야 사무실 문을 나선다. 남은 시간은 딱 2분... 사무실에서 아무리 빨리 뛰어가도 족히 4분은 걸리는데~~ 아무리 뛰어도 6시 19분 일반열차는 타기 어렵다. 이 차를 놓치면 다음 열차는 6시 31분 일반열차. 강의 시작시간 안에 도착은 어렵다. 그럼 오후 6시 20분에 당산역을 가는 셔틀버스라도 타야지...뛰자~~~ (2009.12.22)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시간에 쫓기며 산다. 그럴수록 내 몸 안에 있는 삶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은 더욱 꿈틀거리고 강해져 간다. 내 꿈을 이루어 가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 가치있는 곳에 집중하여 써야지. 부족한 시간을 아껴 쓰려면 이동시간을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열심히 뛰는 수 밖에....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집에 귀가하여 장모님이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는다. 오늘은 KBS 1TV에서 수요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을 방영한다. 장모님이 즐겨 보시는 드라마라 나도 함께 끝날 때까지 천천히 식사를 하며 본다.

이어서 '다함께 차차차'를 한다. 이 드라마 또한 매일 장모님이 빼놓지 않고 즐겨보시는 TV드라마이다. 나는 그 시간에 안방 청소를 하고, 이불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먼지를 털고 나서 이부자리를 편다. 안방에서는 내가 쌍둥이자식들을 데리고 셋이서 잠을 잔다. 한참 크는 녀석들이라 잠을 자다보면 꿈을 꾸는지 발길질을 해대는 바람에 밤중에 몇번 차이기도 하고 뒹글다가 나에게 부딪쳐 잠을 깨곤하다.

안방 청소를 마치고 이부자리를 모두 펴고나면 다시 거실 청소를 한다. 걸레를 빨아 거실과 주방 바닥을 구석구석 직접 닦는다. 자식들에게 청소를 하라고 하면 청소 밀대걸레를 이용하여 거실과 주방 바닥을 밀고 다니며 하는데 그러다보면 화분 사이나 책상 밑, 구석이나 매트부근에는 닦이지가 않아 먼지가 그대로 쌓여있다. 아무래도 손으로 구석구석 닦는 청소보다야 낳겠는가?

청소를 모두 마쳤는데 아직도 '다함께 차차차' TV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슬그머니 신문을 가지고 거실로 나와 신문스크랩을 하기 시작한다. 절반쯤 했을까~~ 그제서야 드라마가 끝난다.

2년 4개월전, 거실 TV가 고장이 나자 차제에 거실에 있던 TV를 없애버리려 마음먹었다. 그러자 장모님께서 "내가 낙이 뭐가 있겠는가? 쌍둥이들 모두 학교 가버리고 나면 하루종일 뭘하고 시간을 보내겠는가? TV라도 보지 않으면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데...", 하시는 말씀에 눈 딱 감고 TV를 사게 되었다. 마침 백내장 수술을 마친 직후라 큼직한 LCD TV로 장만하여 거실에 설치해 드렸다.

우리집에는 서재가 없다. 내 책상도 없어 식탁 위에다 컴을 올려놓고서 쓴다. 내가 컴 앞에 앉으면 장모님은 거실에서 TV를 보시다가도 내가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봐 TV를 끄고 장모님 방으로 들어가신다. 장모님 방에 있는 TV는 17인치 아나로그 TV이다. 내가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도 편치 않으신 모양이다. 사람이 어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 수 있겠는가? 장모님이 생활하시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드리기 위해 때론 내 욕구를 자제하며 TV를 보게 될 때도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 : "아빠~ 저 오늘 디카를 써야 하는데요"
나 : "왜?"
재명 : "오늘 방학식이라 디카가 필요해요"

오늘은 내가 세미나가 없는 날이라 가져가서 사용하라고 허락을 했다. 통근버스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집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재윤 : "아빠~ 재명이형에게 디카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하셨어요"
나 : "응"
재윤 : "알았어요. 아빠"

뭔가 꼬뚜리를 잡았다고 생각되었던 재윤이의 기세등등한 처음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가는 것을 느끼며 실망한 재윤이 얼굴과 그것보란듯이 의기양양하게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을 재명이의 얼굴이 동시에 스쳐 지나간다. 전화를 끊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밤 사이에 온 메일을 검색하고 있는데 잠시후 다시 집에서 숨 넘어가는 재명이의 전화가 걸려온다.

재명 : "아빠~ 지난번 테이프 저 쓰라고 사주신거 맞죠?"
나 : "응~ 그런데 왜?"
재명 : "거 봐~ 내 말이 맞지! 재윤이가 자꾸 자기꺼라고 자기가 쓰겠다고 우겨요"
나 : "....."

아침 8시 30분, 학교를 등교해야 하는 시간인데 전화선을 타고 두 녀석이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온다. 1층에 사는데 쌍둥이녀석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다투고 싸우는 바람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집은 허구한 날 집안에서 싸우는 소리만 들린다'고 흉보는 것 같아 얼굴을 못들고 다니겠다.

애들이야 다투고 싸우는 것도 다 시기가 있고 그렇게 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명이와 윤이는 지나칠 정도로 경쟁심리가 강하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물건을 한 녀석이 가지고 놀면 그걸 서로 자신이 가지겠다고는 한바탕 쟁탈전을 벌인다. 며칠전 조선일보 토요일판 신문에 배달되는 어린이만화를 가지고도 두 녀석이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학교나 학원 성적도 자신들 입에서보다 두 녀석이 경쟁적으로 상대의 성적을 알려주어서 알게되는 경우가 더 많다(물론 상대방이 좋은 점수일 때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고, 제 입으로 자랑을 하지만).

때로는 pc방에 간 일이나, 학교에서 잘못하여  선생님께 야단맞은 일도 곧장 나에게 고자질하여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주의를 주게 되지만 갈수록 더해가는 녀석들의 경쟁심리가 감정대립으로 이어지고 점점 그 골이 깊어져 가는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이를 바른 쪽으로 유도시킬  것인지 고민이 늘어간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아! 아빠가 바라는 것은 항상 100점을 받고, 1등을 하는 공부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사는 사람이 되는 거란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세상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리고 자신있게 살 수가 있단다. 설사 재윤이가 학원시험에서 꼴찌를 한다 하더라도 아빠는 재윤이를 나무라거나 혼내지 않는단다. 우리 재윤이가 뭔가 이유가 있어서 예습복습을 못했겠지... 열심히 하면 곧 나아지리라 믿는단다. 그렇지만 자신을 속여가면서 좋지않은 방법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 그건 더더욱 아빠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란다. 남의 것을 보고 답을 쓰는 것도 아빠는 지식을 도둑질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자식들이 실망스런 성적표를 내밀어도 화를 내거나 크게 야단치지 않는다. 녀석들도 나름 열심히 했을 것이기에 좀 더 분발하여 다음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라고 격려해 준다. 그러나 양심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반드시 따끔하게 혼을 내준다. 그건 자기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쌍둥이자식들을 글로벌 리더, 글로벌 영재로 키우고 싶다. 큰 리더가 될 사람은 엄격한 윤리의식이 있어야하기에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자신을 속이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사소한 거짓말, 작은 유혹에서 시작된다.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제 재윤이가 영재반 수업 마무리 때문에 학원 단어공부를 하지 못하고 곧장 학원을 가서 영어 단어시험을 본 모양이다. 재윤이가 아빠 기대를 생각하고, 좋은 점수를 얻고 싶은 마음에 친구 답안지를 보며 단어 몇개를 쓴 모양이다.

내가 그동안 자식들에게 보이지않게 성적을 높이라고 스트레스를 주었구나!
안그런척 하면서도 쌍둥이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런 아빠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고 좋지않은 방법을 동원할 마음까지갖게 하였으니 나는 참 한심한 아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애비가 원했던 것은 자식들이 당당하게 그리고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었는데.... 또 그렇게 키우고 싶었고 그렇게 커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었는데 우리 재윤이가 왜그랬을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나 : "지난 토요일에 학원 마치고 어디를 갔었니? 아빠가 학원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윤 : "친구 ooo집에 갔어요"

나 : "그럼 곧장 나와 집으로 와야지. 너무 오래 친구 집에 머물렀잖아"

윤 : "그냥 책만 건네주고 나올려고 했는데요. 걔네 엄마 아빠가요 '너희들이 재명이 재윤이니?'하시면서 먹을 것을 내오시면서 자꾸 놀다 가래요"

나 : "그래?"

윤 : "네~ 그러면서 자주 놀러 오라고 그러시는거예요. 지난번 우리 생일잔치때 노래방에 함께 갔을 때도 왜 안오냐고 난리쳤는데 우리랑 함께 있다고 하니 알았다고 하시면서 더 놀다오라고 하셨데요"

나 : "너희가 공부를 잘하니까 친구 엄마 아빠들도 너희를 인정을 해주는 것 같구나"

윤 : "그런것 같아요. 우리가 공부를 못했더라면 아마도 함께 놀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나 : "너희도 그걸 느끼겠니?"

명 : "네"

나 : "사회도 마찬가지란다. 실력이 있으면 어디서나 대접을 받는 법이란다. 친구 엄마가 무얼 물었니?"

윤 : "요즘 무슨 공부를 하는지?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하루 몇시간 공부하는지를 물었어요"

나 : "아마도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니 공부를 잘하는 비결이 궁금했던 모양이구나"

윤 : "그런 것 같아요"

나 : "우리 계속 화이팅 하는거다"

명과윤 : "네, 아빠 화이팅"

친구집에 다녀온 후 쌍둥이녀석들이 잔뜩 고무되어 있다. 예전에는 친구집에 가도 눈치를 했었는데 이제는 전교에서 1, 2등을 다투다보니 친구 엄나 아빠들이 녀석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걸 보니 녀석들 생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스스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느끼는 모습이 보기에 좋구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 쌍둥이들이 다니는 서울학원을 갔다. 부모의 관심과 자녀들 성적은 비례하는 것 같다. 내가 일에 바빠 녀석들 공부에 등한시하니 영어 온라인시험이 바닥을 헤매지를 않나, 나를 속이고 PC방을 들락거리지를 않나 생활이 엉망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번 토요일은 모처럼 세미나 참석과 모임을 만들지 않고 집에서 보냈다. 토요일까지 세미나 참석을 하며 자기계발에 몰입하다보니 일주일이 너무 타이트하고 집안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집에 있으려니 몸이 근질거려 운동 겸 밀린 세탁물을 맡기러 뉴코아백화점까지 걸어나간다.

걷기운동을 못한지도 벌써 한달반이 지났다. 10월말에 단풍이 울긋불긋하던 거리의 나무들도 이제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보따리 세탁물을 들고 걸어가는 길, '차를 타고 갈걸 그랬나?' 잠시 후회감도 스친다. 돌아오는 길에 쌍둥이들 공부하는 서울학원에를 들렸다. 주말 보충을 받기위해 학원에 나간 녀석들 끝날 시간이 되어 데리고 올 겸, 원장님과 녀석들 수업태도나 행동에 변화사항이나 특이사항은 없는지 상담하고 체크하기 위함이다.

함원장님은 내가 녀석들에게 "너희는 민사고를 거쳐 하버드대학에 진학하여 글로벌 영재,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코칭을 하고 매일 격려와 기도를 해준다는 사실을 알렸던 터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문득 함원장님이 나에게 말했다.
"아버님~ 재윤, 재명이가 변하기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부터인지 리더처럼 행동하고 다른 애들과는 달리 항상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게 된다. 마치 마법의 주문에 걸린 것처럼 자신이 글로벌리더가 될거라는 사실을 믿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글로벌 리더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고 글로벌 리더로 변화되어 간다. 앞으로도 녀석들에게 격려와 주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모처럼 일찍 귀가하여 신문스크랩을 하다가 쌍둥이들이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밤 9시 35분에 학원으로 향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쯤은 녀석들이 공부는 잘 하는지, 말썽은 피우지 않고 잘 지내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학원에 들어서니 원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나 : "명이 윤이 수업 아직 안끝났나요?"
원장님 : "8시에 수업이 끝났는데요. 아직 집에 도착 안했어요?"
나 : "안왔는데요. 히틀러선생님 시험 결과가 항상 밤 9시 40분경 오던데..."
원장님 : "이번주는 계속 밤 8시에 수업이 끝났어요. 잠깐만요~ 혹시 보충을 받고 있는지 확인을 해볼께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원장님 : "학원에는 없어요. 그럼 쌍둥이들이 어디를 갔죠?"
나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머쓱함..."녀석들! 오늘 딱 걸렸어~~"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왜 이리 마음이 허탈할까? 싱글대디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다. 엄마가 있어 녀석들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며 숙제와 예습복습, 준비물 등을 챙겨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일을 제껴놓고 매일 일찍 퇴근하여 녀석들 학원 앞에 서서 학원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올 수도 없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면서 "아이~~ 피곤해"를 연신 외친다. 녀석들은 내가 학원에 가서 원장님을 면담하고 학원을 나온 시간까지 확인하고 온 줄 모른다. 몰래 PC방을 다녀와놓고서 애비와 할머니를 속이려 호들갑과 능청을 떠는 녀석들 얼굴을 보는 순간 평소에는 보기만해도 배가 부르고 사랑스럽던 모습이 싹 가시고 오늘은 참 가증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2주전에도 쌍둥이들이 PC방을 드나든다는 것을 재명이 담임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어 얼마나 민망했던지...막 사춘기에 들어선 녀석들이라 혹시 좋지않은  것에 접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서고 신경이 쓰인다. 집에서야 큰애가 있어 녀석들이 컴을 할때 불법 게임이나 성인물 접근을 차단시키고 놓아 안심이지만 PC방을 가면 한참 호기심이 많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시기에 불법성인물과 게임을 제약없이 접할 수 있으니 녀석들이 받게될 충격과 부작용을 생각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이번에는 말로 타이르고 넘어갔지만 조금만 틈을 주어도 헛눈을 팔고,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을 들락거리는 녀석들 때문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부터 학원 온라인숙제를 위한 컴 사용시간을 조정해준 이후 하룻만에 바로 재명이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

12/9 재명 영어단어시험 점수 18/20, 반에서 3등...

사실 일상생활에서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이렇게 성적과 관련하여 자율과 통제 사이에서 겪는 갈등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어제 매일경제신문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AP통신이 노벨상 수상자 4명에게 "성과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느냐"는 인터뷰 질문에 연구자 공히  자유로운 연구활동과 커피 브레이크 등 자율성을 성과의 비결로 꼽았다고 한다.
"미국 벨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는 거의 무시했다. 연구자들끼리 협력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물리학상 수상자 조지 스미스)
"연구분야를 마음대로 택할 수 있었던 자유가 성공포인트였다"(물리학상 수상자 윌러드 보일)
"휴식시간에 커피를 많이 마시며 동료들과 토론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오후에는 식사를 하고 차까지 마시면서 언제 연구를 하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학자들과 차를 마시면서 의견을 나누고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화학상 수상자 토머스 스타이츠 박사)

막상 녀석들 성적이 꼴찌를 헤맬 때는 화가 나서 그냥 쥐어박고 싶었지만 꾹 참고, 평소 공부를 잘하는 녀석들이 그렇게 성적이 곤두박질을 친 원인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프로세스에 문제는 없는지, 제도적으로 애비가 풀어주어야 할 사항은 없는지를 살펴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선행이라는 판단이 섰다. 문제를 분석하다보니 컴이 하나여서 예습복습을 하는데 지나친 경쟁심이 작용하는데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쌍둥이들은 원래 서로 경쟁심이 강한데 명이와 윤이는 유독 더 심한 것 같다.  컴 하나를 놓고 서로 숙제를 먼저 하겠다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 둘 다 예습복습을 못해가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녀석들은 아직은 어려 자율성을 스스로 활용하고 통제할 능력이 부족해 때론 누군가가 조정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꾸준한 격려도 잊지않고 있다. 지난 4월 영국 ITV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무대에서 'I Dreamed a Dream'을 불러 '여자 폴 포츠'라는 영광을 얻은 마흔여덟의 수전 보일은 계속 노래하게 만든 힘으로 '어머니의 격려'를 꼽은 것을 보면 부모나 선생님의 격려가 자녀들의 꿈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내가 녀석들에게 주는 격려와 자율성이라는 양분을 십분 이해하고 잘 활용하여 꿈을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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