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일찍 귀가하여 신문스크랩을 하다가 쌍둥이들이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밤 9시 35분에 학원으로 향한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쯤은 녀석들이 공부는 잘 하는지, 말썽은 피우지 않고 잘 지내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학원에 들어서니 원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나 : "명이 윤이 수업 아직 안끝났나요?"
원장님 : "8시에 수업이 끝났는데요. 아직 집에 도착 안했어요?"
나 : "안왔는데요. 히틀러선생님 시험 결과가 항상 밤 9시 40분경 오던데..."
원장님 : "이번주는 계속 밤 8시에 수업이 끝났어요. 잠깐만요~ 혹시 보충을 받고 있는지 확인을 해볼께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원장님 : "학원에는 없어요. 그럼 쌍둥이들이 어디를 갔죠?"
나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머쓱함..."녀석들! 오늘 딱 걸렸어~~"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왜 이리 마음이 허탈할까? 싱글대디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다. 엄마가 있어 녀석들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며 숙제와 예습복습, 준비물 등을 챙겨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일을 제껴놓고 매일 일찍 퇴근하여 녀석들 학원 앞에 서서 학원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올 수도 없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면서 "아이~~ 피곤해"를 연신 외친다. 녀석들은 내가 학원에 가서 원장님을 면담하고 학원을 나온 시간까지 확인하고 온 줄 모른다. 몰래 PC방을 다녀와놓고서 애비와 할머니를 속이려 호들갑과 능청을 떠는 녀석들 얼굴을 보는 순간 평소에는 보기만해도 배가 부르고 사랑스럽던 모습이 싹 가시고 오늘은 참 가증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2주전에도 쌍둥이들이 PC방을 드나든다는 것을 재명이 담임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어 얼마나 민망했던지...막 사춘기에 들어선 녀석들이라 혹시 좋지않은  것에 접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서고 신경이 쓰인다. 집에서야 큰애가 있어 녀석들이 컴을 할때 불법 게임이나 성인물 접근을 차단시키고 놓아 안심이지만 PC방을 가면 한참 호기심이 많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시기에 불법성인물과 게임을 제약없이 접할 수 있으니 녀석들이 받게될 충격과 부작용을 생각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이번에는 말로 타이르고 넘어갔지만 조금만 틈을 주어도 헛눈을 팔고,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을 들락거리는 녀석들 때문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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