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을 쫓기 위해 화장실에서 들어가 세수를 한다. 매일 샤워를 하고 살았는데 꼬박 이틀째 샤워도 면도도 하지 못하고 책쓰기 원고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이틀간 머리를 감지 못하다보니 얼굴이 꽤죄죄하다. 잠도 부족한 탓인지 눈도 충혈되어 있다.
2004년 9월, 1,350페이지짜리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책자를 발간할 때만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이번 책쓰기는 중압감이 크다. 부담감이 큰 탓인지 이번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 및 신고실무' 책자를 쓰는데는 휴일 하루에 30페이지 정도밖에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다. 12월 31일 3일 연휴가 시작되지 이번 연휴가 나를 위해 나에게 책 원고작업을 마무리하라고 준 휴일인 것만 같았다.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집에만 콕 박혀 원고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 반효정님이 연말 연기자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으면서 인용한 백범 김구선생이 애송한 서산대사의 선시를 찿아 다시 한번 음미해 본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胡亂行(부수호란행) : 함부로 흐트러지게 걷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1993년부터 내가 맡으면서 거의 나 혼자 개척하다시피 해온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 우리나라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이 일하는 책상에 올려져 항상 펼쳐보며 참고하게 될 책이다보니 글끼 글자 한 자, 양식 하나, 법령 하나 그냥 쓰고 인용할 수 없다. 법제처 홈페이지를 들어가 직접 법령과 조문 검색을 하며 확인, 또 확인 작업을 진행한다.
힘들고 외로운 일이지만, 내가 고생한 만큼 실무자들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기에 보람으로 하루를 보낸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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