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김장을 담구는 날, 서둘러 김장에 필요한 기본 시장만 봐주고
직원 자녀 결혼식에 가기 위해 서둘러 송파구 방이동성당으로 달려간다.
요즘은 품앗이 결혼식에 얼굴을 내미느라 연일 바쁘다.

일산에서 송파구 방이동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버스 한번, 지하철타고 환승 두번 끝에 성당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 20분, 강릉에서 온 직원이 오는데 2시간 40분 걸렸다니
송파구와 일산은 가까우면서도 먼 거리이다.

내가 절대 타협하지 않기로 세웠던 두가지 주일예배와, 세미나 참석의
원칙도 '김장준비를 해야하니 결혼식 끝나는대로 일찍 오게'
하시는 장모님 말씀에 모두 접는다.
부모에게는 살아생전에 잘해드려야지...

세미나 참석을 포기하고 아쉬움을 안고 돌아오는 길
여의도 국회의사당 노들길 옆 갈대밭에 매서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유유히 서있는 갈대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노자의 제자가 스승인 노자에게 질문했다는
생과사에 대한 질문과 짧은 노자의 답변이 떠오른다.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살아있는 것은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죽은 것은 딱딱하고
차가워지는 것이다"

살아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갈대는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고
계속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갈대 줄기는 1년 수명을 다했지만 사람들은 결코 갈대가
죽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년 봄에는 그 자리에서, 그 뿌리에서 다시 새로운 갈대순이
솓아나기 때문이다.

갈대에게는 봄을 준비하는 쉼이 있고
삭풍 속에서도 다시 싹을 틔울 희망을 간직하고 있고
시궁창 속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함이 있고
세찬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유연함이 있고
몸을 다시 땅에 양분으로 되돌려주는 지혜가 있다.

세상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난에도 꺾어지거나 포기하지 않는,
늘 자기중심을 유지할 줄 아는
그러면서도 태어난 곳에 양분을 주고가는
갈대의 지혜를 배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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