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 : "아빠~ 저 오늘 디카를 써야 하는데요"
나 : "왜?"
재명 : "오늘 방학식이라 디카가 필요해요"

오늘은 내가 세미나가 없는 날이라 가져가서 사용하라고 허락을 했다. 통근버스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집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재윤 : "아빠~ 재명이형에게 디카 가져가도 된다고 허락하셨어요"
나 : "응"
재윤 : "알았어요. 아빠"

뭔가 꼬뚜리를 잡았다고 생각되었던 재윤이의 기세등등한 처음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가는 것을 느끼며 실망한 재윤이 얼굴과 그것보란듯이 의기양양하게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을 재명이의 얼굴이 동시에 스쳐 지나간다. 전화를 끊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밤 사이에 온 메일을 검색하고 있는데 잠시후 다시 집에서 숨 넘어가는 재명이의 전화가 걸려온다.

재명 : "아빠~ 지난번 테이프 저 쓰라고 사주신거 맞죠?"
나 : "응~ 그런데 왜?"
재명 : "거 봐~ 내 말이 맞지! 재윤이가 자꾸 자기꺼라고 자기가 쓰겠다고 우겨요"
나 : "....."

아침 8시 30분, 학교를 등교해야 하는 시간인데 전화선을 타고 두 녀석이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온다. 1층에 사는데 쌍둥이녀석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다투고 싸우는 바람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집은 허구한 날 집안에서 싸우는 소리만 들린다'고 흉보는 것 같아 얼굴을 못들고 다니겠다.

애들이야 다투고 싸우는 것도 다 시기가 있고 그렇게 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명이와 윤이는 지나칠 정도로 경쟁심리가 강하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물건을 한 녀석이 가지고 놀면 그걸 서로 자신이 가지겠다고는 한바탕 쟁탈전을 벌인다. 며칠전 조선일보 토요일판 신문에 배달되는 어린이만화를 가지고도 두 녀석이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학교나 학원 성적도 자신들 입에서보다 두 녀석이 경쟁적으로 상대의 성적을 알려주어서 알게되는 경우가 더 많다(물론 상대방이 좋은 점수일 때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고, 제 입으로 자랑을 하지만).

때로는 pc방에 간 일이나, 학교에서 잘못하여  선생님께 야단맞은 일도 곧장 나에게 고자질하여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주의를 주게 되지만 갈수록 더해가는 녀석들의 경쟁심리가 감정대립으로 이어지고 점점 그 골이 깊어져 가는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이를 바른 쪽으로 유도시킬  것인지 고민이 늘어간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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