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정발중학교에서 2박 3일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쌍둥이들 준비물을 사주기 위해 마트 앞을 지나던 중 B사와 L사 두 곳의 패스트푸드점을 지나가게 되었다. 우리집은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잘 애용하지 않아 자주 가지를 않는지라 별 관심없이 지나치는데 갑자기 재윤이가 한마디 불쑥 말한다.

재윤 : "아빠! 전에는 B사가 훨씬 매장도 컸고,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가지 않아서 거의 망했어요. 보세요, 매장도 일부 휴대폰매장으로 팔았잔아요. 매장안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잖아요?"

재윤이의 갑작스런 말에 실제 매장을 보니 B사는 썰렁한데, L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갑자기 두 녀석들과 경제토론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주제라는 느낌이 들어 슬슬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 : "어~ 그러네. 왜 B사가 저렇게 됐지? 재윤이는 B사가 실패한 원인이 무어라고 생각해?"

재윤 : "B사는 원래부터 맛이 별로였는데 값이 비쌌어요. 옆에 L사가 가격을 낮추어버리니 사람들이 L사로 몰려버린거죠"

나 : "음, 그래. 그럼 재명이가 B사의 사장이라면 어떻게 대처할까?"

재명 : "저라면 1차로 맛을 좋게 하고, 2차로는 가격을 낮추겠어요"

나 : "지금보다 맛을 좋게 한다면 좋은 재료를 사오기 위해 재료비가 더 들어갈테니 당연히 돈이 더 들어갈거고, 가격까지 낮추면 수입이 줄어들어 그럼 가게는 손해가 커질텐데 어떡하지? 재윤이는 어떻게 대처할까?"

재윤 : "저는 돈을 더 들여서 휴대폰 매장을 사서 더 넓히고 재료 품질도 높이고, 가격도 떨어뜨릴려고요"

나 : "마찬가지 좋은 재료를 사오는데, 옆 휴대폰 가게를 다시 사서 넓힐려면 돈이 더 들고, 가격까지 다운시키면 수입도 줄어들텐데 괜찮을까?"

재윤 : "어차피 승부를 걸어야 하잖아요.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가게가 더 위축될텐데요."

나 : "L사가 쓰는 전략이 저가전략이란다. 2등 회사가 1등을 이기기 위해 가격을 내리며 손님들을 끌어들이는거지. 맛에서 별 차별화를 시키지 못할 경우 손님들은 싼 집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거지. 만약 B사가 돈이 넉넉했더라면 맞불을 놓아 같은 가격대로 판매가를 내렸거나 그 이하로 내리며 서로 치열하게 가격전쟁을 벌였을거야. 그렇지만 아빠가 보아하니 B사는 형편이 여의치 않아 가격을 내리지 못한거야. 그래서 손님을 고스란히 L사에게 빼앗긴거지. 저렇게 경쟁사를 이기고 주변에 적수가 없게 되면 L사는  다시 가격을 예전처럼 슬그머니 올리게 된단다. 뉴스에서 나오는 반도체 치킨게임도 이와 유사한 거란다."

재윤 : "아빠?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데 비싸요?"

나 : "못해도 아마 연 10%는 줘야 할껄"

재윤 : "1,000만원을 빌리면 그럼 이자로 월 얼마를 주어야 해요"

나 : "1,000만원에 10%면 1년에 100만원이니 12로 나누면 되겠네?"

재명 : "우와~ 그럼 은행들은 돈을 많이 벌겠네요?"

나 : "아무에게나 돈을 막 빌려주었다가는 돈을 떼일 수도 있잖아. 갚을 수 있는 사람인지 회사인지 알아보고 빌려주지 않겠니? 그런데 요즘은 개인들도 아파트는 일정비율 이상은 빌려주지 못하게 막아놓았고 회사들도 많이 어려워 문을 닫으니 돈을 빌려줄 곳이 그리 많지는 않겠지"

재명 : "그럼 은행에 돈을 예금해 놓았는데 은행이 망해버리면 어떻게 되요?"

나 : "우리나라에는 예금자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들이 하는 보통예금이나 정기예금 같은 예금은 은행이 망해도 한 사람당, 한 은행에서 5000만원까지는 국가가 보호를 해준단다"

재명 : "그럼 예금이 10만원이 있는데도 5000만원까지 줘요?"

나 : "떼끼~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양심불량이지~~"

아직은 단순하여 세상 물정을 모르리라 생각했었는데 뜻밖에도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겠다고 논리적으로 주장들을 펼치는 것을 보니 나는 싱글대디로 앞만보고 살았는데 어느새 녀석들이 이토록 성장했나 대견하고, 앞으로 녀석들과 자주 이런 토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녀석들이 기다리던 정발중학교 영재반 1차 필기시험일. 학교에 입학하고 며칠 후에 영재반 모집 공고가 있기에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응시하라고 했다. 재윤이가 작년에 백마초등학교 영재반에 들어가 실력이며 자신감이 많이 늘어 톡톡히 효과를 보았던 터라 이번에도 영재반 모집에서 두녀석이 나란히 들어갔으면하고 내심 기대를 했다.

오늘따라 황사가 매우 심했다. 토요일이어서 회사를 나가지 않아 정발중학교까지 차로 등교시켜주며 영재반 1차 필기시험 잘 보라고 격려해주었다. 오전에 농협하나로마트를 다녀오는 길에 녀석들을 데리고와서 일산칼국수집에서 점심까지 먹여
서(필기시험은 오후 3시라고 점심은 각자 해결해야 한다기에) 학교 앞에 내려주고 집에 들어와 오랜만에 오수를 즐기는데 머리맡에 둔 휴대폰이 울린다.

재윤 : "아빠~ 저 영재반시험 못보게 되었어요"
나 : "왜?"
재윤 : "사물놀이반은 토요일에 중복이 된다고 선생님께서 신청을 않으셨데요"
나 : "......"

지난주에 재윤이가 학교 특기적성활동으로 사물놀이반에 들어가고 싶다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그것이 장애물이 될 줄이야. 사물놀이 중에서 뭐를 배우고 싶냐고 했더니 장구를 배우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렇게 재윤이를 체념하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이번에는 재명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재명 : "아빠! 영재반 시험명단에 제 이름이 없어 시험을 볼 수가 없어요"
나 : "넌 또 왜?"
재명 : "선생님이 영재반 신청자로 신청을 하지 않으셨데요"
나 : "그럴리가 있니?"
재명 : "선생님께서 영재반 시험을 볼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기에 그때 제가 분명히 손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시험 볼려고 갔더니 신청자 명단에 제 이름이 없었어요"
나 : "아빠가 그래서 지난주에 선생님께 신청하셨나교 확인해 보라고 했잖니?"

할 수 없지, 내년 2학년때 도전해도록 해야지. 그렇지만 참 기분이 찜찜하네. 날씨도 하루종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을씨년스럽고 황사까지 와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녀석들의 개구장이 행동은 중학교에 진학했는데도 변함이 없다.
어제는 막내 윤이가 교복 단추를 잃어버라고 오더니, 오늘은 바지를 철조망에 3센티미터 정도 찢겨가지고 왔다. 왜 옷이 찢겼나고 물으니 철조망을 넘다가 그랬단다.

휴~~ 멀쩡한 문을 두고 조금 돌아가기 싫어서 철조망을 건너가는 녀석들 버릇, 친구들과 장난하느라 단추가 떨어진 것도 모르는 막내의 개구장이 행동은 초등학교 때나 중학생이 된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니... 그래도 명이는 형이라고 물건도 잘 챙기고 행동도 조금은 의젖하거늘..

그러나 한편으로는 뭔가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새로움이나 변화, 자유로움을 시도하는 녀석들의 행동은 높이 사는 편이다. 나는 부모 말대로 곧이 곧대로 행동하는 착한 아들보다는 늘 새로움이나 변화를 시도하는 사고가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자식으로 키우고 싶다. 고정된 틀 안에서 획일적으로 살다보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의지나 창의적인 발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앞으로 미래사회 인재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감성지수가 풍부하고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인데 그런 씨앗을 집안에서라도 늘 키워주고 싶다.

개구장이 행동도 과하다 싶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주는 편이다. 집안에서도 늘 두 녀석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다. 서로 말꼬리를 잡지 않나, 멀쩡히 지나가는 한 애의 발을 슬쩍 걸어 넘어지게 만들지를 않나, 지나가면서 슬쩍 부딪치지를 않나, 엊저녁에는 학교에 내야 할 사진 6장을 주니(가방에 넣어넣으라고 열번도 더 이야기를 했거늘) 책상 위에 계속 방치해 두었다. 윤이가 세어보니 학교에 낼 사진이 한잔 부족하다고 펄쩍펄쩍 뛰게 만들지를 않나....확인해보니 명이 사진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 개구장이 행동도 내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는 웃으며 즐길 수 있지만 심신이 고단할 때는 짜증으로 변하게 된다. 개구장이 행동도 어찌 보면 감성이 풍부하고 마음에 상처가 없다는 반증이다. 녀석들과 살다보면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내가 힘들어도 안 힘든 척, 화가 나도 화를 참아야 하는 감정조절을 잘해야 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이면 정발중학교에 입학하는 쌍둥이자식들...
녀석들의 고등학교 진학목표인 민족사관고를 함께 가보고 싶었다. 막상 가려고 하니 이것 저것 걸리는 것들이 너무 많다. 지난주 초부터 3월1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단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강원도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는 뉴스이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세상사 쉽게 이루어지는 성공과 성과가 어디 있겠는가? 힘들게라도 함께 다녀와보고 싶었다. 아니 녀석들에게 3년후 꿈과 도전의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집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 주소인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1300번지를 치고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키니 집에서 176킬로미터가 나온다.

가는 내내 비가 내린다. 강원도에 접어드니 진눈깨비로 변하고 새말IC를 지나니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있고 길가에 나무들 눈꽃이 너무도 멋있다. 마치 재명이와 재윤이 방문을 환영하듯 하늘에서는 연신 눈이 쏟아진다. 운동장과 교정 곳곳이 눈에 덥혀 아름다운 설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앞으로 3년후 재명이와 재윤이 쌍둥이형제가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나란히 입학하기를 희망한다. 재명 재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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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A : "큰애 해외 어학연수는 보내셨나요?"
B : "작년에 미국으로 한달간 보냈어요"
A : "얼마정도 들던가요?"
B : "항공료다 뭐다 이것저것 합하니 금새 천만원이 훌쩍 넘더라고요"
A : "작은애 과외는 안시키세요? 우리 애는 학원비 외에 두 과목 일주일에 두시간씩 두 번하고 80만원 드는데..."
B : "우리는 1:1로 하고 일주일에 6시간하는데 한달에 별도로 130만원 들어요"
A : "과외 장소는요?"
B : "과외 선생님이 오피스텔을 얻어서 그곳으로 가서 받고 와요"
A : "그 정도 돈을 들이셨으니 자식이 잘 되어야 하는데..."
B : "글쎄요. 우리 애는 내신이 별로 좋지 않아 수능에서 점수를 커버해야 하는데 걱정이예요. 그래서 요즘은 애들 공부하는지 밤 늦도록 감시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어요"
A : "그러게 말입니다. 들인 돈을 생각해서라도 애들이 잘해주어야 하는데..."

어제 모처럼 운동을 하러 정발산에 올라갔다가 두 아줌마들의 과외수다에 스트레스만 받고 기분이 찜찜해서 내려왔다. 다른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 두 팔 걷어부치고 저렇게 과외까지 시키며 극성으로 뒷바라지를 하는데 나는 뭐람???

요즘 자녀교육은 1차가 엄마의 정보력, 2차가 할아버지의 재력, 셋째가 아이의 실력이라는데 나는 1차와 2차는 전혀 도움을 못주고 있으니... 오직 자식들의 노력과 실력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니 답답할 수 밖에... 자식들의 실력과 노력이 제일 중요한데 세번째로 밀려버린 시대....

그래도 쌍둥이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로 열심히 노력하니 감사하기만 하다. 지난 금요일 학원 선생님들과의 면담에서 선생님들이 명이와 윤이는 틀린 점을 지적하고 혼내면 위축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며 분발하니 더 이쁘다는 말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그래 너희들도 이 애비처럼 어려움에 결코 굴하지 말고, 그것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꼭 이겨내길 바란다. 진정한 승리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여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어내는 사람이란다. 현재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엄마가 없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우리 한번 인생에서 꼭 승리해 보자꾸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오늘 학원 학부모 설명회가 열리고 있는데 아빠 어디세요?"
"응, 아빠 지금 충남 덕산인데..."
"덕산이요? 학원에 오려면 얼마나 더 걸리세요? 다른 특목고반 애들 엄마들은 다 오셨어요, 그럼 아빠는 못오세요?"
"응, 오늘 아빠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주최하는 선진기업복지제도 컨설턴트 양성과정 강의가 있어 아빠가 강의를 해야 하는데...오늘 참석은 어렵겠다. 미안해서 어쩌니?"
"괜찮아요. 오늘 오시면 교재 할인권을 준데요"
"중1 예비반 세미나는 지난 화요일이 아니었니?"
"화요일이 아니어도 되요. 오늘 오시면 좋은데..."
"정말 미안하구나..."

지난 목요일, 덕산스파캐슬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선진근로복지제도 컨설턴트 양성과정 세미나에서 강의를 막 마치자마자 막내인 재윤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원 학부모 세미나에 참석하라고....

아내의 빈자리까지 혼자서 1인 2역을 하려니 몸이 몇개라면 부족하다. 어린 쌍둥이들이 이런 애비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려나? 학원 학부모 설명회에 나가보면 아빠들은 몇명 되지 않고 대부분 엄마들이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멀쭘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강의나 세미나만 아니면 쌍둥이들을 위한 모임이나 세미나에는 항상 우선순위를 두고 잘 참석하는 편이지만 이번 경우는 공교롭게도 화요일은 미래예측 세미나와 목요일은 cfo아카데미 강의후에 곧장 덕산스파캐슬로 내려가 야간 근로복지공단 선진복지제도 컨설턴트 강의를 해야하는 일정과 겹쳐 참석할 수 없었다.

학원 학부모 세미나를 하는 말에는 자녀들이 쉬는 시간이면 세미나장을 와서 부모들이 왔나 확인을 하곤 한다. 별 것 아니지만 자식들은 세미나장에서 부모의 얼굴을 확인하면 괜히 어깨가 으쓱거려진다. 혹시 애비가 왔나 애비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두 녀석이 열심히 세미나장을 배회하였을, 그리고 애비 얼굴이 보이지 않자 실망하여 발길을 돌렸을 명이와 윤이 모습을 생각하니 미안해진다. 싱글대디로 직장일, 내 자기계발, 가정사, 자녀들의 일 모두를 두루두루 양립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갈수록 녹녹치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번주는 유난히도 힘든 한 주였다. 지난주 연이은 야근에 이어 월요일과 화요일 미래예측 세미나 야간교육 참석, 수요일 아버지의 감상선암 진료, 목요일과 금요일은 CFO아카데미 종일교육 진행, 목요일 덕산스파캐슬에서 진행된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복지제도 컨설턴트요원 양성과정 야간교육(19:30~21:00) 진행 등으로 금요일 교육을 마치고 집에 오니 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몸은 피곤해도 서울학원 3월분 학원비도 납부할 겸, 화요일 학부모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못해던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쌍둥이들 학원수업에 마치는 시간에 학원에를 들렀다. 다행히 수업이 끝난 오케이쌤과의 면담, 히틀러선생님과의 면담도 연이어 할 수 있었다. 히틀러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아버님, 혹시 재윤이 재명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던가요?"
"아뇨, 별 이야기 없었는데요"
"지난주에 학원이 영어선생님 닉네임 도용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어요"
"네?"
"한 학생이 영어선생님의 닉네임을 도용하여 채팅을 하면서 글쎄 선생님의 어투를 그대로 흉내내어 여러명의 학생들에게 토요일 수업이 없는데도 수업이 있다고 학원에 나오라고 한 거예요.
"..."
"실제 한 학생이 지난주 토요일 오후에 그 말을 믿고 학원에 나왔어요. 하도 황당해서 영어선생님이 그 학생을 추적해서 일주일만에 범인을 밝혀냈는데 글쎄 그 학생이 재윤이인 거예요"
"...."
"똑똑한 재윤이가 채팅방에서 닉네임을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어 그런 장난을 한거랍니다"
죄송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녀석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백마공원길 정자에서 앉아있던 고등학생들 중 한 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야, 저기 작년에 피씨방에서 게임하면서 서로 싸우던 녀석들이 지나간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의도적으로 딴청을 피우고.... 녀석들은 상황이 불리하면 꼭 탄청을 피운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조용히 말했다.
"너희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저기 고등학교 형을 아나?"
"작년에 PC방을 갔을 때 저 형이 우리 게임하는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우리 둘이 게임을 하다가 큰소리로 막 싸우니 저 형이 말려주었어요"

어휴 창피해~~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내가 먼저 훌쩍 하늘나라에 가버리고 난 이후 자연히 자식들 몸을 돌보고 살피는 일은 어느덧 고스란히 내 차지가 되어 버렸다. 목욕탕에 데리고 가거나 잠을 잘 때, 혹은 옷을 갈아 입힐 때면 녀석들 몸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 어느덧 몸에 배어버렸다. 요즘은 쌍둥이녀석들이 목욕탕을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매주마다 목욕탕에 데리고 갈려면 힘겨운 입씨름을 벌이거나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을 뺀다.

특히 요즘은 쌍둥이들이 부쩍 크는 시기라 성장이 무척 빠르다. 작년만 해도 같이 서면 키가 내 턱 밑이었는데 오늘은 재보니 키가 내 입술 아니 코 밑까지 자랐다. 이렇게 쑥쑥 자라는 자식들 모습에서 부모는 큰 보람을 느낀다. 아마도 자식이 자신의 분신이라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틀전 아침에 쌍둥이들을 깨우기 위해 발바닥을 안마하다보니 재윤이 발바닥에 피부가 벗져진 것 보니 직감적으로 무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헐~~ 쪼끄만 녀석에게 설마 무좀이...'하며 그냥 무심코 스쳐 지나갔는데 오늘 장모님께서 무좀약을 찿으신다. 재윤이가 무좀에 걸렸단다.

내가 작년 여름에 무좀에 걸려 한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직장에 구두를 신고 다녀야 하고 하루종일 구두를 신고 생활해야 하는데 무좀에 걸리면 고역 중의 고역이다. 그런데 나는 그리 심하지 않았고 1~2주 후에 곧장 나았다. 그때 마트에서 양조식초를 사다가 세숫대야에 붓고 발을 30분정도 담구었더니 곧바로 나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쌍둥이들이 그때 나를 얼마나 구박하며 내 곁에도 오려 하지도 않고 내가 신었던 화장실 신발도 피하고 다녔는데 그때 녀석에게 구박받았던 생각이 나서 "칠칠치 못한 녀석, 무좀에 걸리고 그러냐?"하며 핀잔을 주었더니 녀석 왈~

"아빠! 무좀도 유전되나 봐요~ 아빠도 무좀에 걸렸었는데 저도 아빠를 쏙 빼 닮았나봐요"
헐~~ 무좀도 유전이라고, 자기도 아빠를 닮아 무좀에 걸렸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우리 이쁜 막내 재윤이를 어떡한다~~그래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쁘다고, 무좀에 걸린 우리 막내 재윤이 이쁘기만 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올 설 세뱃돈 액수를 두고 고민에 쌓였다. 작년에 비해 지출규모가 늘어 요즘에는 가계운영이  벅차다. 우선은 재명 재윤이가 지난 10월부터 중학교 과정에 들어가면서 학원비가 많이 올랐다. 여기에 물가까지 덩달아 오르는 바람에 시장에 가기가 두렵고 내 지갑에서는 연일 찬바람이 분다.

지난 연말부터 명이 윤이는 세뱃돈을 거론하며 은근히 두둑한 세뱃돈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세뱃돈도 당연히 인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1월말부터는 대놓고 세뱃돈을 받아서 무얼 살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무언의 세뱃돈 인상 시위이자 압력으로 받아들여진다.

며칠전 중학생 아들을 둔 회사 여직원에게 세뱃돈으로 얼마를 주는지를 물으니 자기네 기준은 나이 곱하기 천원이란다. 속으로는 '아하~~ 참 합리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쌍둥이들에게 2만원을 주었는 올해는 갑자기 새로운 기준으로 나이당 1000원을 적용하여 14살이라고 14,000원을 준다면 세뱃돈이 깎이는데 과연 괜찮을까? 세뱃돈도 봉급장이의 급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주던 기준이 있는데 미치지 못하거나 동결이 되면 실망감이 크겠지. 그래서 세뱃돈도 나이나 자녀수, 지속적인 지급여력 등을 감안하여 신중히 책정해서 주어야 할 것 같다.

오늘 은연중에 앞으로 세뱃돈 기준으로 나이당 천원을 제시했더니 쌍둥이들이 한 목소리로 펄쩍 뛴다. "아빠! 작년에도 2만원이었는데 삭감이 말이 되세요. 더구나 올해는 우리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 해인데요. 저희는 아빠가 당연히 3만원으로 인상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쩝~~ 세뱃돈을 주는 것은 아빠인 나인데 지들이 맘대로 정해서 나에게 통보해~~ 그럼 쌍둥이들에게 3만원 주고나면 규, 민규, 지영이 처남댁 자식들은 5만원씩...그럼 자식들과 조카들 세뱃돈만 31만원.... 여기에 장모님과 시골 부모님까지 합하면....끙~~~

차라리 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나이도 먹지 않아 좋고, 세뱃돈 때문에 이렇게 고민할 이유도 없으니~~~그러나 자식들이나 어린 친척들에게 1년에 딱 한번 새배를 드리고 혹은 받으며 덕담을 나누며 세뱃돈을 드리고 줄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 아닌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2월 11일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백마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하늘도 녀석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는 듯 눈이 내려 온 대지를 하얗게 덮었다. 아내 없이 장모님과 큰애, 나 셋이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고 메꾸어가며 뒷바라지를 하여  녀석들이 무사히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감개무량하다.

회사에는 쌍둥이들 졸업식 때문에 늦는다고 양해를 구하고 녀석들 졸업식을 지켜보고 출근을 했다. 생각해보니 녀석들을 키우는데 많은 위가가 있었다.

첫째는 2005년 5월초 아내의 유방암 말기판정과 1년6개월의 투병생활이었다. 집안 식구들 관심이 온통 아내 투병생활로 집중되다보니 녀석들 뒷바라지는 뒷전이었다.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다니던 속셈학원도 끊었다. 녀석들이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때였으니 한참 손이 많이 가는 시기였다. 엄마의 투병생활과 헤어짐을 잘 견디어준 녀석들에게 감사한다.

둘째는 도벽이었다. 4학년 때부터 내 지갑과 장모님 지갑, 큰애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다. 특히 장모님 지갑은 감시가 소홀해서 자주 꺼내다 썼다. 내 지갑과 큰애 지갑은 금새 표시가 나니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 같다. 회초리를 들기도 했고, 파출소에 데리고 갈려고도 생각해 보았다. 결국은 녀석들을 믿고 기다려 주면서 용돈을 주기 시작하며 용돈관리를 시켰다. 한달 용돈으로 기본 만원, 성과급으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하면 15,000원, 반 1등은 만원, 과목당 100점은 2000원씩을 주었다. 거짓말처럼 도벽이 사라졌다.

셋째는 재명이의 왕따사건이었다. 4학년 1학기에 재명이 책가방 끈이 칼로 잘리고, 재명이 알림장에 '재수없는 새끼 죽어버려'라는 섬뜩한 글이 쓰여있는 것을 큰애가 발견하고 추궁해보니 학급 모둠친구 5명이 공부를 잘하는 재명이를 미워하며 수업시간에 왕따를 시키고 괴롭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함에 치가 떨렸으나 조용히 선생님께 재명이에게 들은 사실을 편지로 써서 보내드리고 알림장 노트에 쓰여진 글과 칼로 잘려린 가방을 선생님께 꼭 보여드리라고 하였다. 그 다음날 학년 회의가 소집되고 상담을 통해 재명이를 괴롭혔던 학생들이 밝혀지고, 괴롭혔던 5명의 아이들 엄마들이 학교로 호출되고 5명의 친구들도 재명이에게 사과하고 부모들은 재명이에게 가방까지 새로 사주며 수습이 되었다. 재명이의 바람대로 모둠을 옮기도 예전의 밝은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모둠에서 재명이를 제일 괴롭히고 칼로 가방끈을 잘라버리라고 시켰던 학생이 여학생이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넷째는 PC방 출입사건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나쁜 손버릇으로 생긴 돈을 가지고 PC방을 들락거렸다. 자연히 학교나 학원성적은 엉망이 되어 갔다. 큰애랑 상의한 끝에 집에 있는 PC를 조립하여 게임을 갈아주고 숙제를 마치면 하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 이후 도벽습관도 없어지고 PC방 출입도  줄면서 학교와 학원 성적도 오르기 시작햇다. 간혹 재명이 담임선생님께서 알림장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PC방 출입사실을 알려주어 적절히 대처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특히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고통을 극복하고 맞이한 쌍둥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기에 더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장모님과 큰애, 학교 담임선생님과 영재반 강종구선생님, 서울학원 선생님들, 아내의 빈자리를 많이 채워주신 처형과 지영이 민규, 한소망교회 청소년부 신종녀선생님과 늘 기도를 아끼지 않으신 정성진집사님과 김수희권사님,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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