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들이 요즘 부쩍 다툼이 잦아졌다.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만 감당해야하는 나와 장모님은 너무 힘들다.

# 사례1

지난 토요일에도 농협하마로마트 시장을 다녀오면서 서로 가벼운 것을 들었다고 시비가 붙더니 고성이 높아지고 밀치더니 급기야 재윤이가 공구함에서 장도리를 들고 나와서는 재명이 자전거 바구니를 내리쳐서 망가뜨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냥 웃어넘길 사항이 아니다싶어 두녀석 모두 회초리로 엉덩이를 맞았다. 재명이는 10대, 재윤이는 15대...  

# 사례2

어제는 늦은 밤 재윤이가 재명이 의자에 쥬스를 흘렸고, 빨리 닦으라는 재명이 재촉에도 늦장을 부리다 둘이 고성이 높아지고 다툼이 일고 두 녀석 모두 등짝을 몇대씩 맞고 잤다.

# 사례3

집에서 PC게임을 하다가 서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않아 자주 다툼으로 연결된다. 원인 제공은 항상 재윤이 녀석이다. 그런데 꼭 맞는 것은 재명이니... 승부욕이 강한 재윤이는 먼저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을 잘 어긴다. 5분만 더, 3분만 더.. 하며 비키라고 해도 하지 않다가 재명이와 언쟁이 벌어진다. 싸우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예 게임을 못하게 만들어버리고, 게임을 못하게 된 재명이는 씩씩대며 분풀이를 하느라 신경질을 부리고 나에게 반항하는 것으로 비쳐져 야단맞는다.

# 사례4

학교와 학원에서 일어난 일을 가족에게 고자질 한다. 그러면 당한 녀석은 또 전에 있었던 일을 폭로하고 두 녀석 감정이 상하여 언성이 높아지고 언쟁으로 연결된다.... 결국은 두녀석 모두 나에게 혼나는 것으로 끝난다.

다툼은 결국 혼나는 것으로 끝나는 줄 알면서서 감정 절제를 하지 못한다. 조금만 더 참고 용서하면 될텐데... 지나친 경쟁심이 문제의 근원이다. 조금만 더 사랑과 지혜가 있으면 야단을 맞지도 않고 사랑받을 귀여운 녀석들인데...그러니까 아직도 철부지겠지. 지금은 큰애가 있어 어느 정도 정리를 해주지만 곧 큰애가 군입대를 하면 갈수록 억세어져 가는 두 녀석을 어찌 다루어져 할지 걱정이 앞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지난 6월말에 퇴직하신 선배님 한 분을 만나뵈었다. 대학을 다닐 때 사법고시에 1, 2차에는 합격을 하였으나 최종 3차시험(면접)에서 운동권 시위전력이 있어 탈락하였다가 소송을 제기하여 작년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하여 올해 회사 정년퇴직을 4개월 앞둔 지난 3월초에 회사를 휴직하고 뒤늦게 사법연수원에 입교하여 공부를 하고 계신다. 이미 지난 6월말에는 정년퇴직을 하셨다.

손에서 법전을 놓은지가 30년이 넘어 공부하기도 힘들다고 하시며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자식뻘되는 새파란 후배들과 함께 공부를 하려니 힘이 든다고 하신다. 내 근황을 이것 저것 물으시기에 아내와의 사별, 장모님을 모시고 쌍둥이들을 키우는 생활, 사내근로복지기금 분야의 활동,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등 두 권의 전문도서를 저술한 이야기들을 대충 설명을 하니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매우 미안해 하시며 또 대견해 하신다.

"보통 사람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얼굴에 오만상을 다 찡그리고 다니는데 후배님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표정이 밝고 열심히 희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고 마음이 놓이네. 특히 남들이 갖지 못한 사내근로복지기금이라는 전문분야를 혼자 노력으로 개척하여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한 것은 높이 사고 싶구먼. 후배님 정말 잘하셨네~" 하시며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해 주신다.

그리고 전문도서 책을 내려면 출판기금을 활용하면 다소간의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알아보고 해당이 되면 꼭 지원을 받으라고 하신다. 일을 마치고 헤어지면서 괜찮다고 굳이 사양하는 내 손을 꼭 붙잡으시며 지금처럼 밝고 열심히 사라고 당부하시며 내 바지 주머니에 꼬깃꼬깃 3만원을 넣어주신다. 쌍둥이들 과자라도 사주라고....

흐미~~ 지난달 회사를 퇴직하여 주머니 사정도 어려우실텐데 이 후배까지 챙기시다니...눈물이 핑 돈다. 내 더 열심히 살아야지!!!!

김승훈

'김승훈의열정과도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이 있어 행복하다.  (0) 2010.07.22
지금 내가 흘리는 땀이 기쁨의 눈물이 되길...  (0) 2010.07.15
일 열심히 하라는 신호  (0) 2010.07.01
다 지나가리라~~~  (0) 2010.06.25
어떤 선택  (0) 2010.06.21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베란다에 가보세요. 이상한 냄새가 나요?"
"옆집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나 봐요. 그 연기가 우리집으로 와요"
"복도에도 담배 냄새가 나서 나가기 싫어요"

야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쌍둥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베란다와 복도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옆 집에 냄새가 흘러가니 배란다나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고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있었나 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녀석들에게 목에 힘 주며 이야기한다.
"너희는 아빠가 담배를 안피우니 행복하지?"
"네, 저희도 커서 담배는 절대 안피울래요"

보건복지부가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2008년 12월 40.9%였던 성인남녀 흡연율이 2009년 6월 41.1%, 올해 상반기에는 42.6%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흡연율이 놀랍고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자식들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노력하는 것 두번째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첫번째는 열정과도전의식이다. 할아버지도 담배를 피우셨고, 아버지도 지금 담배를 피우신다. 동생들도 모두 담배를 피우고 우리 형제들 중에 나만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체인스모커이셨다. 어릴때 지켜보면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면 10초도 지나지 않아 곧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셨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코에서 느껴지는 것이 담배냄새였고 잠을 자면서도 담배연기를 맡으며 잠이 들었다. 어릴 때 살던 집은 초가집이라서 통풍이 잘 되어 할아버지께서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우셔도 금새 공기가 순환되곤 했다. 담배냄새가 싫어 나는 어른이 되어도 절대 담배는 피지 않으리라 나와 약속을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지께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담배만은 끊기 어렵구나"하시며 계속 피우셨다. 결국 할아버지는 내가 대학 1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내 손을 꼬옥 잡고 유언을 하셨다.
"승훈아~ 너는 담배는 배우지 말거라"
"네! 할아버지. 저는 담배는 배우지도 않고 피지도 않을께요"

중.고등학교, 대학교 계속 자취생활과 학군단생활, 군에서 ROTC 장교생활을 하면서 담배를 배우고 피우려면 얼마든지 기회가 많았지만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 할아버지와의 악속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ROTC소대장시절에는 소대원들과 면담시간에 대화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를 권하면서 나도 잠시 뻐끔담배를 몇번 피워보았지만 면담시간이 끝나면 담배는 입에 대지를 않았다.

결국 담배 피우기는 자신의 의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담배를 피웠으면 쌍둥이들은 내가 옆에 가는 것도 피해 도망다니느라 지금처럼 잦은 스킨십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들, 후손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좋은 유산과 가풍을 나로부터 시작해 계속 물려주고 싶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이리 와서 누워봐요. 내가 머드팩 해줄께"
"남자 무슨 머드팩??? 싫어"

"내가 오이팩 해줄까?"
"에이, 나 시간없어~~"

오늘 거울을 보니
거울 속 내 얼굴이 부석부석하고
머리카락 또한 부쩍 희어지고 많이 빠진 것 같다,
'아내가 머드팩, 오이팩 해준다고 할 때 그때가 행복했지'


# 두~울

하루 네번씩, 1회에 덱사라는 진통제를 7개씩 복용한다.
한끼 식사랑보다 더 많은 양의 진통제를 먹으며
하루 하루를 버틴다.

깊은 밤, 병상 옆에서 쪽 잠을 자는 나를
깨우지 않으려고 시도하다가 나에게 들킨다.
그러면 나는 막 나무란다.
"화장실 가려면 나를 깨우라고 했잖아~~
그러다 넘어지면 다리 부러진단말야.
항암제를 맞느라 가득이나 약한 다리인데~~"

비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퇴근후 국립암센터 유방암 병동으로 달려가
병실에 누워있는 아내 곁에서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며,
그날 집과 학교에서 쌍둥이들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잘거리며
긴장을 풀지 못하고 쪽잠을 자던 그때가 행복했지'


# 세~엣

하루종일 우울한 병실에 누워있을 아내를 생각하서
기분전환을 시켜주기 위해 강의 때 써먹던
유머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6인실 병실 안이 잠시나마 웃음이 넘쳐났다.
내가 퇴근하고 가면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 없는냐고
병실내 환자들이 은근히 기대를 했다.
대부분 아줌들이라 찐~한 Y담을 더 좋아했다.

지금은 모두들 퇴근하고 텅빈 사무실에
나 혼자 남아 밀린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제는 혼자라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병상에 있던 아내를 위해 매일 인터넷을 뒤지며
유머를 찿던 그때가 행복했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이야기 하나

재명 : "아빠~ 쵸코렛 사주세요"
나 : "아빠! 돈 없다"
재윤 : "아빠가 요즘 돈이 없으셔..형도 알면서~ 집에 가면 냉장고 안에 아직 남아 있잖아..."

녀석들이 이번에 치른 기말고사 성적이 별로 신통치 않은 것 같다. 지난 중간고사 때는 쵸코렛을 먹으면 뇌가 잘 돌아가 시험을 잘 치른다기에 사주었는데 이번에는 자린고비 생활을 하느라 사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휴~~ 이럴 줄 알았으면 시험을 보기 전 날 재명이가 쵸코렛을 사달라고 할 때 아무 말 말고 그냥 사줄껄~~


# 이야기 둘
 
"쵸코렛 사줄까?"
"쵸코렛은 무슨~~ 됐어요"

'됐다'는 소리에 나는 그녀가 그런 세상의 약팍한 상술에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화이트데이 때 사랑하는 여인에게 쵸코렛을 선물하지 않았다. 그러나 '됐어요'라는 말이 '그래도 당신이 사주면 당근 받을 수도 있죠'는 완곡한 표현이라는 걸 그녀를 떠나보내고야 알았다.
휴~~ 바보!!! 그녀가 '됐어요'라고 말을 해도 사주었어야 했는데....


# 이야기 셋

'후회를 남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어린애가 밥을 먹으며 밥풀을 흘리듯 늘 후회를 남기며 사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변해가고 싶다.

"쵸코렛 사주세요"
"그래? 그럼 먹고 싶은만큼 골라라"

"쵸코렛 사줄까요?"
"됐어요"
"그래도 당신에게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전해야 내 맘이 편해요. 받아요"

ㅋㅋㅋ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월요일, 모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와 조합측 관계자들과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다. 그 회사의 13년간 숙원사업이었던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을 단 8일만에 마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에 도움을 주어 감사의 의미로 마련된 자리였다.

요즘에는 가급적 술약속을 하지 않는다. 내 나이 50을 넘다보니 이제 나에게는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가야할 시간이 더 적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소중하고 물릴 수 없는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과의 자리는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석을 하는 편이다. 실무에서 일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의 생생한 현장경험과 애로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등 우군이 되어주어야 기금실무자들이 하는 일에 대해 만족도가 높아지고 기금제도에 애정을 갖게 되고 기금제도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식사장소는 일식집, 내 돈으로는 가기 어려운 곳이다. 그날도 소폭에 폭탄주를 겯들여 한참을 마신 것 같다. 우라나라 술 문화는 섞는 문화이다. 술도 맥주와 소주, 양주 등 몇가지 술을 섞어야 하고, 술잔도 서로 돌려야 한다. 노조관계자와 술을 마시면 그 날은 각오를 하고 나가야 한다.

밤 9시 45분, 1차로 자리를 마치고 여의도백화점을 빠져나와 일산행 버스를 타기 위해 시내버스에 올라탄다. 쌍둥이들이 기말고사가 끝났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니 애비가 자식들 얼굴은 보고 재워야지.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그것도 폭탄주를 대여섯잔을 마셨더니 취기가 올라온다. 술도 자주 마셔야 느는데, 마시지를 않으니 요즘은 한두잔에도 곧 취기가 올라온다. 돈이 없으면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법, 주머니 사정이 허락되면 택시를 타고 빨리 귀가하고 싶었지만 요즘은 최악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지. 영등포역에서 내려 일산행 870번 좌석버스에 몸을 싣는다. 영등포역에서 순환하는 곳이니 자리는 넉넉하다. 당산역까지 가면서 버스안은 승객들로 꽉 찬다.

당산역을 마지막으로 버스는 고양시까지는 논스톱이다. 고양시에 들어서자마자 이제는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행주산성 입구, 화원 앞을 지나 능곡 기차역과 능곡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이 버스도 어쩜 우리네 삶의 모습과 똑같을까?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집착, 욕망, 꿈 등을 하나 둘씩 내려놓기 시작한다. 젊었을 때는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넘쳐나던 혈기도, 기개도, 꿈도 시간이 지나면서 버거움과 포기로 이어진다. 이상과 현실이라는 괴리감을 깨닫고 현실에 적응해 가면서 '어쩔 수 없었노라고', '운이 따르지 않았노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포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내 옆자리에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자던 청년도 목화연립 앞에 이르자 벌떡 일어나 내린다. 그리도 곤히 자던 청년이 자기 내릴 정류장 앞에서는 정확히 깨서 내리는 그 의지가 너무 신기하다~ 삼화연립 앞에서는 경의선 열차 통과때문에 한참을 서 있다. 그렇지 삶에서도 내 의지는 반하여 기다리고 뜻을 접어야 할 때가 있었지. 아무리 살아보려고 발버둥쳐도 일이 풀리지 않고, 아내를 살려보려고, 효능좋은 항암제를 써보고 싶어도 이미 신용불량 상태에 빠져 돈을 구할 수가 없어 가슴을 치던 때가 있었지.

삼성당과 섬말다리, 신주택입구, 화훼단지는 내리는 승객이 없어 그냥 통과한다. 어느새 일산병원...일산병원 맨 윗층에는 생을 마감하는 말기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이 있다. 아내도 2006년 10월 31일부터 11월 10일까지 그 곳에 입원하여 이 세상에서 마지막을 보냈다. 눈을 감기 5일전까지도 재활을 꿈꾸며 재활시설을 둘러보았었지...나처럼 지칠줄 모르는 열정을 지녔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유방암말기 판정을 받고서도 포기라는 단어를 비웃으며 눈을 감기 3일전까지도 희망을 품고 살았던 당찬 여인이었다. 그런 열정과 도전이라는 공통점이 우리를 부부로 엮어주었겠지.

일산병원부터는 출입구가 붐빈다. 내가 내리는 마두1동사무소에서 한 무리의 승객이 내리고 나니 이제 버스 안 좌석은 3분의 2가 비어 있다. 버스는 남은 승객마저도 모두 내려주고 차고지로 들어가 나처럼 내일을 기약하며 하루의 고단한 삶을 마치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나 : "외국으로 도망가고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자고 했지?"
재명 : "그랬군요"
나 : "엄마가 너희 쌍둥이를 잘 키워달라고 아빠에게 유연으로 부탁했지만, 너희를 훌륭한 리더로 키우는 것도 아빠에게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란다"
재윤 : "...."
나 : "너희가 훌륭한 의사와 수의사가 되어 암을 고치고, 사람과 동물을 치료하며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준다면 아빠도 너희를 키운 보람이 클거야. 아빠의 땀과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 가문에서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구나"

녀석들이 귀를 쫑긋하며 듣고 있다.

나 : "아빠도 꿈이 있단다. 너희를 훌륭히 키워 사회에 내보내고, 한글문화재단을 세워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자산인 한글과 전통문화를 계승할전시키는 곳에 기부를 하고 싶구나.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밤 늦도록 글을 쓰고 책을 쓰고, 강의원고를 쓰고 있단다. 10년후 아빠는 아주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거야. 10년후 너희 쌍둥이들 모습은 어떨까?"
재윤 : "대학생?"
재명 : "아냐~ 군인이 되어 있을 거야. 수의학과도 군의관이 될 수 있어요?"
나 : "글쎄다. 아마 그렇지 않을까? 공부를 아주 잘하면 병역특례제도라는 것도 있단다"
재명 : "그게 뭐예요?
나 : "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은 국가가 정한 기관이나 연구소에서 근무하면 군복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란다. 그리고 기술이 계속 발전해가니 사람의 노동력을 로봇이나 낮은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대체하는 시대가 곧 온단다. 10년후에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될 수도 있고, 미국처럼 돈을 받으며 군복무를 할 수도 있겠지. 요즘 학생들이 알바를 하면 하루 얼마를 받지?"
재윤 : "시간당 4000원이요"
재명 : "하루 8만원이요"
나 : "하루 쉬지않고 20시간을 어떻게 일하니? 보통은 3교대이니 8시간 일을 한다면 하루 32,000원이지. 그런데 아빠가 듣는 강의에서 어느 교수님은 시간당 200만원을 받는 사람들이 있단다."
재명 : "그렇게나 많이요?"
나 : "지난 토요일에 갔던 세미나에서 어느 강사는 연봉이 몇백만달러라던데...연봉이 300만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일까?"
재명 : "약 36억원이요"
나 : "그럼 그런 사람들은 일주일에 5일간 일한다고 치면 하루 얼마씩 벌겠니?"
재명 ; "천4백만원이요"
나 : "그래~ 똑같은 사람인데, 어느 사람은 일당으로 천4백만원을 받고, 어느 사람은 32,000원을 받으니 세상이 불공평하지?"
재명 : "네"
나 : "그것이 준비와 집중, 그리고 노력의 차이란다. 이왕 하려면 즐기면서 하고 꿈을 크게 가지고 살며 최고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이번 기말고사처럼 준비와 노력을 하지 않으니 좋은 결과 또한 나오지를 않지.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간 사람들이란다. 너희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너희에게 재물이 아닌 열정과 도전이라는 정신적인 자산을 꼭 주고 싶구나. 그리고 아빠는 항상 시나리오를 세우며 살고 있단다"
재명 : "시나리오요? 그게 뭐예요?"
나 : "응, 일을 계획하면서 가장 일어날 일이 높은 긍정적인 미래 하나, 보통 하나, 부정적인 미래, 가장 최악의 상황을 각각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거지. 평소 회사에 화재가 발생시 행동요령이나 대비책이 준비되어 있고 훈련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그 계획대로 신속히 움직여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 그러나 그런 계획이 없는 회사는 우왕좌왕하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며 큰 피해를 입을거야. 이처럼 평소에 아빠도 하고 있는 일이나 생활에서 닥칠 일들을 미리 예상하여 그에 대비한 대비책을 상황별로 세워놓는 거지. 그리고 시나리오는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해갈 때마다 최적의 방법으로 끊임없이 수정을 해가는 거지. 우리 가족 중에  중병이 걸릴 경우, 아빠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될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아빠는 보험도 들고, 글도 쓰고, 책도 쓰며 미리 준비하는 거란다. 자라면서 꿈이 변하는 것도 이렇게 상황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아빠에게 미안해 할 일이 아니란다. 이렇게 하면 시간을 더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단다. 아빠는 꿈을 생각하면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내일이 기다려진단다"

꿈이야기를 하다보니 늦은 밤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내일부터 쌍둥이들을 지켜 볼 것이다. 매일 매일 한가지씩이라도 바뀌고 변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기말고사도 끝났고, 주일예배를 마치고 잡을 자기 전에 모처럼 시간이 나서 쌍둥이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마침 한소망교회 유영모담임목사님 설교내용 중에 '잠을 자는 자는 꿈만 꾸게 되고, 꿈을 꾸는 자는 성공하게 된다'라는 대목이 있어 한번 녀석들의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쌍둥이들의 꿈은 재명이는 서울대총장, 재윤이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었다. 이러한 꿈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나 : "재명이의 꿈은 무어니?"
재명 :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수의학과에 가는 건데요!"
나 : "수의학과보다는 수의사겠지?"
재명 : "네"
나 : "그럼 우리 재윤이는?"
재윤 : "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나 : "꿈이 바뀌었네? 왜 꿈을 바꾸었지?"
재윤 : "엄마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셨잖아요? 그래서 엄마를 돌아가시게 한 암을 연구해서 치료해보고 싶어요"
나 : "...."

갑자기 목이 맨다. 엄마를 유난히 따랐던 우리 막내 재윤이가 엄마를 끔찍히도 생각하고 있고, 엄마를 잊지 못하고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구나... 엄마의 유방암투병생활과 사별을 지켜보며 녀석이 참 많이 힘들어했구나, 그리고 그동안의 꿈을 바꾸면서 나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 얼마나 힘들어 했을까? 애비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구나...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내가 말했다.

나 : "음~ 재윤이 생각이 아주 기특하구나. 그래 그렇게 하려무나. 그리고 재명이도 엄마가 많이 기대했던 황우석 박사님이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이셨단다.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암환자들을 위한 항암제나 인공장기 등을 연구하여 치료해줄 것으로 많이 기대를 했었지. 그래 이쁜 애완동물이 죽는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복제해서 만들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의학발전에도 활용하면 불치병도 고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재명 : "네"
나 : "그리고 이왕 하려면 세계에서 최고가 되려무나. 그리고 이왕이면 꿈은 크게 가지고.... 아빠에게도 소중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많은 어려움도 이겨내고 있잖니? 2004년에 엄마가 너무 힘들다고 이민을 가자고 아빠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단다"
재명 : "이민을요?"
나 : "응~ 이민..."
재명 : "어디로요"
나 : 저기 유럽지역...사람들이 찿지 못하는 곳으로..."
재명 : "우즈베키스탄 같은데요?"
나 : "응 그런 지역~ 그런데 아빠가 반대했지. 살아도 우리나라에서 살고, 죽어도 우리나라에서 죽고 싶다고...우리나라를 떠나 잘 산다는 보장도 없잖니? 그리고 한번 나가면 다시는 우리나라에 돌아오기도 어렵고 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겠니?"
(2부에 계속)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이번 기말고사에서 미술시험을 망쳤어요"
"아빠! 아빠는 학교 다닐 때 음악 잘 하셨어요?
"음악??? 글쎄다. 점수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는데?"
"이번 기말고사에서 음악 시험을 망쳤어요. 저도 아빠를 닮았나봐요~~ 음악이 무지 약해요. 음악에서 평균 점수를 많이 까먹어요"

헐~~ 못하면 조상탓이라고, 지가 공부를 안해놓고 괜히 아빠 탓을 하기는...
하긴 다른 애들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학원이다, 미술학원이다 , 태권도학원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 정신없이 여기저기 학원에 끌려다닐 때 우리 쌍둥이들은 그런 곳 근처에도 가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보낼 재정적인 여건이 되지를 못했다. 그러고 보니 애비 탓이 크네....아내가 음악은 별로였다. 아내는 생전에 나에게 "내가 술을 마실 줄 알고, 노래를 잘 했다면 당신을 만나지 않았을거야~" 하며 나를 약올리곤 했다.

그나저나 녀석들 기말고사 시험과목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시험과목이 수요일에 세과목, 목요일에 세과목, 금요일에도 세과목, 토요일에는 두과목, 총 11개과목이다. 녀석들이 이번주에는 매일 밤 늦도록 시험공부한다고 긴장을 하고, 잠을 설치는 바람에 두녀석 모두 얼굴이 헬쓱해졌다.

전인교육도 좋지만 중학교 1학년에게 이 많은 과목을 이렇게까지 공부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교육일까? 아예 예체능을 중학교과정부터 분리시키면 안될까? 주입식 교육으로 달달 잘 외운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지금의 단순 입시위주 교육체제하에서는 자칫 판박이와 같이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양산해내는 건 아닌지? 과목수를 줄이되 창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의 질을 심화시키면 안될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어제도 두녀석 모두 지난 시험 결과를 자책하며 자꾸 아쉬워하기에 과거는 이미 지난 일이니 잊고 뒤롤 돌아볼 시간이 있으면 당장 내일 시험 볼 과목이나 한번 더 읽어보라고 다독였다. 과거는 지나가 버린 것 아닌가? 다시 오지않을 과거에 속상하느니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내 삶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밤 9시 30분,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데 재명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오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은 독서실에서 그만 공부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 잠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 공부할래요"
"그래라~ 피곤하면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려무나"
"아빠, 그럼 새벽 3시에 저 깨워주세요"
"뭐?? 새벽 3시, 그러면 아빠더러 그때까지 잠을 자지 말고 있으라고??? 야~ 너무 심하다야"
"저, 그때 일어나서 공부하려고요"
"그러지말고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자면 되잖아?"
"알았어요"

어제 기말고사 첫날 시험성적이 기대보다 그다지 썩 좋지는 않았는지 두 녀석 모두 바짝 긴장이 되어있다. 윤이는 친구들과 그룹스터디를 한다고 친구집에서 늦게가지 공부하느라 집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밤 1시까지 윤이를 기다리다 잠자리에 든다.

새벽 3시, 자명종과 휴대폰 알람이 동시에 울려대니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도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자는 명이를 깨워 거실로 보내놓고 잠을 청하려니 잠이 오지를 않는다. 뒤척뒤척하다 겨우 한시간정도 잠을 잤나, 거실에서 명이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가보니 오늘 시험이 국어, 미술, 정보처리 세과목인데 시간이 쫓겨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질질 짜고 울고 있다. '으이그 속 터져~' 정보처리는 지난번 학부모 참관수업을 가서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을 40분 듣다보니 대충 요점을 잡을 수 있어 교재를 가져오라고 하여 요약정리를 해주었더니 미술 참고서까지 가져와 요점점리를 해달란다.

'헐~~ 할 수 없지' 35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대충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찍어 정리를 해주었더니 그제서야 얼굴이 펴진다. 하긴 미술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론이 변한 것이 없으니까~~ 이번에는 또 국어참고서를 가져온다. '야~~ 이건 아니지~' 국어는 기초가 있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일이십분만에 외워서 될 사항이냐구??? 지 어미나 애비는 학교다닐 때 국어는 항상 만점이었는데 쌍둥이들은 두 녀석 모두 국어에서 점수를 까먹으니 이건 무슨 법칙이람~~

그나저나 결과가 좋게 나와야 요약정리를 해준 애비 체면도 설텐데...쩝~~~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