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베란다에 가보세요. 이상한 냄새가 나요?"
"옆집에서 누가 담배를 피우나 봐요. 그 연기가 우리집으로 와요"
"복도에도 담배 냄새가 나서 나가기 싫어요"

야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쌍둥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베란다와 복도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옆 집에 냄새가 흘러가니 배란다나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고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있었나 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녀석들에게 목에 힘 주며 이야기한다.
"너희는 아빠가 담배를 안피우니 행복하지?"
"네, 저희도 커서 담배는 절대 안피울래요"

보건복지부가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2008년 12월 40.9%였던 성인남녀 흡연율이 2009년 6월 41.1%, 올해 상반기에는 42.6%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흡연율이 놀랍고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자식들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주고자 노력하는 것 두번째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첫번째는 열정과도전의식이다. 할아버지도 담배를 피우셨고, 아버지도 지금 담배를 피우신다. 동생들도 모두 담배를 피우고 우리 형제들 중에 나만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체인스모커이셨다. 어릴때 지켜보면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면 10초도 지나지 않아 곧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셨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코에서 느껴지는 것이 담배냄새였고 잠을 자면서도 담배연기를 맡으며 잠이 들었다. 어릴 때 살던 집은 초가집이라서 통풍이 잘 되어 할아버지께서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우셔도 금새 공기가 순환되곤 했다. 담배냄새가 싫어 나는 어른이 되어도 절대 담배는 피지 않으리라 나와 약속을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지께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담배만은 끊기 어렵구나"하시며 계속 피우셨다. 결국 할아버지는 내가 대학 1학년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내 손을 꼬옥 잡고 유언을 하셨다.
"승훈아~ 너는 담배는 배우지 말거라"
"네! 할아버지. 저는 담배는 배우지도 않고 피지도 않을께요"

중.고등학교, 대학교 계속 자취생활과 학군단생활, 군에서 ROTC 장교생활을 하면서 담배를 배우고 피우려면 얼마든지 기회가 많았지만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 할아버지와의 악속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ROTC소대장시절에는 소대원들과 면담시간에 대화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를 권하면서 나도 잠시 뻐끔담배를 몇번 피워보았지만 면담시간이 끝나면 담배는 입에 대지를 않았다.

결국 담배 피우기는 자신의 의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담배를 피웠으면 쌍둥이들은 내가 옆에 가는 것도 피해 도망다니느라 지금처럼 잦은 스킨십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담배는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들, 후손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좋은 유산과 가풍을 나로부터 시작해 계속 물려주고 싶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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