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데스크탑 컴이 고장난지 어언 3주, 시간이 흐를수록 큰애의 공백이 너무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함께 지낼 때에는 고마움과 소중함을 간과하기 쉬운데  막상 떨어져 지내보면 그제서야 소중함을 알게 되듯이 큰애가 입대하기 전에는 우리집 컴은 큰애가 다 알아서 고쳐주고 수리를 해주어 불편함이 없었는데 지금은 큰애의 없으니 당장 컴이 고장나도 꼼짝없이 AS기사를 불러야 하니 큰애 손길이 너무도 아쉽다.

쌍둥이들이 이상한 게임에 들어가 악성코드를 마구마구 달고와도 큰애가 만지면 금방 고쳐지곤 했다. 큰애 손은 마치 마법사의 손과 같았다. 그런 큰애가 군입대를 하고나서 체 한달이 가기 전에 컴이 이상증상을 보여 학원에 계약된 컴기사를 불러 수리를 의뢰하니 컴 내부부품에 이상이 있단다. 큰애가 있을 때는 멀쩡했던 컴이었는데, 할 수 없이 기사가 시키는대로 포맷을 했더니, 헐~~ 컴이 딱 서버렸다. 이를 어쩐담? 큰애는 내년 1월에나 첫 휴가를 나온다는데....

쌍둥이들은 수학 온라인 숙제를 하려면 컴을 수리해야 한다고 매일 난리치고, 할 수 없이 내가 전에 쓰던 넷북을 꺼내주었다. 넷북이란게 용량의 한계가 있어 왠만한 PC게임은 설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PC게임은 언감생심 욕심부리지 말고 영어숙제만 하라고 준 것인데....

그런데 그 넷북이 두 녀석 싸움의 화근이 될 줄이야~~ 일주일간 매일 서로 하겠다고 입씨름을 하더니 급기야 어제는 두 녀석 모두 그동안 쌓였던 서운한 감정이 폭발했는지 고성이 오간다. 상호 합의하에 30분씩 사용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약삭빠른 막내 윤이 녀석이 글쎄 컴 내부 시간까지 고쳐가며 시간을 어겨버렸다. 눈치 빠른 명이가 그걸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이내 고성이 오가고 내가 중재에 나섰지만 두 녀석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30분간이나 팽팽하게 대립하자 나도 화가 났다.
"너희 둘, 가족이고, 형제 맞어?"
"윤이가 약속을 안지켜요! 몰래 컴 시간까지 고쳐놓고 속이잖아요"
"윤이, 너 왜그랬어? 아빠가 늘 정직하게 살라고 했잖아? 계속 넷북을 사용하고 싶으면 서로 화해하고 협상을 해서 그 결과를 아빠에게 알려줘. 그동안은 넷북 쓰지마!"

두 녀석에게 협상을 맡겼더니 이내 30초도 되지 않아 다시 고성이 오간다. 안되겠다 오늘은 뭔가 특단의 수를 써야지. 컵에 장뇌삼주(30도 소주로 담아 무지 진해서 반잔이면 소주 한병 마신 것과 같다)를 반쯤 따라서 안방으로 들어가며 두녀석들을 불러들인다. 속상한 마음에 술을 단숨에 다 마셨더니 속에서는 불이 나는 것 같고 얼굴은 화끈거린다.(이렇게 홧김에 장뇌삼주를 들이킨게 벌써 몇번째인가???)

"명아윤아~ 아빠는 지금 너희들이 아니어도 많이 힘들거든. 하늘이 엄마에게 말기암을 주고, 엄마를 데려가고, 가장 힘들 때 너희 쌍둥이를 그것도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일주일전에 선물로 준 것이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하필이면 왜 아빠에게 이런 힘든 고난을 주느냐고 원망도 많이 했단다. 시간이 흐르면서 너희를 아빠에게 맡긴 것은 무언가 뜻이 있을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엄마가 유방암 투병 중일 때 아빠는 기도를 했지. 아빠와 엄마 중에 꼭 한사람을 데려가야 한다면 더 강한 사람을 세상에 남겨달라고... 왜냐하면 남아있는 사람이 해야할 역할이 너무 힘들었거든. 너희도 키워야 하고 빚도 갚아야 하고, 할머니도 모셔야 하고...."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너희를 3년 10개월동안 키우면서 너희를 큰 리더로 키우라고, 그동안 아빠에게 그 숱한 고난을 주며 아빠를 단련시켰구나 그것도 네번씩이나 죽음의 일보직전에서 아빠를 구해주었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면서 힘들어도 너희를 꼭 잘 키워야겠구나 다짐하며 살고 있단다. 너희는 지금 서로를 죽도록 미워하며 함께 형제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며 살고 있지만 실은 서로 양보하며 도우며 살아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단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서로 좁고 불편하다고 불평하고 발로 차고 싸웠더라면 아마 너희 둘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중간에 죽었을거야. 서로 양보하고 엄마 영양분도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기 때문에 엄마 몸도 건강하게, 너희도 무사히 태어나 이 세상 구경을 할 수 있었지"

"그리고 막내 윤이 너는 네가 힘이 세고 체격이 크다고 명이 형을 자꾸 때리는데 절대 그래서는 안돼! 윤이 너는 태어날 때 3.25킬로, 명이형은 2.75킬로였어. 명이형에게 갈 영양분을 네가 더 많이 먹는 바람에 명이 형이 덜 자랐고 그래서 명이 형은 태어나자마자 일주일이나 인큐베이터 안에 들어가야 했어. 윤이 너는 살면서 명이 형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져야 해. 쌍둥이형제는 서로 자기만 편하고 잘 살려고 하면 둘 다 위험에 처해지게 되어 있단다. 앞으로는 서로 아껴주고 양보해주며 힘을 합쳐서 살아야만 리더로 자랄 수 있단다. 아빠 희망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구나! 아빠랑 약속할 수 있겠니?"

모처럼 세 식구가 밤 늦은 시간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화해를 하며 손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올린다. 그래~ 이것도 녀석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겠지. 지난 앙금을 털고 환하게 웃는 쌍둥이들의 얼굴에서 나는 희망을 발견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젯밤, 쌍둥이들이 늦게 들어온 비밀이 풀렸다. 그것도 자발적이 아닌 타의에 의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녀석들과의 마음의 골이 깊어져 가는 것 같아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침 녀석들을 학교에 보내고 7시 30분, 간편한 복장으로 호수공원으로 출발하여 두바퀴를 돌고 정발산까지 올라서 집에 오니 12시 15분. 온 몸이 땀으로 멱을 감듯 하며 처음으로 땀을 많이 흘렸다. 목을 축이고 재명이 자전거를 수리해주기 위해 집을 나선다. 뒷 바퀴 타이어가 펑크나고 브레이크 장치도 파손되어 집에 자전거를 모셔놓은지 한참이 되었지만 여유가 없어 고쳐주지를 못해 더운 날씨에 걸어서 등하교를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22,000원을 들여 고쳐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문 앞에 내리는데 휴대폰 전화벨이 울린다. 12시 543이었다.

"여보세요. 김재명 아버님 되십니까?"
"그런데요. 무슨 일이지죠?"
"혹시 재명이와 재윤이가 어젯밤부터 오늘 사이에 무슨 말 않던가요?"
"별다른 말 없었는데요?"
"여기는 편의점인데요, 어젯밤에 편의점에서 물건을 몰래 가져가다가 걸렸습니다"
"알겠습니다. 점심 먹고 들르겠습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렸다는 말은 남의 자식들 일로 여기고 살았는데 내 자식이 그런 일을? 정말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닐 것이야~ 편의점 주인이 다른 학생들을 우리 애들로 착각하고 그랬을 거야. 오늘따라 녀석들 하교시간이 늦다. 학원에서는 오후 2시가 넘으니 아직 학원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화는 오는데....

오후 2시 15분, 그제서야 명이와 윤이가 들어오기에 다자고짜 물었다. 편의점 주인 말이 사실이냐고? 두 녀석 모두 대답이 없다. 침묵은 묵시적인 긍정을 뜻하는 법... 순간 하늘이 노래진다. 이를 어찌 수습해야 하나?

일단 두녀석을 점심을 먹여 학원을 보내놓고 나는 편의점 주인을 만나러 출발했다. 편의점 사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어젯밤 늦게 와서 탈취제를 들고 가다가 걸렸단다. 신분을 확인하니 초등학교 6학년 생이라고 둘러대지를 않나, 형제는 4형제이고.... 신분을 알아내고 지금껏 몰래 가져간 물건을 자백받은 결과 지난 3월부터 15건...껌 사탕, 쵸코렛 등이었다. 

일단 사건은 수습해야 한다. 이제 40대 초반이나 되었을까? 현재 내가 처한 사정을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내가 자식 교육을 잘못시킨 것을 거듭 사죄하고, 훔친 물건에 대해서는 배상하겠다고 말하며 선처를 부탁했다. 어미 없이도 밝게 잘 키워보려고 했다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매월 용돈을 넉넉히 주었더라면, PC방에도 절대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나와 함께 한달에 한두번 정도 같이 가주었더라면 하는 때 늦은 후회감도 밀려왔다.

편의점 사장도 내가 전날에 PC방에 갔던 사실이 발각되어 엉덩이를 15대씩 맞았다고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주니 어제 탈취제를 가져가려고 했던 것이 또 다시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아빠에게 들킬까봐 그런 것 같고, 내 형편을 짐작하고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아빠에게만은 절대 알리지 말아달라고 사정사정하던 녀석들의 정황이 일치하고 이해가 된다며 자기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문제를 확대하고 싶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오후에 일주일분 시장을 보려고 준비해두었던 현금 14만원에서 10만원을 건네며 많은 액수가 아니라서 죄송하다고, 자식교육을 잘못시켜서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를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편의점을 나와 집으로 오는 동안 하늘을 바라보기가,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정신이 혼미하고 온 몸에 힘이 빠져 두번이나 쉬다 걷다를 한 후에 겨우 집에 올 수 있었다. 힘들고 어려워도 세상을 정직하게 살자고 가르쳐왔는데, 그동안 내 노력이 공수표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도 허탈하다. 남의 자식 함부로 흉보지 말고, 내 자식부터 간수를 잘 해야 된다는 사실, 남에게 손가락질을 할 때 남을 가리키는 두 손가락을 보지 말고 나를 향하는 세 손가락을 보아야 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운 하루였다. 오늘 이 일기를 과연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했다. 두 자식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나에게 더 이상 실망을 안겨주지 않게 되고 제발 성장통의 끝이 되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이번 일이 더 나은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함께 기도해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하나, 나는 평일이면 매일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쓰리라! 어제도 나는 그 약속을 9월 3일 하루가  가기 2분전에 지켰다.

둘, 최병린 전 사무국장님이 3일전, 자녀결혼을 알리기 위해 회사 직원들 근무부서와 연락처를 부탁했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진행한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교육'을 진행하고 나서 회사에 들러 4시간동안 작업을 하여 밤 8시 50분에 메일로 송부하고 퇴근을 했다. 어제는 방송의 날이라 회사는 휴일이었다.

셋, 내 교육에 참석한 교육생에게는 본인이 원하면 내가 진행하는 교육자료를 모두 제공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컨설팅' 과정 교육을 마치고 농협중앙회 이충헌차장이 자료를 원하기에 모두 복사해 주었다.
 
넷, 나에게 메일로 질문한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답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늦은 밤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컴 앞에 앉아 있다.

다섯, 9월 9일과 10일 이틀간 CFO아카데미 주관으로 열리는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 및 예산편성' 원고를 월요일 오전까지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잠을 설쳐가며 미친듯이 일을 할 것이다.

여섯, 전 사무국장님에게 메일을 보내고 시골 아버지에게 안부전화를 드렸다. 새로 일을 벌인 네째와 광주에 있는 막내 동생들에게도 전화를 하여 근황을 챙긴다. 일을 하다보니 저녁식사를 건너뛰었다. 집으로 전화를 하니 장모님께서 저녁을 먹고 들어오라고 말씀하신다. 장모님을 번거롭게 해주고 싶지 않아 집에 도착해서는 저녁식사를 먹었다고 말했다.

쌍둥이들이 학원수업은 밤 8시 20분에 끝났다는데 휴대폰을 꺼놓은 체 시간을 보내다 밤 12시 35분에야 집에 들어왔다.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녀석들을 재웠다. 너무 속상해 장뇌삼주를 반컵 들이켰다. 빈 속에 마신 독한 술이 목을 따라 내려가면서 그렇지않아도 심사가 편치 못한데 몸까지 뒤틀고 뜨겁게 달군다. 더 이상 누워 있을 없어 다시 일어나 거실로 나와 컴 앞에 앉는다. 잠도 쉬 오지 않을 것 같고,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약속을 끝내고 자려 한다. 열정과 도전의 목표는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반드시 fact와 score로 기록되고 실적으로 체크되어야 하고 달성되는 과정이 관리되어져야 한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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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서울학원이죠?"
"네, 그런데요. 재명이와 재윤이 학원수업이 몇시에 끝났나요?"
"저녁 8시 20분에 수업이 끝났습니다.아버님"

"명이와 윤이 집에 도착했어요?'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학원수업 끝나고 롯***에서 수업을 한다던데 .."
"네, 알았습니다"

밤 9시 50분, 운동삼아 호수공원을 다녀오는 길에 롯***를 둘러보았으나 녀석들은 없다. 혹시? 불길한 느낌이 든다. 이틀전부터 집 컴이 말썽을 부려 집에서 PC게임을 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PC방을 정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거기에서 녀석들 얼굴을 마주친다면 다시는 PC방을 가지 않겠다고 했던 나와 쌍둥이들의 신뢰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마침 육교밑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두녀석을 만났다.
"너희들 어디서 오니?"
"축구를 하다 오는데요?"
"비도 오고 밤 늦은 이 시간에 무슨 축구를?'

태연히 말하는 녀석들의 말을 믿고 싶었지만 혹시나 싶어 윤이 상의에 냄새를 맡아보았다. 옷에 배여있는 찌든 담배 냄새..... 내일 학교 준비물이 있다기에 서둘러 문구점에 가서 사가지고 아무 말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정말 술을 입에 대고싶지 않았는데...아내가 8년전 담궈놓고 간 장뇌삼주를 반컵 따라서 방으로 가지고 와서 두녀석을 앞에 앉히고 쭈욱 마시고 나서 말했다.

"다시 PC방에 가면 몇대를 맞겠다고 약속했지?"
"15대요"
"아냐, 20대야"
"아빠 기억으로는 지난번에 10대였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계속 5대씩 늘리겠다고 했으니 오늘은 15대다. 이의 있니?"
"없어요"
"그러면 아빠가 너희를 잘못 가르쳤으니 아빠도 잘못이 있으니 너희도 아빠를 15대씩 때리고 너희도 아빠에게 15대씩 맞자. 너희가 먼저 아빠부터 때려라"

내가 앞드려뻗쳐를 하자 두녀석 모두 눈물을 흘리며 잘못했다고 빈다.
"너희가 자꾸 안하고 있으면 아빠 술을 마셨기 때문에 피가 미리로 쏠려 뇌출혈이 될 수 있으니 빨리 때리는 것이 아빠를 도와주는 것이 될 것이다"
내 채근에 못이겨 재명이부터 효자손을 들어 내 엉덩이에 대는둥 마는둥 15대씩을 때린다.
"자, 이제 그럼 너희들 차례다. 너희 잘못을 인정을 했으니 사내답게 당당히 맞거라"

요즘 하도 경제적으로 힘든데도 두녀석들은 서로 싸우고, 거짓말을 하며, PC게임에만 빠져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녀석들에게 속상했던 탓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고, 쌍둥이들도 생전 눈믈을 보이지 않던 애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당황해하며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용서를 구한다.
"그래,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기 않도록 하자. 약속할 수 있겠니?"

녀석들을 내보내고 누워있으나 잠이 오지를 않는다. 일어나 성경을 펼쳐 로마서를 1장부터 계속 큰소리로 읽어내려간다. 모두 바울사도가 나에게 질책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명이와 윤이를 불러 않히고 8장을 교독시켰다. 8장은 제1절 "그러므로 이제 예수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느니라"라고 시작되는 무죄선언으로 성경의 정수와도 같은 부분이다. 쌍둥이들이 오늘 일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죄책감을 속죄의 기도를 통해 회복시켜주고 싶었다.

"너희를 아빠에게 맡기고, 엄마까지 데리고 가신 뜻이 있을 것이다. 너희는 큰 리더가 될 재목들이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토록 해라. 하루하루가 너희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오늘이 쌍둥이자식들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요즘 배가 너무 나왔어요?"
"아빠 운동 좀 하셔야겠어요"

요즘 쌍둥이들이 나만 보면 운동을 하라고 채근한다. 하긴 내가 보아도 중부지방이 너무 늘었다. 작년 11월부터 강의준비다, 책을 쓴다는 핑계로 쉬는날 제대로 쉬어보지도 못하고 책상 앞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운동 또한 자연스레 소홀히 하게 되었다. 체중계에 올라서면 가르키는 숫자가 71이 훌쩍 넘는다. 헉~~ 내 몸이 언제 이렇게 됐지? 작년에만 해도 69킬로와 70킬로 사이였는데....

중대결심을 하고 쌍둥이 두 녀석들을 방으로 불러들였다.
"명아윤아! 아빠란 약속을 하자"
"무슨 약속이요?"
 "음~ 아빠가 연말 안에 69킬로그램까지 체중을 줄일테니 너희는 반에서 1등을 하는 거다. 할 수 있겠니?"
"........"
"그러면 아빠가 약속 하나를 더 할께"
"뭔데요?"
"다음 이사를 갈 때는 아빠가 집을 사가지고 이사하는 것으로 할께. 약속할 수 있겠니?"
"네"

그제서야 녀석들도 대답을 한다. 말이 그렇지 4개말만에 2.5킬로를 어찌 살을 뺄 것이며, 1년 9개월 뒤에는 어찌 집을 장만할 것인가? 그래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가야 할 목표를 확고히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다보면 불가능히게 보였던 일들도 어느새 이루어진 것을 많이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당장 오늘부터 저녁을 먹고 우산하나를 들고 호수공원으로 나선다. 비가 온 뒤라 후덥지근하다. 2003년에 인도네시아 발리를 갔을 때 느꼈던 아열대성 기후와 흡사하다. 걷는 도중에 간간히 비도 내린다. 비가 오는데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명아윤아~ 아빠는 너희와 약속한 2010년말까지 69킬로 체중 약속, 꼭 이루고야 말거야~ 그러니 너희도 아빠와 한 약속 잘 지켜! 알았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우리집 청소당번은 항상 내 차지이다. 특히 화장실은... 오늘도 늦은 밤, 욕조 위와 내부, 세면대 위가 지저분하여 팔  걷어붙이고 청소를 마쳤다.

큰애도 그렇고, 쌍둥이들도 학교에서는 교실이며 복도, 화장실 청소를 곧잘 하면서도 집에서는 화장실이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는대도 손도 까닥하지 않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병원에서 뇌 MRI를 찍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려나?

거실 청소는 간혹 녀석들이 하지만 유독 회장실 청소는 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조금만 냄새가 나도 코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고 야단법석을 떠는 녀석들인데, 대체 이유가 뭘까? 한때는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녀석들이 결국은 청소를 하겠지, 그래도 사람인데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면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겠지 하며 멸날 며칠을 그냥 두고 지켜 보았지만 하지 않았다. 급기야 내가 먼저 두 손 들고 말았다.

나와 쌍둥이들 치열한 눈치싸움에 지친 장모님께서 먼저 락스로 청소를 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녀석들에게 넌즈시 물어보았다.
"명아윤아~ 도대체 너희는 왜 화장실 청소를 않니?"
"화장실은 냄새나고 지저분하잖아요?"
"너희는 안쓰니? 너희도 쓰면서 지저분 하다고 그러니?"
"....."
"그리고 제일 지저분하게 쓰는 사람이 너희들이잖아? 소변을 볼 때 변기에다 흘리는 통에 아빠가 매일 아침에 청소하고 그러잖아?"
"저는 덜 그래요, 윤이가 심하지?"
"나만 그런게아니고 명이형도 그러잖아? 오늘 아침은 안그랬어?"
"으이그~ 좌우지간 너희들 때문에 지저분하니 너희가 더 청소를 잘해야 하는거 아니니?'
"그래도 저희는 싫어요?"
"그럼 누군가가 화장실 청소는 하는데 어떡하지? 지저분하게 그냥 둬?"
"거실이나 방은 청소를 해도 화장실은 못하겠어요"

끙~~ 철없는 자식들이 화장실 청소를 하는 날이 언제나 올꺼나? 하기는 할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큰애가 논산훈련소에 입대한지 한달이 지났다. 집에 있을 때는 매일 늦게까지 인터넷을 하고 아침이면 늦잠을 자는 바람에 큰소리도 나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모습이 거슬려 빨리 군대라도 갔으면 했는데 막상 애비 곁을 떠나 군입대를 하게 되니 옆구리가 허전하다. 아내가 내 곁을 떠났을 때와는 또 다른 허전함이다.

뭐랄까? 아내가 떠났을 때는 진짜 친한 친구이자 삶에서 의지했던고 내 반쪽이 떨어져 나간 느낌이었다면 큰애는 내 몸과 마음이 큰애와 함께 논산훈련소에 가있는 것만 같다. 자식은 부모의 분신이라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날씨가 더우면 나도 함께 같고, 비가 내리면 나도 함께 비를 맞지 것처럼 느껴진다. 어미가 유방암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탓인지 음식도 까다로운 녀석인데 군대 밥(일면 짠밥)이 입에 맞는지 모르겠다.

작년에 다리에 혈관종 수술을 해서 오래 걷기가 불편하여 행군을 하면 힘들텐데, 숫기가 없어 여러사람 앞에 잘 나서지도 않은 녀석인데 잘 적응하는지.... 이럴줄 알았으면 군입대 하던 날 내가 우겨서라도 갈비라도 시켜서 먹여서 들여보낼껄~~~ 다음주가 마지막 훈련주간인데 오늘 편지가 훈련소에 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가 되겠네.

# 둘

재명이는 모범생스타일이고 성격이 논리적이다. 눈치가 빠르고 동작이 잽싼 막내 재윤이에게 늘 당하고 산다. 일이 생기면 항상 야단맞는 것은 재명이 몫이다. 애비 눈에는 이것도 속 터지는 일이다. 다른 녀석들처럼 눈치도 있고 세상을 요령껏 살 줄 알면 좋으련만 너무 고지식하고 야단을 치면 울어버리니....

재윤이가 덩치가 큰 탓에(쌍둥이들은 동생이 체격이 크다) 동생 재윤이에게 자주 맞는 모양이다. 큰애가 군대를 가기 전에 재명이가 재윤이 때문에 힘들어한다며 재명이는 논리적으로 잘 설득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고 갔다. 쌍둥이녀석 둘 성격을 딱 절반씩 섞어놓으면 좋으련만, 동생에게 자꾸 맞고 채이며 사는 재명이가 안타깝고, 언제까지 애비가 재윤이를 불러 형을 때리지 마라, 형을 놀리지 마라하고 야단치고 다독거리며 정리를 해주어야 하나~~
 
# 셋

재윤이는 막내다. 막내는 막내티를 낸다. 집안을 어질러 놓고, 문제를 일으켜놓고 쏙 빠져나가는 것은 막내이다. 이런 책임감이 부족한 막내 때문에 뒷 정리를 하지 않았다고, 치우지를 않았다고 야단맞는 것은 재명이고 막내는 조용히 이를 즐긴다.

그렇지만 재윤이는 창의성이 뛰어나고 생각이 유연하다. 그리고 집중력이 뛰어나 마음만 먹으면 성적을 올리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으리라 본다.

세 자식들도 자라면 언젠가는 홀로서기를 하고 애비 곁을 떠나겠지. 애비 품안에 있을 때 하고 싶은 일, 배우고 싶은 것 많이 해보고, 좋은 추억 많이 쌓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이 애비가 해줄 수 있는 사랑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후 4시 20분, 회사에서 한참 열심히 일하는데 재명이에게 휴대폰이 걸려온다.

재명 : "아빠 어디세요?"
나 : "나? 회사인데 왜?"
재명 : "오늘 일산병원 진료날이잖아요?'
나 : "오늘이 며칠이지?"
재명 : "8월 18일이요?"
나 : "18일? 맞아 오늘 재명이 진료가 잡혔던 날이지...."
재명 : "아빠 오시기 어려우세요?"
나 : "응... "
재명 : "그럼 저 혼자서 검사 받을까요?"
나 : "그래라.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하고 안되면 그냥 다음으로 연기시키렴"

이그~~ 오늘 재명이 일산병원 진료날인데 깜박 잊어버렸네. 요즘은 약속이나 중요한 일은 즉시 다이어리에 기록을 해두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넘기는 일이 많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잊음이 많아져간다. 요즘 이사회 안건준비다 근로복지공단연구용역자료 준비작업이다 교회 일까지 처리하느라 바삐 사는 바람에 아들 진료일짜도 까먹었네. 오늘은 스킨 검사가 있어서 녀석 곁에 꼭 있어주어야 했는데...

일 때문에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당산역에서 870번 좌석버스를 타고 마두1동사무소 앞에서 내리니 안경에 훈김이 끼어 앞이 보이기를 않는다. 방학때 퇴근때면 두 녀석이 자전거를 타고 나와 내 가방을 들어서 자전거 바구니에 싣고서 집에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오곤 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안방이 덥다. 녀석들이 대돗자리를 깔고 잠이 들었기에 새벽이면 추울것 같아 대돗자리를 개서 세워놓고 삼배패드를 깔고 옮겨 재운다. 이제는 많이 자라서 들어서 옮기기에도 힘이 들어 깨워서 이동시킨다. 비염 알레르기 때문에 스킨검사를 하느라 등에 스물몇군데 상처가 나있다. 잘 참고 검사를 받았다는데 얼마나 아팠을꼬?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침 기상시간에 휴대폰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집안 구석구석과 가방, 어제 입었던 옷을 살펴보았지만 휴대폰이 없다. 어디갔지? 전화를 걸어보아도 받지를 않는다. 평소 진동으로 해놓았으니 집안에 있다면 벨소리는 울리지 않더라도 진동음은 들릴텐데 이마저도 들리지 않는다. 어젯밤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제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택시안에서도 동생과 통화를 했었는데... 택시에 내리면서 택시에 두고 내렸나? 아님 택시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오는 도중에 길에 떨어뜨렸나? 

어제 마셨던 술이 너무 과했다. 돌려가며 8명이 돌려가며 폭탄주를 마시다보니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흐미~~ 내가 너무 달렸나? 동생도 오라고하여 선배님에게 소개를 시켜주고 나름대로 성과가 있어서 좋았는데 휴대폰을 분실해버리는 바람에 기분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휴대폰에는 금붙이(금 반돈)에 티머니까지 달려있는데, 요즘 금값이 그야말로 금값인지라 누군가가 주웠다고 해도 돌려주지는 않을 것 같다. 금붙이나 티머니야 다시 사면 된다지만 휴대폰 안에 친척들과 친구,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 등 수많은 소중한 연락처들을 잃어버렸으니 이를 어이 할꺼나? 큰애가 올해 초에 연락처를 다운받아 놓은 적이 있었는데 군입대를 해버리는 바람에 당장 연락도 되지 않고, 나중에라도 활용할 수 있으면 다행이련만.... 

8월 23일에 회사에서 사원가족들 대상으로 갤석시S 휴대폰을 할인판매한다는데 일주일을 앞에 두고 이 무슨 낭패인가? 휴대폰이 없는 답답한 일주일을 어찌 보낼꺼나? 당장 학원에서 문자메시지로 오는 쌍둥이녀석들 성적이며, 쌍둥이녀석들이 다음주는 개학을 하는데 그러면 급히 연락할 일도 많아지고 한소망교회 일이며,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관련 연락할 사항도 많은데.... 휴대폰을 분실하게 만든 술이 원망스럽고 휴대폰을 분실한 자신이 실망스럽고 속상하다. 나도 우리 사무실 사무국장님처럼 이참에 저녁에는 금주를 해버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엊저녁 회사에 나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밤 9시 50분 재명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짐작컨데 두녀석들이 서로 다툰 모양이다. 일부터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휴대폰 벨이 울린다. 집으로 전화를 하니 수화기에서 재명이가 장모님게 대드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녀석들이 꼬박꼬박 이유를 달며 장모님께 곧장 잘 대든다. 장모님은 어린 쌍둥이들에게 무신당한다는 느낌이 드시는지 그게 싫으신가 보다. 하도 화가 나기에 전화기에 대고 재명이를 크게 야단쳤다.

# 둘

어젯밤 일이 늦어 새벽 2시 30분에 집에 도착해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을 자야 할 시간이 지나니 쉬 잠이 오지를 않는다. 엎지락 뒤치락 하다 겨우 두시간정도 눈을 붙였을까? 장모님이 쌍둥이들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린다. 어제 못한 숙제를 하겠다고 새벽 6시에 깨워달라고 부탁했던 모양이다.
이내 거실로 나간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두녀석이 컴 앞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잠을 잘 수가 없다.

# 셋

두 녀석을 앞에 앉히고 애비가 당부를 했다.
"명아 윤아, 너희는 쌍둥이자식이다. 만약 엄마 뱃속에서 서로 먼저 나오겠다고 다투고 싸웠다면 너희 뿐만 아니라 너희 엄마 생명도 위험했을 것이다. 너희는 태어날 때부터 서로 양보하고 베풀고 살아야만 되는 운명을 타고난 것 같구나. 베풀고 양보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단다"

# 넷

다시 책상에 앉은지 5분도 안되어 언성이 높아진다. 영어 온라인 숙제를 하는데 화면을 넘기는 과정에서 재명이가 속도가 느리고 자리를 자꾸 침범한다고 재윤이가 자꾸 짜증을 낸다. 재명이도 지지않고 화를 내고... 급기야 녀석들을 불렀다.
"명아 윤아, 애비가 너희 자라서 결혼하고 자식 낳고 너희 꿈을 펼치며 사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게 될 수 있기를 확신하지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겨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너희에게는 지금 이 시간 미리 유언을 하겠다. 아빠는 너희 둘에게 딱 세가지를 부탁한다. 하나, 너희 둘 서로 힘을 합해 살아라. 둘, 많이 양보하고 베풀고 나누며 살아라. 셋, 자신의 일은 너희들 스스로 하거라"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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