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두 달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 자료를 1차 마무리하여 초고를 공동작업자인 신은종교수님과 인덕회계법인 이용기회계사님, 그리고 연구용역 주관기관인 근로복지공단 소진만차장에게 메일로 송부하고 기분쫗게 통근차에 몸을 실었다.
 
통근차에서 내렸는데 날씨가 차갑다. 아침 출근하기 전에 일기예보에서 저녁부터는 날씨가 추워진다더니 정말 신기하게 오후 들어서 기온이 내려가더니 내일 아침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 같다. 지금쯤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쌍둥이자식들 춥지는 않은지, 학원 끝나고 집에 오면서 고생이 되지는 않을런지, 옷은 두툼하게 입고 갔는지 애비 머릿속은 쌍둥이들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장모님이 불쑥 한마디 하신다.
"재명이 재윤이가 오늘 갑자기 만두가 먹고 싶다고 그랬는데, 내일은 만두나 사서 먹여야겠네"
부모는 자식들이 먹고 싶다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사주고 싶어진다. 녀석들 요즘 부쩍 크는 시기이고, 지난주 2학기 기말시험을 치르느라 고생했는데 비록 비싼 고기외식은 못시켜줘도 만두는 실컷 먹도록 해주어야지.
 
저녁으로 고구마 세개에 토마토 하나를 얼른 먹어치우고 두툼한 파카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끼고 집을 나선다. 장모님은 산책을 나가는 것으로 알고 계신다. 집에서 4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송가네칼국수집이 있는데 작년에 녀석들하고 외식하러 몇번 갔던 집으로 맛이 썩 괜찮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골고루 섞어 두팩 사가지고 왔다. 남자인 내가 만두를 사러왔으니 여자 사장님이 물에 넣고 딱 5분만 끓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녀석들이 맛있게 만두를 먹는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발걸음도 가볍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횡단보도길이 녹색 보행신호인데도 신호를 위반하고 씽씽 지나쳐 간다. 양심 불량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집에 도착하니 오니 마침 학원수업이 끝났다고 곧 도착한다고 전화가 왔단다. 그 사이 만두를 삶고 녀석들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에서 녀석들을 꼬옥 안아주면서 아빠가 선물을 사왔다고 귀띔을 해주니 귀가 쫑긋해진다. 아빠가 만두를 사왔다고 하니 녀석들이 그렇지않아도 오늘 만두가 먹고 싶었다며 좋아한다. 녀석들이 만두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뿌듯하다. 이게 행복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 쌍둥이들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그동안 11월 한달간 숨 죽이며, 녀석들 얼르고 달래느라 간 하나를 빼놓고 살았던 것 같다. 이번 기말고사 시험과목 수는 총 11과목... 수요일 세 과목, 목요일 세 과목, 금요일 세 과목, 토요일 두 과목. 아무리 생각을 해도 중학생들에게 시험과목수가 11개는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매년 시험때마다 되풀이 되었던 전과나 참고서 경쟁은 없었지만 대신 교과서 분란이 있었다. 재윤이가 체육교과서를 분실하여(재윤이 말로는 집에 싸가지고 왔는데 없어졌단다. 그럼 체육교과서가 발이 달려서 도망갔겠나, 날개가 달려 날아갔겠나?) 재명이 교과서에 요점정리를 해두었고, 재명이는 자기 책이라고 안빌려주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하루 전이라도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미리 요점정리를 해둔 부분을 복사라도 해주었겠지만 금요일에 당장 시험인데 아침에 나보고 어떡하라고?

금요일 아침,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두 녀석을 보다못해 집에 있는 프린터로 부랴부랴 복사를 하는데 중간에 토너가 없단다. 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하필 이런 중요한 때 토너가 떨어진담. 절반만 복사를 하고 나머지는 학교 가는 길에 문구점에서 복사를 하라고 돈을 쥐어주고 출근을 했는데 재명이가 억울하다고 난리를 친다. 문구점 사장님이 뒷부분 세 페이지를 그만 깜박 놓치고 복사를 안했는데 하필이면 그 세 페이지에서 다섯문제나 나왔다고 한다.

이번에는 지난 중간고사 때 보다는 성적이 많이 오를 것 같다고 두 녀석 표정이 밝다. "으이그~ 이넘들아! 지난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그게 성적이냐고?"하는 말이 나오려는걸 겨우 참는다. 이번에는 그래도 두 녀석들이 서로 요점정리를 하여 정보도 공유하는 등 나름대로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고등학교 진학 때 내신성적이 2학년부터 반영이 된다는데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적 향상이 되어야 할 텐데... 이래저래 걱정이다.

일단은 PC게임에서 관심을 차단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고, 마침 재윤이 스마트폰까지 고장이 나서 속으로 얼마나 다행인지 쾌재를 부르고 싶다. 스마트폰을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너무 일찍 사주었던 것이 후회가 된다.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자꾸 휴대폰에 신경을 쓰고 문자질에, 음악파일을 다운받아 듣고 다니는 등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참에 윤이 휴대폰도 아예 없애버릴까? 그럼 녀석이 난리칠텐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저녁,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자료 분석작업을 한참 진행하고 있는데 미래에셋증권 오광석지점장이 와이프와 술 한잔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는 지금 눈이 온다고 문자메시지가 왔다. 얼른 바깥을 쳐다보니 일산은 아직 눈이 오지 않고 곧 눈이 오려는지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1시간 후, 드디어 일산에도 눈이 내린다. 첫눈은 대부분 쌓이지 않고 내리면서 녹아버리기에 더욱 아쉬움을 주는지 모른다. '첫'이나 '새'라는 단어는 항상 사람을 설레이게 한다. 새해 첫날, 첫사랑, 새구두, 신혼여행 첫날밤, 첫 만남, 입사 첫날, 첫키스....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누굴 떠올릴까? 첫사랑? 어릴적 놀던 친구? 지금의 배우자(혹은 교제중인 애인)? 아님 가족?

첫눈은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일을 하면서도 지금 마음은 어딘가 다른 곳에 가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거나 즐거웠던 추억을 생각한다. 때마침 호주에 이민을 간 마을친구 녀석에게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고국 소식과 마을 친구들 소식이 궁금하단다. 내 소식을 들었다며 재혼 소식을 묻는다. 대충 '나도 해야지~'하며 얼버무린다.

오늘 김장을 마쳤고, 연일 연구용역 작업에 심신이 지쳤는지 몸도 고단해지고 마음이 심난해진다. 아~~ 이런 날은 서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뜨겁고 찐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앞에 놓고 뜨거운 커피잔에 손을 따뜻하게 감싸며 지나온 인생,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이야기하면 딱인데~~ 아직은 서재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곁에 없으니... 부지런히 일하며 그 날을 하루빨리 앞당겨야지!

오늘따라 쌍둥이들 두녀석 모두 12월초에 치르는 학기말 시험준비를 하느라 도서관에 가버려 평소 시끌벅적하던 일요일 저녁 집안이 더욱 적막하고 쓸쓸하다. 내가 컴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유일하게 고요함을 깨고 있다. 이걸 외로움이라 하는 거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나 :"명아윤아 너희 고양이 키우고 싶니?"
재명재윤 : "네"
나 : "아빠는 고양이는 싫은데 고슴도치는 어때?"
재명재윤 : "고슴도치는 쌍으로 키워야 오래 살 수 있데요"
나 : "그럼 쌍으로 키우면 되지~"
재명 : "아빠 차라리 고양이로 키워요. 고슴도치는 똥오줌을 싸기 때문에 자주 청소를 해주어야 하는데 고양이는 똥을 싸도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습성 때문에 자기가 싼 똥을 모래속에 몰래 묻어버리니 냄새가 나지 않는데요"
나 : "그런데 고양이를 키우면 어디서 키우지?"
재윤 : 책상 밑에다 집을 마련해주면 되죠?"
나 : "그럼 똥을 싸야 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베란다문을 열어놓아야겠네. 그러면 겨울에 집이 너무 춥지 않을까?"
재윤 : "고양이는 똥오줌을 잘 가리니 괜찮을 거예요"
나 : "대신 조건이 있다~"
재명재윤 : "뭔데요?"
나 : "기말시험 때 150등 이내에 들면 안될까?"
재윤 : "둘이 중에서 한 명만 들면 되죠?"
나 : "아니지, 너희 둘 다 들어야지. 어때? 할 수 있겠니?"
재명재윤 : "한번 노력해 볼께요"

나는 고양이가 싫다. 그래서 지난 5월 10일,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는 1층에 살면서 1층 정원에 야생고양이들이 득실거렸다. 나중에는 고양이가 새끼까지 낳아서 13마리까지 있었다. 이사를 하면서 세자식들이 나에게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자고 졸라댔지만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너희 세 자식 키우기도 아빠는 벅찬데, 무슨 고양이냐?"하며 딱 잘라 거절했다.

그런데 재명이가 품었던 수의사 꿈도 녀석이 매일 보고 살던 고양이를 이사 후에 보지 못하면서 함께 사라져가게 되고, 공부에도 소홀하게 되면서 성적까지 동반 하락하게 된 것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니 쌍둥이자식들 눈이 반짝거리고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지난주 외박을 나왔던 큰애가 쌍둥이들이 공부를 소홀하게 된 원인이 쌍둥이들이 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삶에 대한 목표조차 사라져 공부에 흥미가 없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생기기 않게 된 것이며 그 열정과 관심이 PC게임으로 옮겨진 것이라는 설명에 나도 수긍이 갔다. 생각해보니 재명이가 수의사가 되겠다고 장래 희망을 바꾸게 된 계기가 고양이들이었고 공부에 시들하게 된 시기가 우리집이 이사한 이후로 시기가 일치되었다.

"이제 게임에 대한 생각을 공부로 바꾸어 집중할 수 있겠지?" 내 물음에 밝게 대답하는 쌍둥이들에게 다시 희망을 가져 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대화 이후 녀석들이 많이 변했다. 학원 원장님도 쌍둥이들이 전에는 수업시간에 졸곤 했는데 졸지도 않고 수업을 잘 듣고 있고, 학원 수업시간에 늦지않고 잘 오고 있단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다. 사람은 일이나 공부를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접어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관심을 잠시 다른데로 돌리다보면 퍼뜩 '지금 내가 뭘 하고 있지?'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다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재윤 :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나 : "놀고 싶으면 놀아야지. 놀고 싶어서 마음에 병이 생기면 안되지."
재윤 : "정말 그래도 되요?"
나 : "그래, 어차피 재윤이 너 삶은 네가 살아야지, 아빠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잖니?"
재윤 : "......"
나 : "그런데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계속 놀기만 하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 보았니?"
재윤 : "아뇨"
나 : "음~ 고등학교까지는 아빠 품에서 그럭저럭 걱정없이 지낸다지만 대학을 가야할 시기에 대학을 가지 못하면 취업을 하든지 아님 군대를 가야 할껄~~"
재윤 : "....."
나 : "대학을 못가면 그 이후부터는 네가 독립해서 살아야지. 네가 벌어서 먹고 살고. 누구는 일주일에 한시간씩 4주 강의를 해주고 월 200만원씩 과외비를 받으며 공부를 하는데, 누구는 한시간에 3000원씩 받으며 하루 10시간씩 종일 한달 내내 알바를 월 90만원밖에 안되는 수입의 격차가 생길꺼고~~ 또 내놓을 만한 직장이나 직업도 가지지 못한 남자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온다고 할꼬?"
재윤 : "......"

내가 말하는 내내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던 쌍둥이들이 드디어 학원에도 늦지 않게 잘 다니고, 수업태도 또한 달라졌다고 한다. 이제는 격려와 칭찬 모드로 전환하여 열심히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해주고  있다.

내가 너무 쎄게 질렀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13년전 오늘인 1997년 11월 10일은 우리 쌍둥이자식들이 태어난 날이었다. 쌍둥이를 임신했던 탓에 출퇴근은 항상 자가용으로 내가 모시고 출퇴근을 했다. 11월 10일날도 출산예정일이 2주가 남아있어서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며 언제 출산휴가를 내야 될지 날짜를 꼽고 있었다. 그때는 출산휴가가 지금처럼 길지가 않았기에 미리 휴가를 내놓으면 하릴없이 집에서 애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날짜를 까먹기 때문이었다. 진짜 어미의 손길이 필요한 건 애들이 세상에 나온 이후이니까...

일산에서 출발하여 올림픽대로를 들어서 양화대교 밑을 지나는데 아내는 하혈을 한다고 조짐이 이상하다고 곧장 병원으로 가자고 하여 직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곧바로 여의도성모명원으로 직행하여 입원을 시켰다. 담당 의사가 당시 이름이 있는 김수평박사였는데 양수막이 터졌다며 쌍둥이인지라 조금만 늦었어도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할 뻔했다고 하셨다.

아내는 자연분만을 고집했다. 당시 아내 나이 39살, 큰애가 89년 2월생이니 늦둥이에 쌍둥이를 양수막이 터진 상태에서 자연분만을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아침 8시 30분에 입원하여 애들을 낳은 시간은 저녁 6시를 넘어 어수룩할 때였으니 그동안 아내는 얼마나 힘들었고, 내 속은 얼마나 탔는지.... 형인 재명이는 2.75킬로 호흡이 약하여 나오자마자 곧장 인큐베이터로 들어가고, 동생인 재윤이는 3.25킬로로 건강했다. 낳을때부터 0.5킬로그램 차이가 난 몸무게는 이제는 3킬로나 차이가 난다.

이렇게 힘들게 쌍둥이들은 낳고 나서, 일주일만에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분유값과 기저귀값은 배로 뛰고..... 나와 아내는 이마트에 가서 번갈아가며 50개들이 기저귀를 사나르던(당시는 환율이 급등하여 한사람 앞에 기저귀는 하나씩 밖에 팔지를 않았다) 일이 생각난다.


# 둘

4년전 2006년 11월 10일은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날이다. 공교롭게도 하늘나라로 간 날도 쌍둥이들이 태어난 날이자, 태어난 시간과 비슷한 저녁 7시 부근이었다.

2005년 5월초에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1년 6개월간 암투병에 힘들어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매일 링거 몇개씩을 몸에 꼽고 살았다. 아내는 평소 혈관이 잘 보이지를 않았는데 항암제를 맞고부터는 그나마 가느다란 혈관마저 살 속으로 숨어버려 초보인 간호사들은 몇번이나 찔렀다 뺐다는 반복하여 간호원들이 주사기를 새로 꼽는 시간을 제일 끔찍하게 생각했다. 식사량보다 더 많은 항암제에 진통제를 먹어가며 고생하는 것을 보니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없다면 이제는 놓아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빚 걱정없는, 항암제를 맞지 않아도 되는 하늘나라로 보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나와 아내의 이생에서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나 보다. 1987년 8월 22일날에 만나, 8개월간의 뜨거운 연애 끝에 88년 4월 23일 결혼을 하여 세 아들을 낳고 살았는데, 딸이었음에도 친정집을 부양하며 힘든 삶을 살았다. 국립암센터 노정실 유방암센터장님도 "최혜숙씨는 이대로 하늘나라로 보내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사람이다"라고 아쉬워 할 정도로 참 예쁘고 똑똑하고 당당하게 세상을 산 여인이었고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뛰어난, 나에게는 정말 과분하고 아까운 여인이었다. 아마 하늘나라에서도 큰 직분을 맡아 정신없이 바쁘겠지...

세월 참 빠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도 야근! 회사 식당에서 가서 저녁 식사를 한다. 밥이 모래알을 씹는 것처럼 딱딱하고 입맛이 없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내가 먼저 쓰러지면 안되지~ 싸울려면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고 비축해 두어야 하기에 저녁 식사가 내키지는 않지만 밥 한 공기를 뚝딱 다 비운다.

지난 금요일부터 심하게 앓아 온 홍역이 오늘로 5일째인데 이제는 제법 면역력이 생겼는지 견딜만 하다. 그래! 나약하게 피하지 말고, 세상의 모든 어려움이 왜 나에게만 집중적으로 밀려오느냐고 쌍둥이자식들이 애비의 절박한 마음도 못알아준다고 야속해하고 원망하며 의기소침해 있지 말고 당당히 다가오는 고난과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 나가는 거다. 원인없는 결과가 없듯이 지금의 모든 여건을 만든 사람은 남이 아닌 다 내 탓이고, 가장인 내 책임이 아닌가?

내가 처한 현재의 상황이 별로 내세울 것이 없어서 협상에서 칼날을 쥐어야 했고 그  바람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음에 오는 협상에서는 내가 반드시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야 말리라.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이 끝나는 연말 이후, 사내근로복지기금 결산실무와 사내근로복지기금 예산실무,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전략, 사내근로복지기금 진단실무 네 권의 도서집필을 마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프로그램까지 완성시킨 6개월 이후의 내 모습을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잃고 넘어져 있는 쌍둥이자식들도 내 사랑과 격려로 다시 일으켜 세우고 예전의 밝고 자신감이 넘치던 모습으로 회복시키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선봉에 서있는 나부터 열정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어려움과 맞서며 도전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몸으로 보여주는 거다. 나에게는 아직도 시간과 기회가 많다. 지난 시절 혹독했던 실패를 교훈삼아 치밀한 계획과 용의주도한 준비로 이제는 성공신화를 하나 하나씩 내 손으로 써내려가리라!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금요일, 한국생산성본부 8시간 종일 강의를 마치고 밀린 일 처리를 위해 회사 사무실을 들렀다. 오후 7시 41분, 학원 원장님으로부터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버님, 재명재윤이가 지금 수요일부터 계속 학원을 안나오고 있네요. 전화 부탁드려요.'
집으로 전화를 하니 아직 학교에서 오지 않았단다. 재윤이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는다. 다시 재윤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학교에서 영어 보충수업이 있는데 오후 5시면 수업이 끝난다는 답변과 함께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통화를 해서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고 알려주시겠다고 하더니 잠시후 재윤이가 4시 30분에 일이 있다고 영어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나갔다고 한다.

헐~~ 학교에서 없고, 학원에도 가지 않았고, 집에도 오지 않았고...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당장 사무실서 짐을 싸들고 집으로 출발했다. 8시 20분경, 재윤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전화하셨어요?"
"응, 지금 어디니?"
"지금 대하마트 옆인데 학교 준비물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려구요"
"윤아 명아, 우리 오늘 아빠랑 셋이 함께 죽어버릴까?"
"........."

아빠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함께 죽자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대답이 없다
"일단 집에 가서 이야기 하자꾸나"
"네"

집에 도착하니 녀석들이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있다. 녀석들을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아~ 요즘 아빠가 너무 힘들구나. 그리고 우리 재윤이와 아빠 사이에 마치 큰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구나. 왜 그럴까? 아빠가 학원 원장님과 학교 담임선생님과는 이미 통화를 했는데 이번주 내내 왜 학원을 가지 않았는지 그래도 우리 재윤이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아빠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니?"

삐둘어져 나가는 쌍둥이자식들을 바라보는 애비 눈에서도 안타까움에 눈물이 흐르고, 막내 재윤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20분여간 적막이 흘렀다.
"아빠! 저 운동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어요. 학원에 가면 놀지를 못하잖아요? 어제와 그제는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나서 피시방에 갔었고, 오늘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었어요"
"그랬니? 친구들과 그렇게 운동이 하고 싶었어? 그렇게 운동을 하고 싶었으면 운동을 해야지. 다만, 아빠를 속이면서까지 몰래 운동을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친구들과 운동을 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아빠에게 이야기하고 운동을 하거라. 공부가 싫으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고 학원을 가기 싫으면 가기 싫다고 이야기를 하거라. 아빠는 너희가 싫은 공부를 절대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시키고 싶지 않구나. 다만, 고등학교를 마치면 너희는 아빠와는 독립을 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너희가 커서라도 절대 아빠 원망은 하지 말구~ 그리고 아빠는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자식들에게는 더 이상 희생을 하기는 싫구나. 약속할 수 있겠니?'
"......."

그리고 요즘 아빠가 너무 힘이 든다는 것을 솔직하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쌍둥이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다.
"아빠가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강하게 살기는 어렵단다. 아빠도 때론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하늘나라에 있는 너희 엄마 곁으로 가고 싶을 때가 많아~ 아빠가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너무 힘드니, 너희가 아빠를 좀 도와주면 아빠는 곧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너희들이 아빠를 도와줄 수 있겠니? 그리고 내일부터 아빠가 잠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아빠가 다시 돌아오면 아빠 얼굴 보게 될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로 끝이 될꺼야. 아빠는 항상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최선늘 다해 살고 있단다"

나는 내 자식들을 믿는다. 언젠가는 방황을 마치고 다시 밝은 모습으로 내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참고 기도하며 사랑으로 계속 감싸며 기다릴 것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당신에게 많은 빚만 남겨놓고 가서 미안해. 빚만 주렁주렁하고 아들만 셋인 당신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오려고 할까? 착한 당신에게 내가 정말 큰 짐만 남겨놓고 가게 됐네. 정말 미안해!"

아내가 하늘나라에 가지 전 사흘전에 마지막으로 내게 했던 말이 이제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 김차장님 같은 연배에는 적어도 아파트 한 채에 어느 정도 노후를 준비해 놓았어야 되는 시기 아닌가요?"
"연수입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그리고 빚은 얼마나 남은 겁니까?"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라리 솔직히 돈이 없으니 안된다고 했더라면...
"전라도 남자가 왜 경상도 여자와 결혼하려 하느냐?"
"품기에는 그릇이 너무 크다. 고생을 많이 하게 되니 단념해라"라는 말이 오히려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과, 토요일 밤 내리 3일간 잠을 설치며 그 후유증 때문에 지독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40대 이후 여성들의 결혼의 제일 큰 전제조건이 경제력이라는 어느 앙케이트 조사결과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제력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내 삶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애비는 힘든데, 쌍둥이들은 3일째 학원수업을 가지 않았다고 문자메시지가 온다. 엎친데 덥친 격이다. 얼마나 심신이 지쳐가는지 지난 토요일 설악한화콘도에서 열린 '2010년 한화콘도 우수법인사 초청행사'를 가는 도중 잠시나마 이 세상의 끈을 놓는 상상까지 했었다.

오늘 한소망교회에 도착하여 장경동목사님이 설고하시는 저녁예배 시간이 일러 잠시 북카페에 들러 펼쳐든 책이 '기도의 힘'이었다. 읽어내려가는 도중 내 눈을 사로잡은 성경귀절이 있었고 나는 비로소 마음의 자유함을 얻게 되었고 4일간의 길었던 고통과 방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성경귀절은 마가복음 14장36절이었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엊저녁 내내 가위에 눌린듯 쫓기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다. 아직도 술이 덜 깨는 것 같다. 어제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막내 전화를 받고 인구조사 참가에 따른 봉사확인서를 출력하러 사무실에 들러 인쇄하여 집에 도착하니 밤 1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오늘은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종일 강의가 있어 졸린 눈을 비비며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써놓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밤새 엎치락 뒤치락 잠을 설쳐야 했다. 이것 저것 아무리 보아도 내 세울게 없는 내 처지~ 내 아픈 곳을 찌르는 질문에 자리에 앉아있던 시간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생각지도 않게 너무도 일찍 찿아온 자리. 모든 어려움 다 이겨내고 천천히 그리고 당당히 시작하고 싶었는데...

요란한 휴대폰 알람에 잠에서 깨어 확인한 메일에 힘이 풀린다. 대충 쌍둥이들을 깨워 머리를 감도록 하고 그 시간에 어젯밤 쓴 블로그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다시 검토한다. 오타는 없는지, 문맥에 모순을 없는지, 몇번을 읽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카페에 올린다.

서둘러 아침을 챙겨먹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백마역 앞에 마침 백석역으로 가는 082번순환버스가 서있다. 이후 백석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 경복궁역까지 서서 간다. 잠을 설치고 계속 야근에 이틀간 연이어 과음을 해서일까 깜박 한눈을 팔다가 하마터면 경복궁역을 그냥 지나칠뻔 했다. 내가 오늘 왜 이러지?? 마치 혼이 나간 것만 같다.

9시부터 8시간을 꼬박 서서 진행하는 강의, 하나라도 내가 아는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해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오늘따라 전화도 많이 걸려오고, 문자메시지도 불이 난다. 어제 대전지방노동청에서 강의하면서 알게된 근로감독관님 한 분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해 문의를 한다. 쉬는 시간마다 아메리카노 커피를 빼서 마신다. 오후 5시 45분, 강의를 마치고 곧장 여의도 사무실에 들러 이틀간 휴일에 작업꺼리를 챙긴다. 두번째 글을 읽으니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고 내 가슴이  아려온다. 좋은 사람. 돈이 왠수지...
 
쌍둥이들이 이번주 내내 학원을 오지 않았다는 학원 원장님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밤 9시, 일을 하다말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사무실을 나선다. 왜 이리 불행과 고난이 한꺼번에 나에게 몰려오는 걸까? 그렇지 않아도 요즘 나 너무 너무 힘든데... 쓰러질 것만 같은데.... 눈을 감고 있으면 그냥 눈물이 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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