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한국생산성본부 8시간 종일 강의를 마치고 밀린 일 처리를 위해 회사 사무실을 들렀다. 오후 7시 41분, 학원 원장님으로부터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버님, 재명재윤이가 지금 수요일부터 계속 학원을 안나오고 있네요. 전화 부탁드려요.'
집으로 전화를 하니 아직 학교에서 오지 않았단다. 재윤이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는다. 다시 재윤이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학교에서 영어 보충수업이 있는데 오후 5시면 수업이 끝난다는 답변과 함께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통화를 해서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고 알려주시겠다고 하더니 잠시후 재윤이가 4시 30분에 일이 있다고 영어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나갔다고 한다.

헐~~ 학교에서 없고, 학원에도 가지 않았고, 집에도 오지 않았고...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당장 사무실서 짐을 싸들고 집으로 출발했다. 8시 20분경, 재윤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아빠 전화하셨어요?"
"응, 지금 어디니?"
"지금 대하마트 옆인데 학교 준비물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려구요"
"윤아 명아, 우리 오늘 아빠랑 셋이 함께 죽어버릴까?"
"........."

아빠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함께 죽자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대답이 없다
"일단 집에 가서 이야기 하자꾸나"
"네"

집에 도착하니 녀석들이 내 눈치만 슬슬 살피고 있다. 녀석들을 안방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아~ 요즘 아빠가 너무 힘들구나. 그리고 우리 재윤이와 아빠 사이에 마치 큰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구나. 왜 그럴까? 아빠가 학원 원장님과 학교 담임선생님과는 이미 통화를 했는데 이번주 내내 왜 학원을 가지 않았는지 그래도 우리 재윤이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아빠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니?"

삐둘어져 나가는 쌍둥이자식들을 바라보는 애비 눈에서도 안타까움에 눈물이 흐르고, 막내 재윤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20분여간 적막이 흘렀다.
"아빠! 저 운동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어요. 학원에 가면 놀지를 못하잖아요? 어제와 그제는 친구들과 농구를 하고나서 피시방에 갔었고, 오늘은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었어요"
"그랬니? 친구들과 그렇게 운동이 하고 싶었어? 그렇게 운동을 하고 싶었으면 운동을 해야지. 다만, 아빠를 속이면서까지 몰래 운동을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친구들과 운동을 하고 싶으면 당당하게 아빠에게 이야기하고 운동을 하거라. 공부가 싫으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고 학원을 가기 싫으면 가기 싫다고 이야기를 하거라. 아빠는 너희가 싫은 공부를 절대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시키고 싶지 않구나. 다만, 고등학교를 마치면 너희는 아빠와는 독립을 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너희가 커서라도 절대 아빠 원망은 하지 말구~ 그리고 아빠는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자식들에게는 더 이상 희생을 하기는 싫구나. 약속할 수 있겠니?'
"......."

그리고 요즘 아빠가 너무 힘이 든다는 것을 솔직하게 사실대로 털어놓고 쌍둥이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다.
"아빠가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강하게 살기는 어렵단다. 아빠도 때론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하늘나라에 있는 너희 엄마 곁으로 가고 싶을 때가 많아~ 아빠가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너무 힘드니, 너희가 아빠를 좀 도와주면 아빠는 곧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너희들이 아빠를 도와줄 수 있겠니? 그리고 내일부터 아빠가 잠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아빠가 다시 돌아오면 아빠 얼굴 보게 될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오늘로 끝이 될꺼야. 아빠는 항상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최선늘 다해 살고 있단다"

나는 내 자식들을 믿는다. 언젠가는 방황을 마치고 다시 밝은 모습으로 내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참고 기도하며 사랑으로 계속 감싸며 기다릴 것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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