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날, 교회를 다녀와 오후 3시부터 1시간정도 낮잠을 잤다. 연일 야근을 했던 탓인지 정신없이 잠을 자다가 휴대폰 벨소리에 잠을 깼다. 번호를 보니 모르는 번호...벨소리가 딱 한번 울리고 끊어지는 걸 보니 잘못 걸려온 전화이거나 스팸전화겠지. 11월 하순 자동차보험 만기를 두고 왠 화재보험사들에서 전화가 많은지.... 별로 달갑지 않다.

한번 깨니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산적한 일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자리를 박차고 이른 저녁을 챙겨 먹고 회사 사무실로 향한다. 집 컴을 쌍둥이들이 만진 이후 아래아한글이 깨져서 한글작업을 할 수가 없고 또 집에서는 왠지 정신집중이 되지 않아 일 성과가 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집에 있으면 장모님도 불편하신 듯 거실에서 TV를 못보시고 방으로 들어가 작은 아나로그 TV를 보신다. 쌍둥이들은 학교 모둠숙제를 한다고 교회를 다녀오자마자 두 녀석 모두 밖으로 나가고 집안은 조용하다.  

토요일, 내책쓰기클럽 안수경님이 시월의 마지막날에 열리는 금난새 음악회 초대권을 주었지만 갈 형편이 아니라서 사양했다. 아니 솔직히 이야기하면 함께 갈 상대가 없어서 사양했다. 이제는 그런 자리에 혼자서 다니기도 왠지 부담스럽다. 대부분 인인들이나 부부동반으로 참석하는 분위기이니 싱글인 내 자신이 그런 자리를 스스로 피하게 된다.

일산에서 여의도까지 가는데 자유로도 꽉 막힌다. 야외로 데이트나 놀러나갔다가 귀가하는 사람들이다. 휴~~ 나도 언제쯤이나 저런 여유를 부리며 살려나? 밀린 자유로에서 좌우를 둘러보니 자가용 안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커플들이나 중년의 부부들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가을 들어 유독 저런 모습들이 자주 내 눈에 띄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아니 내 옆구리가 많이 허전한가 보다.^^

평소보다 15분정도 더 걸려 사무실에 도착하여 밤 12시까지 꼬박 밀린 일을 처리했다. 이번 이사회에 올릴 회사 규정 개정도 손을 보고, 사내근로복지기금카페에 올려진 회원들 질문에 대한 답글도 작성하여 올리고,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기금분할 및 신규설립에 대한 프로젝트도 처리하다보니 금새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고 있다.

자정이 넘어 책상을 대충 정리하고 사무실 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비로소 '아하~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일 속에 파묻혀서 보낸 시월의 마지막 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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