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많은 빚만 남겨놓고 가서 미안해. 빚만 주렁주렁하고 아들만 셋인 당신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오려고 할까? 착한 당신에게 내가 정말 큰 짐만 남겨놓고 가게 됐네. 정말 미안해!"
아내가 하늘나라에 가지 전 사흘전에 마지막으로 내게 했던 말이 이제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 김차장님 같은 연배에는 적어도 아파트 한 채에 어느 정도 노후를 준비해 놓았어야 되는 시기 아닌가요?"
"연수입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그리고 빚은 얼마나 남은 겁니까?"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라리 솔직히 돈이 없으니 안된다고 했더라면...
"전라도 남자가 왜 경상도 여자와 결혼하려 하느냐?"
"품기에는 그릇이 너무 크다. 고생을 많이 하게 되니 단념해라"라는 말이 오히려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과, 토요일 밤 내리 3일간 잠을 설치며 그 후유증 때문에 지독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40대 이후 여성들의 결혼의 제일 큰 전제조건이 경제력이라는 어느 앙케이트 조사결과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제력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내 삶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애비는 힘든데, 쌍둥이들은 3일째 학원수업을 가지 않았다고 문자메시지가 온다. 엎친데 덥친 격이다. 얼마나 심신이 지쳐가는지 지난 토요일 설악한화콘도에서 열린 '2010년 한화콘도 우수법인사 초청행사'를 가는 도중 잠시나마 이 세상의 끈을 놓는 상상까지 했었다.
오늘 한소망교회에 도착하여 장경동목사님이 설고하시는 저녁예배 시간이 일러 잠시 북카페에 들러 펼쳐든 책이 '기도의 힘'이었다. 읽어내려가는 도중 내 눈을 사로잡은 성경귀절이 있었고 나는 비로소 마음의 자유함을 얻게 되었고 4일간의 길었던 고통과 방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 성경귀절은 마가복음 14장36절이었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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