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길일은 길일인 모양이다. 아파트에도 이사를 가고 새로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여기저기 모임도 많다.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 반창회에, 대학때 활동했던 써클의 선후배들이 모두 모이는 날이자 고향 마을친구들 모임날이기도 하다.
멀리 남쪽바다에서 자랐는데, 지금은 친구들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그러니 향수병을 달래고자 두 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부부동반으로 만나 그간의 친구들 근황도 들으며 웃고 떠들썩하게 소줏잔도 기울이고, 고스톱도 치곤 한다.
모처럼 마을 친구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날인데도 나는 오늘 사무실에 출근하여 일을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연구용역을 받은 '중소기업의 선진기업복지제도 도입지원방안' 중에서 내가 분담한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처리실태 및 개선방안'을 오늘까지 중간보고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의도, 우리 사무실도 오늘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가끔 내가 컴 자판기를 두드리는 소리만 사무실의 고요한 적막을 깨운다.
정부 돈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 한번 맡은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프로처럼 철저히 마무리를 주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내 브랜드네임이 높아지고, 내 자신의 전문성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걸 느낀다.
일 마무리를 해놓고 아마 집에 늦게라도 가면(자정을 넘어야 할 것 같지만...) 오늘 만나지 못한 보고 싶은 친구들 얼굴과 그리운 얼굴을 생각하고 떠올리며 혼자서 소줏잔을 기울일 것 같다.
이 가을, 가수 이용이 가장 1년 중에 가장 바쁘다는 10월의 마지막 밤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그때 나는 누구랑 무얼 하고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10월의 마지막날이 일요일이네??? 우리 쌍둥이들과 한참 씨름하고 있겠군.ㅎㅎㅎ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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