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대화 이후 녀석들이 많이 변했다. 학원 원장님도 쌍둥이들이 전에는 수업시간에 졸곤 했는데 졸지도 않고 수업을 잘 듣고 있고, 학원 수업시간에 늦지않고 잘 오고 있단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다. 사람은 일이나 공부를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접어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관심을 잠시 다른데로 돌리다보면 퍼뜩 '지금 내가 뭘 하고 있지?'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다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재윤 :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나 : "놀고 싶으면 놀아야지. 놀고 싶어서 마음에 병이 생기면 안되지."
재윤 : "정말 그래도 되요?"
나 : "그래, 어차피 재윤이 너 삶은 네가 살아야지, 아빠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잖니?"
재윤 : "......"
나 : "그런데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계속 놀기만 하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도 한번 생각해 보았니?"
재윤 : "아뇨"
나 : "음~ 고등학교까지는 아빠 품에서 그럭저럭 걱정없이 지낸다지만 대학을 가야할 시기에 대학을 가지 못하면 취업을 하든지 아님 군대를 가야 할껄~~"
재윤 : "....."
나 : "대학을 못가면 그 이후부터는 네가 독립해서 살아야지. 네가 벌어서 먹고 살고. 누구는 일주일에 한시간씩 4주 강의를 해주고 월 200만원씩 과외비를 받으며 공부를 하는데, 누구는 한시간에 3000원씩 받으며 하루 10시간씩 종일 한달 내내 알바를 월 90만원밖에 안되는 수입의 격차가 생길꺼고~~ 또 내놓을 만한 직장이나 직업도 가지지 못한 남자에게 어느 여자가 시집을 온다고 할꼬?"
재윤 : "......"
내가 말하는 내내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던 쌍둥이들이 드디어 학원에도 늦지 않게 잘 다니고, 수업태도 또한 달라졌다고 한다. 이제는 격려와 칭찬 모드로 전환하여 열심히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해주고 있다.
내가 너무 쎄게 질렀나?
쌍둥이아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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