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실시한 <뇌 과학과 창의성> 세미나를 청강하고 오는 길에 지산문고를 들렀다. 쌍둥이들이 기말고사가 끝났는데 무얼 하나 선물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책을 하나씩 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 재명이와 나누었던 대화가 책을 사주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 : "명아! 명이의 꿈은 뭐니? 장래에 뭐가 되고 싶어?"
재명 : "아직 모르겠어요?"
나 : "그럼, 명이는 무얼 할 때 가장 신이 나는데?"
재명 : "그런 것도 없어요"
나 : "그럼, 무슨 과목을 공부할 때 제일 재미가 있고 흥미가 있어?"
재명 : "아직 모르겠어요"
나 : "......."
충격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이 꿈이 없다는데, 그래서 방황을 한다는데 우리 쌍둥이도 그 중의 한명이었다니... 한때는 서울대총장이 되겠다고 했다가,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고양이를 키울 때는 수의사가 되겠다고 했었는데 고양이를 키울 수 없게 되자 요즘은 그 꿈마저 잃어버렸다. 사람이 꿈이 없으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게 되고, 절박감도 없고 도전목표도 없게 된다.
녀석들에게 한시 바삐 꿈을 갖게 해주자! 그 꿈을 애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발견하도록 해주자. 막상 목표는 세웠는데 방법이 고민되었다. 독서와 관찰, 체험, 여행, 강의수강 등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독서만큼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럼 무슨 책을 사줄까? 어떤 책이 녀석들에게 꿈을 갖게 해주는데 도움이 될까? 아무래도 쌍둥이들이 흥미를 가진 분야의 책이면 더 좋겠는데.... 갑자기 예전에 서점에 들렀을 때 명이가 과학동아를 사고싶어 했던 일이 생각났다.
과학동아와 함께 또 다른 책이 없나 살펴보니 Newton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특집기사가 <우주까지 진출한 지적 생명체 사람의 '뇌'>였다. 오늘 회사에서 들은 세미나 주제도 <뇌와 창의성> 시리즈로서 '선택의 순간, 뇌에겐 어떤 일이 벌어지나?'(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였다.
책을 사가지고 와서 쌍둥이들에게 내미니 반응이 아주 좋아서 아빠가 앞으로 매월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책을 받자마자 두 녀석 모두 책에 몰입한다. 강제로 PC게임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기에 앞서 관심을 자연스럽게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나는 그 방법을 독서로 택한 셈이다. 녀석들이 꿈과 삶의 목표의 설정까지 자연스레 연결이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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