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근로복지공단 연구용역자료 분석작업을 한참 진행하고 있는데 미래에셋증권 오광석지점장이 와이프와 술 한잔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는 지금 눈이 온다고 문자메시지가 왔다. 얼른 바깥을 쳐다보니 일산은 아직 눈이 오지 않고 곧 눈이 오려는지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1시간 후, 드디어 일산에도 눈이 내린다. 첫눈은 대부분 쌓이지 않고 내리면서 녹아버리기에 더욱 아쉬움을 주는지 모른다. '첫'이나 '새'라는 단어는 항상 사람을 설레이게 한다. 새해 첫날, 첫사랑, 새구두, 신혼여행 첫날밤, 첫 만남, 입사 첫날, 첫키스....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누굴 떠올릴까? 첫사랑? 어릴적 놀던 친구? 지금의 배우자(혹은 교제중인 애인)? 아님 가족?
첫눈은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일을 하면서도 지금 마음은 어딘가 다른 곳에 가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거나 즐거웠던 추억을 생각한다. 때마침 호주에 이민을 간 마을친구 녀석에게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고국 소식과 마을 친구들 소식이 궁금하단다. 내 소식을 들었다며 재혼 소식을 묻는다. 대충 '나도 해야지~'하며 얼버무린다.
오늘 김장을 마쳤고, 연일 연구용역 작업에 심신이 지쳤는지 몸도 고단해지고 마음이 심난해진다. 아~~ 이런 날은 서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뜨겁고 찐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앞에 놓고 뜨거운 커피잔에 손을 따뜻하게 감싸며 지나온 인생,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이야기하면 딱인데~~ 아직은 서재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곁에 없으니... 부지런히 일하며 그 날을 하루빨리 앞당겨야지!
오늘따라 쌍둥이들 두녀석 모두 12월초에 치르는 학기말 시험준비를 하느라 도서관에 가버려 평소 시끌벅적하던 일요일 저녁 집안이 더욱 적막하고 쓸쓸하다. 내가 컴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유일하게 고요함을 깨고 있다. 이걸 외로움이라 하는 거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김승훈의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승훈의 살아가는이야기(20121013) - 우리가족 모두들 열심히 살아간다. (0) | 2012.10.13 |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233호 - 만두가 먹고싶단다. (0) | 2010.12.06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230호 - 오늘(13년전 오늘, 4년전 오늘) (0) | 2010.11.10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229호 -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하자! (0) | 2010.11.09 |
김승훈의 싱글대디칼럼 제228호 - 나를 고통에서 건져낸 성경귀절 (0) | 2010.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