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

며칠전부터 목 뒤에 뾰두락지가 나기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 만지다보니 자꾸 커지는 것 같다. 무슨무슨 법칙처럼 커지니 더 자주 신경이 쓰인다. 보여야 짜든지 말든지 할텐데, 보이지를 않으니 대략난감이다.

이럴 때는 사람 머리 뒤에도 눈이 달렸으면 좋으련만, 아니지 머리 뒤에도 눈이 달리면 당장은 뒤를 볼 수 있게 되어 편하겠지만 또 다른 불편함이 따르겠지... 사람은 몰라서 편한 것도 있기 마련이지. 사람 마음은 알 수가 없어 편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생긴다면, 내 등 뒤에서 나를 흉보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인간관계가 훨씬 더 힘들어지겠지. 잠을 잘 때도 어느 한쪽 눈은 무거운 머리에 눌려서 아프고 잠도 제대로 자기가 힘들겠지.

아내가 있었으면 아마도 진즉에 단박에 확 짜버렸겠지. 평소 손매가 매서운 사람이라 이런 종기야 걸리면 단칼에 해결해 버리는데. 거~ 참 이상하다. 다람들은 본인 일은 스스로 알아서 다 잘 하는데 본인 종기는 정말로 짜기가 어렵다. 하여튼 지금은 목 뒤 뾰두락지가 꽤나 신경이 쓰인다.


# 둘

샤워를 한다. 아내가 있었으면 SOS 신호를 보내면 얼른 와서 얼굴 찡그리지 않고 내 등을 밀어줄텐데, 자식들을 부르면 얼굴에 얼굴을 찌푸리고 마지못해 와서 건성으로 민다. 평소에 다툴 때나 지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들고 다닐때는 힘도 넘치더니만... 에효~ 관둬라. 싫다는 애들을 시키면서 이런 꼴을 보느니 차라리 이 애비 혼자서 때타올로 밀란다.


# 셋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를 한다. 이번 달에는 유난히도 굵직굵직한 일들을 많이 잘 처리했다. 물 위에 떠 있는 오리가 평온해 보이지만 발로서는 수도 없이 왕복운동을 하듯 미친듯 뛰어다닌 덕에 그래도 현상유지는 하고 산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친 나를 격려해주고, 힘들어 할 때 위로해주고, 야근을 하거나 세미나를 마치고 밤 늦게 귀가하는 날에 오늘도 고생 많았다고 반가이 나를 맞아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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