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 1박2일로 쌍둥이들을 데리고 백마초등학교에서
주관한 부자캠프에 다녀왔다. 백마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부자캠프이다보니 학교 선생님들도 관심이 많았고 아버지들도 처음에는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한소망교회에도 아빠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바러브과정이 있는데 언젠가는
꼭 참석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에 학교에서 학교비용으로 진행을 한다기에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참가신청을 했다. 원래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진
정모가 이번 부자캠프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뒤로
연기시켰다. 열정은 사람의 마음까지 돌리게 하는 힘이 있다.

어느 아빠가 이번 캠프는 富者캠프가 아니라 父子캠프라고 하여 웃기도
했다. 집에서는 항상 "숙제해라", "싸우지 마라", "집에서 뛰어다니지 마라"
"친구들 집에 오래 있지 마라", "컴퓨터는 적당히 해라", "학교나 학원이
끝나면 일찍 집에 와라" 등 금기사항과 지켜야 할 일 투성이라 쌍둥이들이
많이 힘들어 했는데 이틀간은 고삐를 풀어주며 신나게 놀도록 해주니
토요일 밤에는 무려 새벽 3시 30분까지 방안에서 뛰놀기도 했다. 그나마
밤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을 겨우 말려서 그정도었다.

항상 어리고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녀석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여 밝고 신나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니 나름대로 많은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아빠가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면서 한마디를 건낸다.
"집사람이 명이윤이 아빠 이야기를 자주하며, 명이 윤이 아빠가
너무 잘한다며 본받으라고 하기에 한번 꼭 뵙고 싶었습니다"

내가 집사람 대신 운동회나 학교 행사에 자주 다녔고, 저학년 때는 학교
청소당번때 내가 가서 교실 청소도 해주곤 했는데 아마 친구 엄마들이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작년에는 명이 반 학부모(대부분 엄마였음)
모임에도 아빠로서는 내가 유일하게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을 했었는데
이것이 엄마들 눈에는 자식들에게 관심이 높고, 자식 교육에 열혈인 자상한
아빠로 보였나 보다.

캠프에서 교감선생님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3金이 있다고 한다. 바로 황금,
소금, 지금이라고 한다. 이틀동안 쌍둥이들과 즐겁게 보냈다. 싱글대디로
살아가면서 여기저기에서 집사람의 큰 빈자리를 느끼지만 내 열정과 의지로
좌충우돌하며 메꾸어 나가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뿐만 아니라
규, 쌍둥이들에게도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매시간, 1분 1초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후회없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10월 17일 했던 회사 건강검진 결과가 지난주 토요일 도착했다.
회사 일에 신경을 쓰고 원고작업이다 애들 이것저것 신경을 쓰느라 계속
과로하고 수면이 부족한 상태이다보니 심각한 병이라도 생겼으면 어쩌나
내심 긴장이 되었다.

지난 2005년 5월, 출산 이외에는 병원 한번 다니지 않았던 집사람이
느닷없이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간 이후 회사에서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일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심란해진다. 사실 건강검진처럼 고마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매년 주기적으로
몸 상태 이상은 없는지, 암이나 특이한 질병 징후는 없는지 회사 비용으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 말이다. 대인원이 실시하니
대량효과도 검진비용을 낮출 수 있는 메리트도 있다.

검진결과 다른 것은 다 이상이 없는데 과체중이란다. 특히 복부비만율이
0.9로 나왔다. 정상범위가 0.8%이하인데 10%이상 오버한 수치이다.
대한민국의 40대 이후 직장인들에게 가장 흔한 것이 복부비만이다.
사무직들은 대부분 사무실에서 근무하니 운동량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푼다고 밤 늦도록 과음에 칼로리가 높은 안주를 먹고 집에 들어가 잠자리에
드니 자연 복무비만이 오기 십상이다.

과체중으로서 복부비만이 동반된 경우는 앞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및 더 나아가 협심증,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에 바짝 긴장이 된다.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는 쌍둥이들이 "아빠, 언제 건강검진을 받으실 거예요"
하며 재촉을 했는데, 이제는 "아빠, 뱃살좀 빼세요"하며 닥달하기 시작한다.
약 두달전부터 하루에 서너잔씩 먹던 1회용 커피믹스를 끊었다. 1회용
커피믹스 한잔에는 원두커피 한잔보다 네배 이상의 칼로리가 들어있기
때문에 하루에 서너잔을 마시면 이것 또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십수년간을 즐겨 마시던 커피를 줄인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결정은 아니다.
커피도 갑자기 줄이면 금단현상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서 마시는
커피 향내가 왜그리 구수한지.... 또한 집에서 한두잔씩 마시던 술도 일체
마시지 않고, 술모임에도 자제를 하고 나가지 않게 된다.

나 마저 아프면 이제는 우리집은 더 이상 재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몸을 아끼고 건강관리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몸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는
예전처럼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금요일 한소망교회 6000셀모임에서 어느 집사님이 다음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쌍둥이들과 백마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부자캠프에
참석하기 때문에 급식봉사가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자 이런 말을 했다.
"저도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릴때 제 손을
잡고 과자를 사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애들과 추억을 많이 만드세요"

나도 어릴 때 할아버지가 출타를 하신다고 하면 빨리 돌아오시기를 학수
고대했다. 항상 돌아오실 때는 떡이나 과자를 가져오시곤 했기 때문이다.
화투를 즐기셨던 아버지께서도 밤 늦게 마을 가게에서 동네 친구분들과
화투를 치시다 집에 오실 때는 과자를 한봉지 손에 들고 오시곤 했다.
어렸을 때는 그런 떡이나 과자가 왜그리 기다려졌는지... 마치 처마위에
있는 제비집을 보면 제비새끼가 어미 에비가 돌아오면 먹을 것을 달라고
서로 입을 벌리듯이...

그때는 "할아버지는 안드세요?"하고 물으면 "나는 많이 먹었다. 너희나
많이 먹어라"하시곤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니는 밖에 나가셔서 많이
드시고 오셔서 안드시는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나와 동갑이었던
막내삼촌과 손자인 나 때문에 먹고 싶어도 참으셨던 것을....

어제 농협하나로마트를 가니 마침 참치고기를 세일한다. 34,000원짜리를
19,000원에 팔기에 눈 질끈 감고 하나 샀다. 지난 2월에도 한번 사서
가족들끼리 맛있게 먹었는데 8개월만이다. 장모님께는 나는 오후에
세미나에 가야하기 때문에 거기서 식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내가 저녁에
집에 와서 식사를 한다고 하면 장모님께서 얼마 되지 않은 고기 중에서
분명 내 몫을 따로 덜어놓을 것 같아서) 저녁에 애들이랑 드시라고 했다.

나는 직장에서 가끔 식사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기회가 있지만 장모님과
애들은 그런 기회가 거의 없으니 집에 있는 가족들이 먹도록 하고 싶었다.
세미나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 온다. 재윤이다.
"아빠 식사 하셨어요?"
"응 세미나가 방금 끝나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아빠! 참치 먹어도 되요?"
"그럼, 집에서 할머니와 너희 먹으라고 사온건데..."
"아빠는 안드실 거예요?"
"아빠는 회사에서 자주 먹는단다. 할머니와 맛있게 먹으렴"
"네, 감사합니다 아빠!"

집에 오니 쌍둥이들이 참기고기를 맛있게 먹었고 맛있다고 더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사랑하는, 내가 지키고 양육해야할 자식들이 있기에
힘들어도 이겨내고, 쓰러지도 다시 일어서게 되는지 모른다. 나도 어쩜
40년전 할아버지나 아버지께서 하셨던 그런 모습을 보며 그 모습 그대로
배운대로 행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따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많이
생각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Q채널 인터뷰가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저녁 8시 50분에 끝났다.
인터뷰를 마친후 부랴부랴 고향 선배이자 고등학교 선배님의 모친상 문상
때문에 평촌 한림대병원 영안실을 다녀오니 밤 11시 30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집에 돌아오니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다. 집사람이 생각나는 여느 때처럼
복분자주를 글라스 컵에 가득 따라서 손에 들고 베란다로 나간다. 오늘 하루는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Q채널 김승희PD는 내 아픈 곳을 콕 찝어서 난처한 질문을
많이 하곤 했다.

"언제 사모님이 생각나세요?"
"쌍둥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후회되지는 않았나요?"
"큰 아이와 쌍둥이들을 낳았을 때 차이점은 무엇이던가요?"
"늦둥이를 가졌다고 사모님이 말했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청아공원에서 쌍둥이들 손을 꼭 잡고 눈을 감고 한참을 계시던데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쌍둥이들과 잘 놀아주나요?"
"쌍둥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언제 보람을 느끼셨나요?"
"인터뷰 요청을 받고 흔쾌히 수락해 주셨는데, 혹시 인터뷰가 방송에 나가면
한참 예민한 나이인 재명이와 재윤이가 엄마가 안계신 것에 대해 상처를 받게
되지는 않을지 재명이와 재윤이와 상의를 해보셨는지요?"
"싱글대디이신데, 앞으로 재혼 계획은 없으신가요?"

카메라를 의식해서인지 생각나는대로 답변을 하였지만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 조용히 생각해보니 상황에 적합한 답변을 하지 못한 데에 따른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온다. 정말 하고 싶었던 생각과 말을 너무도 많이 하지
못한 것 같아 자책감까지 든다. 우리 삶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대입수능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 고등학교 3년간 아니 초등학교부터 배운 지식을 단 하루 몇시간
만에 평가하여 서열을 매긴다. 출제될 예상문제를 위해 그동안 출제된 문제와
이와 유사한 문제를 풀고 또 풀어본다. 기회나 행운은 정말 예기치 않은 데서
찿아오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기회를 보내버린다. 그리고 나서  후회를 한다.

"내가 그 상황에서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그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처했어야 하는데...."
"그 질문에는 이렇게 답변을 했었어야 했는데..."

군대에서 귀에 닳도록 들은 구호가 있다. "훈련을 실전처럼"
평소에 실제 상황처럼 긴장을 늦추지 않고 훈련에 충실했더라면 100%는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성과는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위기상황에서
당황하거나 긴장하여 또는 흥분되어 본연의 능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곤 한다.

삶이라는 실전에서는 '다시'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는다. 실전에서는 오직
반복된 연습과 땀으로 준비된 능력을 단시간 내에 보여주어야 한다. 잘 훈련되고
준비된 사람만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친 밤 늦은 시각 했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하자고 우길 수가 없었다.

인생은 주어진 무대에서 한 행동으로 평가를 받는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훈련된
자 만이 좋은 결과를 내고 최고전문가로 인정받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체득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반복적인 노력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을
길러주게 된다. 소리없이 예고없이 다가 올 기회를 잡기위해, 때로는 역경과
함께 찿아오는 기회를 잡기위해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보는 삶의 자세,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열정과 도전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에어컨 탓인지 한여름인데도 어젯밤 추워서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평소와 같이
아침 7시 30분에 기상을 하여 아침밥을 챙겨먹었더니 쌍둥이들이 또 갯벌을 나가자고
조른다. 아침 식사때만해도 갯벌에 바닷물이 차있었는데 9시 40분이 되니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재명이의 재촉이 하늘을 찌른다.

조르다가 결국 재명이만 혼자 갯벌로 나가고, 나는 링크나우 내책쓰기클럽 공동집필
3호프로젝트인 재테크 글을 쓰려고 가져간 넷북을 펼쳐놓고 글쓰기 작업을 하는데
영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다. 재명이만 혼자 갯벌을 보내놓고 나니 미안하고 마음이
놓이지를 않아 디카로 사진이나 찍어주려고 서둘러 뒤따라가니 녀석이 조개라고
두개와 게를 몇마리 잡아놓았다. 조개도 잡은 것을 보니 하나는 죽은 조개이다.

갯벌을 조금 파고 있으니 마음주민이 경운기를 타고 와서 마을 조개양식장이라고
빨리 나가라도 고함을 지른다. 지난주 주민들이 방해를 한다는 팩스를 받았는데 내가
직접 당해보니 영 기분이 찜찜하다. 태안군청 관계자분 이야기로는 우리가 조개를
잡은 지역은 군청에소 조개양식장으로 허가를 해주지 않은 지역이라 외부인들도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조개를 잡을 수 있다는데...

20분정도 더 조개와 게를 잡다가 퇴실시간에 쫓겨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시키고,
햇반으로 점심을 챙겨먹고 남은 밥은 누룽지를 만들어 놓고 방 청소와 설겆이를
하고 12시 20분에 방을 나왔다. 어제 산 만원어치 복숭아와 휴먼발리팬션 사장님이
보내주신 과일 덕분에 1박 2일동안 풍족하고 지내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왔다.
쌍둥이녀석들이 갯벌체험과 휴먼발리 팬션시설이 좋았던지 나중에 돈을 벌면 이
휴먼발리 팬션과 캠핑카를 사서 자주 내려오자고 한다.

아빠도 노력을 할테니 우리 가족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했다.
여행은 가족간 대화의 시간을 늘려준다. 자연으로 나오니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넓어지고 관대해진다. 집에서만 자주 보던 쌍둥이들도 옆에서 1박 2일간 지내면서
지켜보니 나름 많이 성숙한 것 같다. 싱글대디 내 자리를 녀석들이 요리도 하고
제법 많이 도와주어 쌍둥이와 1박2일가족여행을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금요일 교육이 밤 10시에 끝나 취침시간이 늦어
아침에 기상시간이 늦어버렸다. 평일처럼 아침을 먹고 쌍둥이들과 집을 출발한
시간이 오전 7시 40분.

장모님은 피곤하시다고 안가신다고 하시고, 큰애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빠져
자연스레 쌍둥이들과의 1박 2일 안면도여행이 되고 말았다. 안면도는 2002년인가
회사 하기휴양시설을 임차하기 위해 아내와 김용진노조 감사님 부부와 함께
출장을 왔던 곳이기에 남다른 추억이 있다. 당시 하룻동안 안면도 팬션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팬션이란 곳은 모두 시설과 임차가능 여부를 알아보곤 했다.

안면도 황도에 있는 휴먼발리 팬션을 도착한 시간이 11시, 토요일 휴가철 피크기에
일산에서 안면도까지 3시간 20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면 별로 밀리지 않고 잘 온
셈이다. 짐을 풀자마자 쌍둥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곳장 갯벌로 나갔다.

바위를 들추니 작은 게들이 많다. 시골에서는 이런 게를 똘짱게라고 하는데 간장에
볶아먹으면 고소하다. 갯벌로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갯벌을 호미로 파고 있어
무엇을 잡느냐고 물으니 조개가 나온다고 한다. 나도 갯벌을 가는 길에 주은
모종삽으로 갯벌을 파니 조개가 제법 쏠쏠하게 나온다.

오후 3시 30분쯤 되니 밀물이 빨리 밀려온다. 바닷물이 순식간에 다리까지 차고
다니던 갯벌길이 없어져 버린다. 게는 간장을 사와서 볶고, 조개는 전자렌지에
넣고 2분정도 돌리니 알맞게 셋이서 맛있게 먹었다. 집에서 일체의 쌀, 반찬이며
양념을 준비해오지 않고 현지에서 조달해 먹었다. 쌍둥이들에게 요리를 맡기니
고등어통조림과 참치캔으로 제법 요리를 잘 한다. 저녁에는 삼겹살파티를 했다.
삼겹살만 3만원어치를 사서 셋이 먹어치웠다. 참기름과 소금이 없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밖 숫불그릴에서 구워먹는 삼겹살 맛이 괜찮았나 보다. 팬션사장님이
보내주신 와인 한병을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며 녀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새 밤 11시가 되어버린다. 회사 직원과 오징어구이로 2차를 한잔 더하고
안면도여행 1일차를 마쳤다.

만나는 사람마다 쌍둥이들에게 "엄마는 어디가셨니?" 하고 묻는데 입장이 참
곤란했다. 싱글대디나 싱글맘들은 이런 지나친 주변의 관심이 부담스럽다.
휴먼발리 팬션에는 11평이었지만 독립적인 화장실과 샤워실, 침대와, 에어컨,
대형 LCD TV, 전자렌지, 압력밥솥, 냉장고, 가스렌지 들이 설치되어 있어 휴가를
가서 불편없이 지낼 수 있고, 갯벌까지 갯벌체험을 할 수 있어 녀석들 구미에는
딱 맞았나 보다. 녀석들이 흡족해 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쌍둥이들이 갯벌에서 망친 옷을 손으로 세탁하는 것은 고스란히 내 일이었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몇시간 후면 안면도 팬션으로 하루 휴가를 떠납니다.
회사 일도 밀렸고, 링크나우 공동집필 책쓰기도 마무리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 당분간은 휴가를 방콕하려고 했는데 쌍둥이 형인 재명이 때문에
올해는 큰 맘 먹고 하루만 시간내어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재윤이는 2주전 백마초등학교 영재반에서 서해안으로 갯벌체험을 갔습니다.
가서 게도 잡아오고, 녀석이 직접 개펄에서 잡은 조개라고 가져 왔는데 안을 살펴보니
모두 썩은 조개, 속에 뻘만 가득찬 것을 주워왔습니다. 재윤이가 잡은 게를 몇번이나
신기한 듯 만져보고, 건들어보고, 바라보는 재명이가 너무 안되어보여 이번에 꼭
갯벌체험을 시켜주고 기를 살려주려고 합니다.

다섯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부모 눈에는 모든 자식들이 다
사랑스럽고 귀엽습니다. 올해 영재반 시험을 보지 않아 영재반에 들어가지 못한
재명이가 늘 마음에 걸립니다. 재윤이가 영재반에서 배운 것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재랑할 때마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데 동생인 재윤이는 만지지 말고 보기만
하라고 형을 기죽이니 그럴 때마다 위축되는 재명이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2주일 전에도 재윤이가 영재반 과제로 글라이더를 만들었는데 재명이가 책을 꺼내다
살짝 날개 종이를 찢었는데 형을 마구 잡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같은 글라이더를 사서 똑같이 만들어주려고 문구점을 갈고 다녔으나 사지를 못했고
결국 애비가 영재반 강종구선생님에게에 전화를 걸어 전후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선생님이 웃으시며 괜찮다고 하여 그제서야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질문도 많은 쌍둥이녀석들, 내일은 안면도에 가서 게를 실컷 잡게
할 겁니다. 일주일 전부터 안면도를 간다고 매일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날씨는 어떨지, 태풍이 온다는데 갈 수는 있을지 확인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어제 금요일에는 애비가 강남에서 미래예측전문가과정 교육이 있어 마치고 집에
오니 밤 11시 40분이 되었는데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애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장모님을 졸라 차 안에서 먹을 뻥트기며, 과일, 빵과 음료수를 잔뜩 사가지고
왔습니다. 내일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 길이 많이 밀릴텐데, 쉬엄쉬엄
즐기며 평소 부족했던 대화도 나누며 다녀오려고 합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온가족이 영화 '해운대'를 관람했습니다.
국산영화도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엄청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작비 중에서 많은 금액을 컴퓨터그래픽에 사용했다고 하던데 실감나는
장면들이 많아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디워만해도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약간은
엉성했는데.... 영화관람료가 성인 8000원씩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애꿋은 큰애만 저에게 혼났습니다. 제 휴대폰으로 입장료 결재를 했다구요.
휴대폰결재는 연말정산때 신용카드소득공제를 받지 못하거든요. 38,000원이면
어딘데요. 혼자 벌어서 법원에 개인회생 입금해야지, 쌍둥이들 학원비 내야지,
부채도 갚아야지, 매달 보험료 내고, 청약저축도 내고, 생활비도 충당해야 하니
작은 돈이라도 헛되이 쓸 수가 없습니다. 마음은 영화관에도 자주 가고 문화혜택도
받고 싶어도 선뜻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삽니다.

영화를 보신 후 장모님이 흡족해 하시네요, 무섭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고...
쌍둥이들은 내내 신기해 했습니다. 정말 저런 해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만약
저런 해일이 일어나면 어떡하느냐고... 이런 우리 가족 행복을 지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살려고 합니다. 비록 우리 가족 1년에 영화관 한번이나
갈까말까 하지만 그래도 흩어지지 않고 한지붕 밑에서 때론 티격태격 싸우다가도
곧 화해하고 알콩달콩 오붓하게 살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물질적으로 잘 먹고 잘 살아야만 행복인가요? 비록 남들보다 잘 먹지도 못하고
외식도 못하고, 영화관에도 자주 가지 못해고, 풍족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우리
가족 서로를 위하고 아껴주고 격려하고 사랑해주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내가 부탁한대로 이 행복 잘 시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려고 합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 가족들을 데리고 이마트에 일주일 시장을 보러 갔다.
회사가 주5일제 근무이다보니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일주일분 시장을
보고 일주일을 버틴다. 요즘은 쌍둥이들이 크는 시기인지 먹는 식사량이
나보다 더 많아 쌀이며 부식, 음식이 푹푹 줄어든다. 일주일분 시장을 보아도
예전같으면 일주일을 넉넉히 버텼는데 요즘은 일주일도 가지 못해 금요일이면
슈퍼에서 부족한 것을 사게 된다. 덩달아 식비나 식재료비 지출이 몰라보게 늘어
장난이 아닐 정도로 부담으로 늘어간다. 하긴 집에 나와 큰애, 한참 크는
쌍둥이들 남자만 넷이니 냉장고 안이 일주일 동안 온전히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지...

과일이며, 야채, 음료수, 우유, 간식거리인 고구마도 카트에 담고 시간이 흐르면서
카트기에 쇼핑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하자 슬슬 걱정이 되어 지갑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카드는 아예 없지, 오직 현찰 밖에는 거래수단이 없는데 내 수중에 있는
돈이라고는 20만원에 비상금 5만원을 보태도 25만원이 전부인데...

시장을 보는 사이에도 내 머릿 속은  온통 가격계산에 골몰해 있다. 그때 코너를
도는데 처음보는 고기가 눈에 띈다. 닭다리보다는 훨 크고 먹음직스럽게
노릿노릿하게 구워진 고기가 눈에 보이기에 남자 점원에게 이게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칠면조의 다리라고 한다.

칠면조라면 옛날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교과서에서 구두쇠 스크루지 이야기가
생각난다. 돈 밖에 모르는 구두쇠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꿈에 먼저 죽은 수전노 친구가 나타나 나쁜 짓을 하다 지옥에 떨어져 고생하는
장면과 자네를 데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겁하여 꿈에서 깨어 개과천선을
하며 살게 되었다는 스토리로 기억이 되는데 그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사무실 직원들 집으로 선물로 사서 보냈다는 고기가 칠면조이고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나 각종 축제때 단골 메뉴로 쓰이고 있다. 가격을 보니
9900원으로 양에 비해 생각보다 별로 비싸보이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우리도 집에서 온 가족이 칠면조 고기로 한끼를 때워볼까 생각하고
카트기에 담았는데, 결국 계산대에서 비상금까지 다 털리고 이마트를 빠져
나왔다. 그날 저녁은 칠면조 고기로 장모님과 나, 그리고 세 자식 모두가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 칠멵 고기가 쫄깃하고 질기기도 않고 담백하여 온 가족
모두에게 인기가 높아 그날 저녁은 추억에 남을 9900원의 행복한 식사가 되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막내 재윤이가 이번 겨울방학때 학교에서 필리핀 어학연수를 갈
학생을 5학년에서 두사람을 뽑는데 지원을 했다고 내내 들떠 있었다.
세자녀이상 가정에서 선발한다고 하는데, 작년 겨울방학에서도 한번 속은
적이 있기에 내심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말이 편부편모가정 자녀, 세자녀 이상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이며, 지방자체단체
지원사업임을 요란스레 홍보하고 생색을 내지만 알고보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특정 자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암울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다.

작년에는 쌍둥이들이 1차에 이어 2차까지 선발되어 4주간 필리핀에 간다고
학원에도 소문내고 자랑을 했지만 최종선발에 끼지 못해 괜히 애들 가슴에
상처만 준 체 지나갔었다.

이번에도 작년 기억이 떠올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만 해 주었다. 막상 선발되어 필리핀으로 떠난다고 해도 2주간씩이나
직장을 다니는 내가 휴가를 내어 함께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해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뻔 했다. 다만 막내 재윤이의 해보려고 도전하는 그 용기가
가상했고, 도전의 의지를 차마 내가 꺾고 싶지 않았다.

회사로 학교에서 세자녀가구 자녀를 대상으로 필리핀 2주짜리 어학연수가
있다고 들떠 전화를 걸던 녀석, 선발하는데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고 지난
1학년때부터 받은 상장을 찿기 위해 밤 12시가 넘도록 서재를 뒤지던 막내
재윤이의 해보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장모님이나 큰애 다른 가족들은
모두 누가 뒷바라지를 하느냐고 그만두라고들 했지만 나는 일에 여한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녀석의 아름다운 도전정신과 열정이 보기좋아서 너
혼자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고 합격하면 혼자서 다녀오라고 격려해주고
아빠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수요일 최종 인원에 끼지 못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작년보다는
풀이 덜 죽어있음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에도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저토록 해외 어학연수를 나가고 싶어하는데
여유가 있으면 방학때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뒷바라지 못해주는 이 애비 심정을
쌍둥이 녀석들도 크면 다 이해하게 되겠지. 그리고 맘껏 지원해주는 그런 날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해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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