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한소망교회 6000셀모임에서 어느 집사님이 다음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쌍둥이들과 백마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부자캠프에
참석하기 때문에 급식봉사가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자 이런 말을 했다.
"저도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면 어릴때 제 손을
잡고 과자를 사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애들과 추억을 많이 만드세요"
나도 어릴 때 할아버지가 출타를 하신다고 하면 빨리 돌아오시기를 학수
고대했다. 항상 돌아오실 때는 떡이나 과자를 가져오시곤 했기 때문이다.
화투를 즐기셨던 아버지께서도 밤 늦게 마을 가게에서 동네 친구분들과
화투를 치시다 집에 오실 때는 과자를 한봉지 손에 들고 오시곤 했다.
어렸을 때는 그런 떡이나 과자가 왜그리 기다려졌는지... 마치 처마위에
있는 제비집을 보면 제비새끼가 어미 에비가 돌아오면 먹을 것을 달라고
서로 입을 벌리듯이...
그때는 "할아버지는 안드세요?"하고 물으면 "나는 많이 먹었다. 너희나
많이 먹어라"하시곤 했다. 어릴 때 나는 할아버니는 밖에 나가셔서 많이
드시고 오셔서 안드시는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나와 동갑이었던
막내삼촌과 손자인 나 때문에 먹고 싶어도 참으셨던 것을....
어제 농협하나로마트를 가니 마침 참치고기를 세일한다. 34,000원짜리를
19,000원에 팔기에 눈 질끈 감고 하나 샀다. 지난 2월에도 한번 사서
가족들끼리 맛있게 먹었는데 8개월만이다. 장모님께는 나는 오후에
세미나에 가야하기 때문에 거기서 식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내가 저녁에
집에 와서 식사를 한다고 하면 장모님께서 얼마 되지 않은 고기 중에서
분명 내 몫을 따로 덜어놓을 것 같아서) 저녁에 애들이랑 드시라고 했다.
나는 직장에서 가끔 식사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기회가 있지만 장모님과
애들은 그런 기회가 거의 없으니 집에 있는 가족들이 먹도록 하고 싶었다.
세미나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 온다. 재윤이다.
"아빠 식사 하셨어요?"
"응 세미나가 방금 끝나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아빠! 참치 먹어도 되요?"
"그럼, 집에서 할머니와 너희 먹으라고 사온건데..."
"아빠는 안드실 거예요?"
"아빠는 회사에서 자주 먹는단다. 할머니와 맛있게 먹으렴"
"네, 감사합니다 아빠!"
집에 오니 쌍둥이들이 참기고기를 맛있게 먹었고 맛있다고 더 먹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사랑하는, 내가 지키고 양육해야할 자식들이 있기에
힘들어도 이겨내고, 쓰러지도 다시 일어서게 되는지 모른다. 나도 어쩜
40년전 할아버지나 아버지께서 하셨던 그런 모습을 보며 그 모습 그대로
배운대로 행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따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많이
생각난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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