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쌍둥이 녀석들이 한소망교회 유아부예배를 마치고 평소보다 한시간 20분이나
늦게 집에 돌아왔다. 분명 PC방에를 간 것 같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서
호들갑스레 친구 집에 들러 UBS로 작업을 하고 왔다고 너스레를 떠는 걸 보니..

원래 죄를 짓거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하고, 미리 변명부터
장황하는 법이기에 "정말 친구 집에 갔느냐?, 아빠가 보기엔 피씨방에 들렀다가
온 것 같은데 정말 피씨방을 들르지 않았느냐?"고 몇번을 물어도 피씨방에는 절대
가지 않았다고 두녀석이 딱 잡아뗀다.

두 녀석을 한꺼번에 놓고 질문하니 서로 얼굴을 보고 입을 맞추기에 일단
두녀석을 분리시키고 재명이에게 "정말 피씨방에 안갔느냐? 만일 간 것이
들통나면 100대를 맞아도 되겠느냐?"고 물으니 그제야 쭈빗쭈빗한다.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피씨방에를 들렀다 온 사실을 자백받고 두녀석
엉덩이를 10대씩 때려주었다. 피씨방에를 다녀왔으면 사실대로 다녀왔다고
말을 하지 왜 정직하지 못하게 거짓말을 하느냐고 야단을 쳤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으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평소 내가
귀가 닳도록 주지시킨 '정직하게 살자'는 말을 흘려듣고 거짓말을 한 사실에
무엇보다 화가 났다.

나는 자식들에게 '항상 정직하게 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세상을 살다보니
정직하게 사는 것 이상으로 바른 처신은 없다. 거짓말이나 눈속임은 일시적으로는
통할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오직 정직만이 오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정직하게 살면 짧게는 손해보는 것 같지만 길게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관계는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다. 신뢰는 정직에서 온다. 정직하지 못한
거래나 처신은 왠지 부자유스럽고 떳떳하지 못하다. 그리고 삶을 소신있게
살게 하지 못한다. 사람을 한번 거짓말하고 속이면 다음에도 그 거짓말을 믿게
하기 위하여 그보다 더 많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한 내 사회생활 경험으로 보면 대인관계에서 도무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 또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저 사람 속내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은 왠지 두렵고
신뢰감이 생기지 않으며 깊은 대화를 꺼리게 된다.

지도자가 되려는 자는 정직하지 못하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큰 지도자를 꿈꾸는데 평소 생활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버릇을 방치하면 거짓말이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위해
당장은 불이익을 받더라도 차라리 사실대로 솔직히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녀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지금은 당장 엉덩이 몇대를 맞으니 아프고 아빠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겠지만
좀 더 크면 오늘 회초리를 들었던 이 애비의 이 마음을 알 수 있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일요일 의정부에 사시는 처이모님댁을 갔다. 재작년부터 처이모부님이
편찮으신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찿아뵙지 못했고, 올 설에도 선물만 보내드리고
세배를 가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전에는 차가 없다는 핑계라도 댔지만
이제는 중고차까지 구입하고 나니 더 이상 핑계거리가 없어졌다. 평소 처갓집
대소사에는 가장 어른으로서 항상 빠지지 않고 챙겨주신 어른이셨다. 집사람이 병을
얻기 전에는 명절이면 우리집에서 항상 함께 보내며 고스톱으로 명절기분을 내곤
했다. 지난 1990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을 때나, 집사람이 유방암 투병중일 때,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도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주셨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방을 갔다. 3대가 모이니 정말 연령대가 다양했다.
장모님, 막내이모부님, 막내이모님은 70대(후반), 나는 이제 갓 50대에 들어서고
처이종동생은 40대 중반, 큰아들 규는 21살, 처이종조카딸은 13살 중학교 1학년,
맨 아래 쌍둥이들은 12살... 70대부터 10대까지 골고루 모이다보니 부르는 노래도
각양각색이다.

이모부님은 저음의 배호의 노래를 즐겨부르셨고, 나는 나훈아와 조항조의 노래를
처이종형제는 요즘 나오는 트롯트를, 큰아들은 성시경노래를, 쌍둥이들은 빅뱅노래
부르는데 다들 처음 들어보는 큰애와 쌍둥이들 노래에 마냥 신기해 하셨다.

나도 지금것 23년간 처이모부님과 만나, 교류하면서 이모부님이 노래를 부르시는
것은 처음 보았다. 워낙 마당발이어서 젊어서는 카바레도 다니시고 음주가무에도
능하셨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많이 들었다. 내가 슬쩍
"이모부님! 젊으셨을 때 음주가무계에서 명성이 자자하셨겠어요" 했더니 호탕하게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글퍼진다. 이런 좋으신 분들이, 집안의
버팀목이셨던 분들이 자꾸 나이를 드시고, 편찮으시고, 내 곁을 떠나간다는 것이...

큰아들과 쌍둥이들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마냥 신기했다. 자식들 노래하는 모습을
몇년만에 보고, 자식들이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 무슨 노래를 잘 부르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말하면 다들 무심한 애비라고 하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 쌍둥이들과 장모님을 모시고 싸우나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휴대폰에 처음보는 전화번호가 몇번이나 찍혀있었습니다. 잘못 걸려온 전화려니
하고 무시했습니다.(휴일날에 저에게 전화를 할 사람이 많지 않고 휴일날은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요)

다시 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서 받아보니 MBC생방송아침마당 최세연작가라며
저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어떻게 저를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작년 11월에
Q채널에서 찍었던 '가족' 프로와 제 블로그를 보고 알았다면서 오는 8월 4일 화요일에
방송되는 주제가 싱글대디라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머릿속은 무지 복잡했습니다.
우리 경쟁방송사인데, 출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올 5월달에도 OBS경인방송에서 1시간짜리 방송분으로 싱글대디가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가족다큐멘타리를 촬영하자고 작가와 PD가 집에까지 찿아와서 두시간이나
장모님을 설득했지만 장모님이 완강하게 반대하여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Q채널
방송이후 주변 사람들이나 쌍둥이들 친구들이 방송을 보고 많이 집사람이 암으로
투병하다 하늘나라로 간 사실들을 알게되어 난처한 일들이 몇번 일어났었거든요.

방송의 위력이 참 무섭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시청하기 때문에 개인사생활이
노출되어 불편해집니다. 하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과 쌍둥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밝게
자라는 모습, 애들과 함께 잘 지내는 모습을 꼭 담고 싶다고 말하는데...

눈 딱 감고 하겠다고 하고 토요일 저녁에 바로 일정을 잡고 30분 넘게 찍었는데
오늘 방송된 분량은 고작 2분정도.... 상의에 마이크 채우고, 카메라를 들이미니
갑자기 머리가 텅 비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대략 난감....

촬영을 끝나고 가면서 PD왈...
"앞으로 자주 찿아뵈야 할 것 같은데요..."

솔직히 나는 자주 안보고 싶은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 막내 재윤이가 내 디카를 빌려달라고 한다.
학교에서 자율학습 시간에 디카반에 가입하였는데 디카를 배우고 디카로 사진을
찍어 홈피에 올리는 것이 숙제라고 한다.

집에서는 장모님은 물론 큰애, 재명이까지 모두 반대를 했다. 평소 디카는 내가
업무적으로 활용을 하는데 덜렁이인 재윤이에게 맡겼다가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요즘은 전자기기가 정교해서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 고장이
나고, 고장이 나면 수리하는데 많은 돈이 들기에 아예 처음부터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의 생각이었다. 언제까지 자식을 감싸고 품 안에서 보호를 할
것인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처음에는 실수도 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수를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5명의 식구 중 당사자인 재윤이와 나를 빼면 3명인데, 3명 모두가 반대하는 것을
물리치고 재윤이에게 디카를 내주었다. 물론 아무런 사고없이 디카를 잘 관리하고
돌려주었음은 물론이다. 그때 찍은 디카로 동영상을 찍어 싸이월드에도 올리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느라 신이 났다. 오늘 아침에도 디카 숙제가 있다고 디카를
빌려달라고 하기에 빌려주는 대신 잘 관리하라고 당부하고 빌려주었다.

믿고 맡긴다는 속에는 잘못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재윤이가 디카를 가져갔다가 만약 고장을 내거나 분실하면 다음에는 다른 물건을
빌려달다고해도 빌려주지 않는다. 또한 수리비용만큼 비록 많지 않은 녀석의
용돈이지만 매달 용돈에서 차감을 할 것이다.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이행을 하여 잘못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또한 실수를 하면 그만큼
다음에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가르쳐주고 싶다. 나는 이러한
생각을 업무에서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일을 주도적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와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주면서 재윤이의 소질이
무엇인지를 관찰을 한다. 나는 싱글대디이지만 자식들에게 무조건 공부하라고 달달
볶지를 않는다. 대신 대충 공부를 해서는 안되고 정말 모집단에서 0.1%에 들도록
빼어나게 공부를 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일찌감치 끼를 살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남들보다 일찍 진출하여 몰입함으로써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승부를 걸도록
유도하고 싶다.

대충 남들처럼 따라서 했다가는 판박이 붕어빵 인생이나 들러리가 되고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백수가 되기 딱이다. 갈수록 고임금 고용시장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예전에는 운동선수는 배고프고 비전이 없다고 다들
기피했지만 요즘은 축구면 축구, 야구, 골프, 배구, 농구, 바둑, 당구 등 그 분야에서
최고나 최고전문가가 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리며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자식이 실수와 실패를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끼와 장점을 찿도록 배려하고 조언함으로써 능력을 발휘하고 삶을 풍족하게
살 수 있도록 지혜를 주는 영적멘토 역할이지 부모가 자식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 자식들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회와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어야한다는 생각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유엔 세계미래회의가 '10년 안에 물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기사가 연일 비중있게 보도되고 있다. 지금부터 8년 후이다. 지구촌에
벌어지는 이상 고온 영향으로 강수량이 부족하여 사상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게 될지 모르고 이로 인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물배급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중학교 2학년, 3학년 때 가뭄으로 급수차가 와서 물을 배급해준
기억이 난다. 만약 이러한 예측이 현실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농작물이 문제가 되어 당장 곡물가가 폭등하고, 반도체며 철강사업 등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중공업 공장들이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나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한다. 장모님이 쌍둥이들 옷을 꺼내
입히기 위해 안방에 들어오면 남자냄새가 난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나와 쌍둥이들 남자만 셋이서 사는 방이니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남녀가 함께 사는 방은 자연의 조화, 정확히는 음양이 조화를 이루면서
남자 냄새 또는 여자 냄새가 나지 않는다. 장모님도 집사람 생전에는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남자들만 사니 방에서 남자 냄새가
난다고 한다.

예전에 여자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간 친구들이 여학생 교실에 가면
특히 비오는 날에는 여자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말했었는데 마찬가지
남자들만 자는 방이니 말해야 무엇하랴. 쌍둥이들도 이제는 초등하교
5학년이 되어서 제법 많이 자랐다. 강보에 쌓여 있던 녀석들에게 우유를
타서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던 때가 엊그제인데 벌써 남자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부쩍 성장했다니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몸에서 악취 냄새나 땀 냄새가 심하게 나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 나도 몸 청결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사람이 오죽했으면 유언으로 마누라가
없다고하여 홀애비 표시 내지 말고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고 살라고
나에게 신신당부까지 했을까....
 
싱글대디, 홀애비 냄새로 인해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에서 자기관리 차원에서 회사에 출근할 때는 매일 아침에
깨끗히 샤워를 하고 머리도 감고, 속옷도 갈아입고 옷차림도 신경쓰고
나가게 된다. 그런데 물부족으로 인해 매일 샤워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 생각만해도 끔찍할 것만 같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다음주 수요일인 8월 27일이 쌍둥이들 개학일이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 집에서 함께 지내는데 어제부터 그동안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 녀석들이 집안을 온통 들쑤시고 다니며 거실에 신문을 펼쳐놓고,
신문을 오리고 오린 기사를 붙이고 야단법석들이다.

서로 좋은 기사를 먼저 차지하겠다고 다투고 울고, 불고 가관이 아니다.
분쟁을 피하기 위해 일단 신문에서 매달을 딴 기사를 스크랩하여 한 곳에
모아두었다가 골고루 안배해 주었다. 신문을 세가지를 보고 있으니 그나마
골고루 기사를 분배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 방학기간 내내 일기도 써놓고, 독후감도 써 놓으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숙제 끝냈니?" 하고 물으면 "네, 한가지만 하면 끝나요"
하고 하도 자신있게 큰소리를 뻥뻥치기에 '이번에는 틀림없겠지'하며 녀석들을
믿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점검해보니 한 것이 한가지요, 나머지는 몽땅
밀려 있다. 어이구 머리야~~

공원을 나가보면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애들 방학숙제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다고 다들 하소연이다. 나중에는 결국 개학전 하루나 이틀 전에
부모들이 나서서 숙제를 거들어 주어 끝내는 모양이다. 이건 애들 숙제가
아니라 부모들 숙제나 다름없다.

이번 여름방학때 내 형편이 어려워 남들처럼 바닷가나 계곡으로 피서는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영화도 한편 보여주고, 지난 8월 15일 고양킨텍스에 가서
우주과학체험전도 참관하고, 배드민턴도 자주 치고, 축구도 함께 차며 놀아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어제와 오늘은 올림픽 매달 스크랩을 한다고 신문을 다 뒤지고 오려 붙여
스크랩을 모두 마쳤다. 그래도 평소 애비가 신문스크랩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탓인지 가위로 자르는 손놀림도 제법 빠르고 스크랩한 기사를 풀로 잘 붙여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다.

방학기간 내내 큰애가 매일 책 한권씩을 강제로 읽고 발표하도록 훈련시킨
덕분에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독후감숙제는 모두 끝내놓아서 다행이다.
자립심과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일기쓰기며 독후감, 신문스크랩  일체를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맡기고 지켜보고 있다. 녀석들 숙제이니만큼 나는 다
끝낸 후에 평가를 하여 합격, 불합격 판정만 내려주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근 한달만에 가족들과 함께 동네목욕탕을 갔다. 여름철이라 쌍둥이들이
뛰어노느라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하고 한번 우리 식구가 목욕탕을 가면 비용도
만만치 않아 가기가 망설여진다. 나와 세 자식, 장모님이 한께 가면 16,000원에
장모님은 경로이니 3,000원 합계 19,000원이 든다.

동네 목욕탕에도 손님을 끌기 위해 휘트니스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근력을
키우는 운동기기나 런닝머신 등이 20평 정도 되는 공간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요즘 동네목욕탕이 부동산 경매시장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고유가에 따른 수지악화로 많은 목욕탕이 문을 닫고 있다. 사람들은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쉴 수 있는 대형 사우나로 몰리니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목욕탕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시대조류에서 비껴나가기
어렵고 예외지대는 아닌 모양이다.

예전에는 혼자서 쌍둥이들 등 때를 밀어주고 나면 파김치가 되곤 했는데 이제는
큰애가 집에 있어 각자 한명씩만 맡아 밀어주면 되니 훨씬 수월하다. 사우나와
냉탕을 3번 번갈아 가며 냉온욕을 하니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손님이 없으니 탕 안은 쌍둥이들 놀이터가 된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얌전해져서 신경이 덜 쓰인다.

쌍둥이들도 참 많이 컸다. 1997년 IMF구제금융이 일어나기전 일주일 전에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태어나 신생아실에서 강보에 쌓인 녀석들을 면회가보면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녀석들이었는데... IMF돌이라고
부르며 키우면서 집사람이나 나, 우리 가족 모두 참 힘 많이 들게 한 녀석들인데
이제는 이만큼 커서 둘이 아웅다웅 싸우고 다투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말을 안들으면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때리며 혼내주곤 했다. 그런데 목욕탕을
가면 종아리와 엉덩이가 드러나므로 회초리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어 여간
조심스런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벌이 무릎꿇고 팔들기였다.

예전에는 서로 등을 밀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각자 밀고 나간다. 어쩌다 혼자
목욕탕에를 가도 "서로 등 밀까요"하면 "저는 등 밀었습니다"하며 거절한다.
그만큼 사회가 온정이 사라지고 삭막해져 간다는 신호일게다. 아들은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등 밀어달라고 할 때 딱 한번 쓸모가 있다는 우스갯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때도 바로 동네목욕탕에 와서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KBS드라마 '대왕세종'을 즐겨보는데 요즘은 올림픽경기 중계 때문에 자주
결방되는 바람에 영 낙이 없다. 하긴 1회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값이 싼
올림픽 중계를 하면 돈이 더 많이 벌리겠지...

'대왕세종' 드라마에서 태종 이방원(김영철 분)이 애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첫째 자식 양녕대군과, 셋째 자식 충녕대군(후에 세종)을 가리키며
"부실한 인사 같으니라고..."하며 혀을 차며 안타까워 하는 대목이 자주 나온다.
자식들이 강하게 자라서 애비를 능가하는 현명한 군주가 되기를 바라는데
자식들은 애비의 뜻에 부응하지 못하고 자꾸 실수를 거듭하고 만용을 부리고,
신하와 백성들의 지탄을 받을 때 아버지로서의 안타까운 심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오늘 큰애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가서 척추 MRI를 찍었다. 올 봄에도
무릎이 좋지 않다고 50여만원을 들여 무릎 MRI를 찍은데 이어 두번째이다.
일산병원은 지난 2006년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마지막 10일간을 있다가
하늘나라로 간 병원이기에 애환이 서린 병원이다. 평소 평소 허리가 좋지 않다고
MRI를 찍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루어왔는데
마침 회사에서 복지카드가 지급되어 오늘 병원에 가보라고 서둘러 보냈다.
지난 5월에 찍은 무릎 MRI 판독 결과 무릎 관절에 물혹이 있어 지난주 의정부
병무청에서 받은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에서도 3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에이, 부실한 녀석 같으니라고..."

이 애비는 초등학교 6학년 초부터 대학까지 자취하며 주린 배를 움켜쥐고,
빈혈까지 앓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역경 속에서도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아
당당히 ROTC에 합격하여 대한민국 육군장교가 되었건만,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풍요한 상황 속에서 신체검사 등급이 3급이라니....

고난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예전 우리가 자랄 때는
시골에서 돼지고기는 먹는 날은 제사 때나 명절에나 가능했다. 그것도 멀건
국물에 떠다니는 비계만 달린 돼지고기 몇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 녀석들은 살찐다고 고기를 안먹거나 가려먹는다. 자랄때 생각이 나서
자식들에게 음식 가리지 말고 먹고 그만큼 운동을 하라고해도 운동하는 것도
귀찮아 한다. 차라리 안먹고 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방식이다.

더구나 집사람이 암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뒤로부터는 고기를 아예 입에
대려고 하지를 않으니 영양분을 골고루 보충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잔소리만
늘어간다. 큰애의 신체검사 3급판정과 무릎에 물혹이 있다는 이야기에 내 마음
또한 안타깝고 심란해진다. 이제는 우리 가족에게 더 이상 아픔과 슬픔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퇴근시 통근버스를 타고 오는데 쌍둥이들 학원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렇게 매주 한번 이상 학원생들의 학습성취도나 학원생활
및 근황을 자세히 주기적으로 알려주니 학부모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는
학원도 경쟁이 심해 이런 상담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버님! 재명재윤이 학원 수학선생님 입니다."
"안녕하세요? 녀석들이 요즘 말썽이나 부리지는 않는지요?"
"많이 좋아졌어요. 재명이는 차분하여 한번 가르쳐주면 꼼꼼히 실수를 하지
않고 문제를 잘 풀어나가는데 재윤이는 건성이라서 자주 틀리고 오늘 많이
혼냈어요"
"선생님 말을 잘 안듣거나 잘못하면 많이 혼내주세요"
"네, 그럴께요. 참, 다음 주에 학원 월말 평가가 있는데 알고 아시죠?"
"네, 애들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재명이와 재윤이는 이상해요. 다른 학생들은 시험을 본다고 하면
다들 스트레스를 받고 얼굴을 찡그리고, 기가 푹 죽는데  재명이와 재윤이는
신이 나서 전의를 불태워요. 그리고 재윤재명이가 매일 아빠 퇴근하시는데
버스정류장까지 마중을 나간다면서요. 좋으시겠어요"
"아, 예..."

방학동안 매일 아빠 퇴근할 때 마중나간다는 것을 녀석들이 금새 선생님께
말한 모양이다. 하여간 비밀이 없다는 것은 녀석들이 아직도 순수하고 구김없이
자라고 있다는 뜻일 게다. 시험이라면 전의를 불태우는 이유가 있다. 지난 5월부터
용돈을 주면서 기준을 정했는데 기본 만원에 학교 기말평가나 학원 월말시험 때
성적에 연계하여 인센티브 용돈을 주기로 약속했다. 성적은 곧 용돈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녀석들이 기를 쓰고 열심히 한다.

학원에서 5학년 상위반 12명 학생 중에서 영어, 수학, 국과사 세 과목에서 각
과목에서 1등을 하면 이천원씩을 더 주기로 했다. 시험과목이 세 과목이니 전
과목에서 1등을 하면 한달 용돈의 절반을 더 받을 수 있다. 불과 몇달전만해도
할머니 지갑에서 몇만원도 꺼내 헤프게 쓰던 녀석들이 이천원에 기를 쓰는 것을
보면 이제야 자신의 노력으로 정당하게 받은 돈의 가치를 느끼는 듯 보인다.

그리고 과목 1등을 하면 이름이 학원의 교실 벽에 걸리고 자신이 용돈도 받고
자부심도 느껴지니 더 분발하는 것 같다. 3주전에는 주변 어려운 이웃의 사정을
방송하는 KBS 1TV프로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고나서 큰애와 재명이가 내
핸펀번호로 두통화 후원전화를 했다고 각각 천원씩을 내민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식충식물과 화초를 사서 키우고 사랑의 리퀘스트에 성금도 내는 재미에 녀석들이
푹 빠져 있다.

반면 쌍둥이다보니 둘이 지나치게 경쟁을 하는 바람에 걱정이 된다. 서로 학원에서
장난치다 혼난 일, 수업시간에 졸다가 혼난 일, 숙제를 해오지 않아 선생님께
야단맞은 일, 친구와 싸운 일 등 세세한 것까지 집에 와서 고자질하는 바람에
자칫 두녀석들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타일러도 아직은 고집을 꺾지 않는다.

조금 더 자라고 철이 들면 괜찮아지겠지... 철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는
지금의 이 모습이 행복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에 열린 일산 호수공원 제9회 석양음악회에서 시인 신달자님은
시낭송 전에 사람이 내뱉는 말에 대한 무서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가지
사례를 들어 언급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예전부터 나무를 베어야 하는데 무기가 없을 때
마을사람들이 수십명, 수백명 모여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하듯
베고자 하는 큰나무 앞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며 빙빙 돈다고 한다.
"나는 너를 싫어해! 우리는 너를 필요치 않아! 우리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한달, 두달, 1년을 계속하다보면 그 나무는 서서히 말라서 죽는다고 한다.
말의 폭력으로 나무에 상처를 주어 나무를 죽게 만든 다음 베었다고 한다.

미국 어느 식물학자는 많은 식물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수수께끼 같은
의문이 있었다고 한다. 샤보뎅은 가장 미끄러운 피부와 몸매를 가졌음에도
온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장 큰 나무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계속했다고 한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내 몸의 가시가 없어진다면 이 세상에서 너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을거야! 너를 사랑한다"
1년 3개월동안 같은 말을 계속했더니 샤보뎅의 온몸에 달려있던 가시가
거짓말처럼 떨어졌다고 한다.

한마디의 말이 그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무서운 힘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상대방을 살리는 말,
격려하는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큰애와 쌍둥이, 세자식들이 여름방학이라 집에서 죽치고 있으며 하루 종일
다투고, 싸우고, 울고불고, 화해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광복절 연휴 3일간을
집에서 지켜보니 정말 가관이 아니다. 입에서는 욱하니 욕이 나오려고 하다가도
참게 된다. 내가 내뱉은 말로 인해 한참 자라나는 녀석들에게 용기와 축복을
주지는 못할 망정 상처를 주어서야 되겠는가?

"나는 천재다! 나는 미남이다"라는 말을 늘상 입에 달고 사는 막내 윤이에게도
"그래 우리 윤이는 천재다, 우리 윤이는 미남이지"하며 맞장구를 쳐준다.
"어떻게 윤이가 천재고 미남이예요"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명이와 규에게
"너희들도 천재이고 미남이란다. 다만 그 천재의 두뇌를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말 천재가 되기도 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기도 한단다.
너희는 아주 잘 생겼잖니! 그러니까 너희도 같이 미남이지!"

집사람의 공백을 메꾸며 살아야 하는 싱글대디로서의 내 생활은 몸이 두개,
세개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세상 그 어느 것보다 가족과 자식의 일을
우위의 가치에 두고 살고 있다. 어미의 사랑까지도 내가 채워주어야 하는
나로서는 자식들에게 무한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희망을 두배로 보내준다.
이렇게 신뢰와 사랑, 희망을 먹고 자라는 녀석들도 나중에는 나처럼 삶을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열정적이고 긍정적이며 희망을 품고 도전하며 사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