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의정부에 사시는 처이모님댁을 갔다. 재작년부터 처이모부님이
편찮으신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찿아뵙지 못했고, 올 설에도 선물만 보내드리고
세배를 가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전에는 차가 없다는 핑계라도 댔지만
이제는 중고차까지 구입하고 나니 더 이상 핑계거리가 없어졌다. 평소 처갓집
대소사에는 가장 어른으로서 항상 빠지지 않고 챙겨주신 어른이셨다. 집사람이 병을
얻기 전에는 명절이면 우리집에서 항상 함께 보내며 고스톱으로 명절기분을 내곤
했다. 지난 1990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을 때나, 집사람이 유방암 투병중일 때,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도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주셨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방을 갔다. 3대가 모이니 정말 연령대가 다양했다.
장모님, 막내이모부님, 막내이모님은 70대(후반), 나는 이제 갓 50대에 들어서고
처이종동생은 40대 중반, 큰아들 규는 21살, 처이종조카딸은 13살 중학교 1학년,
맨 아래 쌍둥이들은 12살... 70대부터 10대까지 골고루 모이다보니 부르는 노래도
각양각색이다.

이모부님은 저음의 배호의 노래를 즐겨부르셨고, 나는 나훈아와 조항조의 노래를
처이종형제는 요즘 나오는 트롯트를, 큰아들은 성시경노래를, 쌍둥이들은 빅뱅노래
부르는데 다들 처음 들어보는 큰애와 쌍둥이들 노래에 마냥 신기해 하셨다.

나도 지금것 23년간 처이모부님과 만나, 교류하면서 이모부님이 노래를 부르시는
것은 처음 보았다. 워낙 마당발이어서 젊어서는 카바레도 다니시고 음주가무에도
능하셨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많이 들었다. 내가 슬쩍
"이모부님! 젊으셨을 때 음주가무계에서 명성이 자자하셨겠어요" 했더니 호탕하게
너털웃음을 지으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글퍼진다. 이런 좋으신 분들이, 집안의
버팀목이셨던 분들이 자꾸 나이를 드시고, 편찮으시고, 내 곁을 떠나간다는 것이...

큰아들과 쌍둥이들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마냥 신기했다. 자식들 노래하는 모습을
몇년만에 보고, 자식들이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 무슨 노래를 잘 부르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고 말하면 다들 무심한 애비라고 하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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