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가족들을 데리고 이마트에 일주일 시장을 보러 갔다.
회사가 주5일제 근무이다보니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일주일분 시장을
보고 일주일을 버틴다. 요즘은 쌍둥이들이 크는 시기인지 먹는 식사량이
나보다 더 많아 쌀이며 부식, 음식이 푹푹 줄어든다. 일주일분 시장을 보아도
예전같으면 일주일을 넉넉히 버텼는데 요즘은 일주일도 가지 못해 금요일이면
슈퍼에서 부족한 것을 사게 된다. 덩달아 식비나 식재료비 지출이 몰라보게 늘어
장난이 아닐 정도로 부담으로 늘어간다. 하긴 집에 나와 큰애, 한참 크는
쌍둥이들 남자만 넷이니 냉장고 안이 일주일 동안 온전히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지...

과일이며, 야채, 음료수, 우유, 간식거리인 고구마도 카트에 담고 시간이 흐르면서
카트기에 쇼핑물건들이 쌓이기 시작하자 슬슬 걱정이 되어 지갑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카드는 아예 없지, 오직 현찰 밖에는 거래수단이 없는데 내 수중에 있는
돈이라고는 20만원에 비상금 5만원을 보태도 25만원이 전부인데...

시장을 보는 사이에도 내 머릿 속은  온통 가격계산에 골몰해 있다. 그때 코너를
도는데 처음보는 고기가 눈에 띈다. 닭다리보다는 훨 크고 먹음직스럽게
노릿노릿하게 구워진 고기가 눈에 보이기에 남자 점원에게 이게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칠면조의 다리라고 한다.

칠면조라면 옛날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교과서에서 구두쇠 스크루지 이야기가
생각난다. 돈 밖에 모르는 구두쇠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꿈에 먼저 죽은 수전노 친구가 나타나 나쁜 짓을 하다 지옥에 떨어져 고생하는
장면과 자네를 데리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겁하여 꿈에서 깨어 개과천선을
하며 살게 되었다는 스토리로 기억이 되는데 그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사무실 직원들 집으로 선물로 사서 보냈다는 고기가 칠면조이고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나 각종 축제때 단골 메뉴로 쓰이고 있다. 가격을 보니
9900원으로 양에 비해 생각보다 별로 비싸보이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우리도 집에서 온 가족이 칠면조 고기로 한끼를 때워볼까 생각하고
카트기에 담았는데, 결국 계산대에서 비상금까지 다 털리고 이마트를 빠져
나왔다. 그날 저녁은 칠면조 고기로 장모님과 나, 그리고 세 자식 모두가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 칠멵 고기가 쫄깃하고 질기기도 않고 담백하여 온 가족
모두에게 인기가 높아 그날 저녁은 추억에 남을 9900원의 행복한 식사가 되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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