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정주국제학교로부터 EMS로 받은 HSK 4급 합격증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토요일은 서울벤처대학원 2학기 개강일이었다. 새로운 원우들과 교수님을 만나 배움을 계속하는 만학도의 설레임으로 낮시간을 보내었다. 앞서 새벽 두시에 셋째 처형의 임종소식을 듣고  새벽부터 하루를 분주하게 맞이하였다.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경찰병원 영안실로 달려가 장례준비를 같이 도우면서 몇달 전 내가 가입해 두었던 기안라이프웨이 상조보험을 동서에게 양도해주고 나는 2학기 개강일로 학교로 향했다.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쌍둥이들을 데리고 경찰병원으로 갔다. 불과 며칠전 용인 샘물호스피스 병원에 병문안을 가서 뵌 분이 돌아가신 것을 보고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었다.

 

일요일에도 쌍둥이들을 집에서 지내도록 했고, 오늘 새벽 6시 20분에 발인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쌍둥이들을 데리고 발인행사에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잠시 하였지만 데려가지 않기로 하였다. 아직은 16살이란 나이가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기 보다는 시신이나 화장하는 과정과 화장후 유골을 보게 되면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크지 않을 까 하는 노파심이 컸었다. 그리고 아침에 출발이 늦었는데 녀석들을 깨워 집을 나서려면 월요일 아침 출근길과 뒤범벅이 되어 발인예배에 도착하는 시간이 더 늦어질지 모른다는 내 개인적인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발인식 내내 후회로 바뀌어갔다. 목사님 발인예배를 시작으로 연지동 화장장으로 이동, 하관예배, 이어 화장을 거쳐 결국 한줌의 재로 돌아가 분당추모공원에 묻혀 자연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쌍둥이들이 보았더라면 하는 후회로 변해갔다. 삶은 부모의 강요가 아닌 결국 자신 스스로의 마음과 선택, 즉 하고자 하는 결심과 실천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아직은 어리니까 하는 내 자의적인 판단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듯 하였다.

 

집에 도착하닌 재윤이도 자신들을 데리고 갈 줄 알았는데 데리고 가지 않아서 서운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어쩌면 녀석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각이 깊어지고 사고의 폭도 깊어졌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는 녀석들을 부모 품에 안고 있기보다 세상 밖으로 내보내 지금보다 더 많고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0시간이 지난 내일 아침에는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아내가 한달 전부터 쌍둥이들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물건들이다. 녀석들은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애쓰는 이런 부모 마음을 알까?

 

저녁 9시30분 정도가 되면 학교에서 보충수업까지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온단다.

아침에도 새벽 6시 30분이면 어김없는 기상시간....

학교에서 저녁 늦게 기숙사로 돌아오면 출출하여 뭔가 군것질을 하고 싶다고 한다. 라면이 제일 먹다고 라면만 담뿍 넣어오라는 녀석들의 성화에 그러겠다고는 하였지만, 아내는 건강식을 고집하며 멀리가 있는 자식들에게 일일이 챙겨주지 못하는 짠한 마음에 검정콩미숫가루가 우유에 타 먹으면 몸도 튼튼 배도 든든하다며 그것을 제일 많이 챙긴다. 얼마나 컸을꼬? 마음이 설렌다! 

 

 

 

 

 

 

 

 

 

 

 

 

 

 

 

 

 

 

드디어 박스를 모두 꾸렸다. 휴~~~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처음 쌍둥이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날, 아빠와 함께 나타난 젊은 아줌마를

견제하는 눈빛과 의아해하는 해맑은 얼굴....

 

"혁이형 엄마야! 너희들 과외해주는 혁이형엄마란다. 저번에 아빠가 재혼

할 분이 지금 과외해주는 혁이형 어머니시라고  얘기 했잖니?"

"아! 네~~ 안녕하세요!"  를  동시에 외치며 의혹과 견제의 눈빛을 완전히

해제하던 두녀석.

그날 저녁 메뉴를 버섯만두칼국수셋트를 시켜 만두와 칼국수를 먹은 후엔

다시 밥을 볶아 두녀석에게 챙겨주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담뿍 담아 많이 먹으라며 접시를 건네주니 연신 아빠얼굴을 한번 내 얼굴을

한번 번갈아 보며 웃기도 하며 맛있는(?) 시간을 보냈다.

 

"재명이 안경이 삐뚤어져서 촛점이 안맞겠구나...!"

바로 끼고 있는데도 자꾸 한쪽으로 치우치는 재명이의 안경을 보며 내가 한마디 했다. 며칠 후 내가 재명이를 데리고 안경점에 가서 안경을 새로 맞춰주었다.

 

아빠한테 재명이가 "예리하신 분 같아요! 어떻게 첫눈에 제 안경이 이상한 걸 아셨

을까요? 저도 좀 불편하여 아빠께 말씀드리려던 참이었는데!"

 

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서인지 재명이는 그 이후 꽤나 나랑 친해졌다.

재윤이보다 정적인 아이이고, 학구파처럼 곱상하게 생기고 깊은 사고력을 가진

아이로 보였기에 그리고 찬찬히 뭔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아있었다.

 

내 아들 혁이와는 이미 친분이 아주 돈독했던 쌍둥이아들들.

형을 꼬셔서 치킨도 사달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날엔 쌍둥이들이 귀여워서 혁이가

먼저 맛난 것을 주문하여 과외가 끝나면 셋이서 좋아라 하는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

즐기기도 했단다.

 

그 세월도 어느덧 2년이 넘었다. 그 모든 것이 우리 두 사람의 작전(?)이었다는

것을 쌍둥이들은 뒤늦게 알았지만, 두가정이 합쳐지면서 자식들간의 불화나

불협화음을 완화하기 위해 머리를 좀 굴렸다고 해야 하나....ㅎ

 

요즘엔 많은 부모들이 다 그러하듯이 우리 부부도 재혼 후에 제일 주력하고 있던

것이 쌍둥이들의 게임방 출입과 PC사용통제에 있었다.

작년11월에 좋은 정보를 접하여 실속있고 학비도 비교적 덜 드는 곳으로 유학

보냈지만 언제나 마음은 다섯자식 중에 미성년자인 쌍둥이들에게 집중된다.

 

어제 시험 결과가 나왔다며 먼저 재윤이가 전화를 했다. 070전화이다 보니

기숙사에서도 편하게 집으로 자주 전화를 하곤 한다.

"저요! 80명 중에 5등 했습니다! 저 이번에 엄청 열심히 했거든요. 기분 좋아요!"

"애썼다! 수고 많았어!!"

늦게 간터라 수학의 경우엔 아직 덜 배운 부분이 출제되기에 아직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곳 생활에 적응해 가는 모습만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요즘 공부에 매진하고 부쩍 철이 든 막내가 참 기특하고 예쁘다.

 

"재명이형은 요즘 어떠니?"

"머리를 장발로 기르고 친구들 폰이나 PMP를 빌려서 방송을 시청하고

제가 충고해도 잘 안듣고 막 뭐라고 그래요. 결국 너무 머리모양이 심해서

오늘 선생님이 머리 정리정돈하라고 하셔서 겨우 잘랐어요!"

 

재명이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가보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그래! 어렵게 결정해서 아빠가 힘들여서 보낸

유학이잖니 너라도 제대로 열심히 해주니 고맙구나!"

아빠께서 늘 하신말씀처럼 다섯자식 중에 하겠다고 노력하는 자식을 밀어주겠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감정을 한발짝 뒤로 물리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모임이 있어 늦게 귀가한 내 짝에게 소식을 전하니 기뻐한다.

그리고 또다른 가슴이 휑함도 느끼면서....

 

다짐하고 다짐하여 간 유학길.

다섯자식이 다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내 둘을 유학 보내겠다 결심한

것은 정말이지 마지막 보루같은 것이었다. 나보다는 자식의 앞날을 먼저

생각해서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아직은 재명이가 부모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니 섭섭하고 괘씸키도 하다.

그러나 어쩌랴!

같은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도 다 피고짐이 다른데, 하물며 자식일까!

언젠가는 오랜 기다림 끝에 더 화려하게 피어날 재명이가 될 것이라 다시 한번

믿어본다.

 

'쌍둥이? 그래! 너희둘이 한 몸이 아닌데 어찌 다른 점이 없을꼬! 내 오늘 그것을

인정하며 나중 될 녀석에게 마음으로 담은 사랑을 한아름 보낸다. 꿈 속에서라도

꼭 이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받아다오!'

 

아직도 속을 차리지 못하는 우리 아픈 손가락, 쌍둥이 아들 재명이도 먼 훗날엔

애타는 이 부모맘을 알아 줄 날이 오겠거니 생각하며 위안하며 둘이서 봄비

내리는 늦은 저녁에 고단한 술잔을 부딪혀본다!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자식을 둘 이상 낳으면 호적에서 파 버리겠다"

 

지난 1988년 결혼식을 하고 고향에 계신 아버지께 인사를 가자 아버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할아버지도 장남, 아버지도 장남, 나도 장남.... 내 밑으로는 남동생만 넷. 요즘 결혼조건으로는 최악이다.

 

아들만 다섯을 두신 아버지는 아버지 당신 형제자매 일곱과 당신 자식 다섯을 교육시키고 뒷바라지 하느라 시골에서 평생을 일만 하며 보내셨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는 늘 들로, 염전으로(당시 우리집은 염전을 하고 있었다) 나가서 하루 종일 뙤약볕 밑에서 일을 하셨다. 아버지 발은 늘 염전에서 일을 하셨기에 두터운 각질이 묻어 있었다. 짜디짠 염전 바닷물 덕분에 남들 고생하는 무좀 걱정은 평생 없을 거라고 늘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결혼하자 아내가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1989년 2월에 큰 애를 보았다. 그 이후 애를 갖지 않았다. 아버지의 압력도 있었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자식들 때문에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는 자식 때문에 희생하고 싶지 않았다. 나와 아내는 맞벌이였고 장남이었기에 의무감에서 최소한 자식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1980년대 말, 당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식수는 하나 아니면 둘이었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가족계획 표어도 있었다. 집집마다 자식을 둘 이상을 낳으면 머지않아 삼천리 금수강산이 초만원이 된단다. 함께 모시고 살던 장모님도 큰애 하나는 키워주는데 둘째는 낳으면 못키워주겠단다. 안팎으로 협공이었다.

 

한참 시간이 흐른 1997년초, 아내가 걱정스런 얼굴로 말을 꺼낸다. "나 임신한 것 같은데..." 헐~~~ 이를 어떡해야 하나? 그래도 하늘이 주신 귀한 생명인데~ 11월 10일 쌍둥이들이 태어났다. 태어나고 나서 일주일만에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한꺼번에 두녀석이 나오니 졸지에 자식이 셋이 되었다. 당시는 가구당 자식수가 더 줄하나가 대세였다. 그런데 셋이라니... 시대흐름에 역행했던(?) 셈이었다. 아내는 회사 인사부와 경리부에 부양가족 신고를 하러가니 회사 담당자가 야만인 보듯 하더라고 무지 챙피했단다.

 

살고 있던 집도 좁아 이사를 가야 했다. 황당했던 일은 회사에 경조비를 신청했는데 자식 한사람에게만 경조비를 적용해 준단다. '둘을 낳았는데 경조비가 왜 하나지?'  회사 경조비 담당자 왈 "쌍둥이는 출산행위가 한번이잖아요?" 요즘같으면 대부분 회사에서는 경조비도 두몫으로 주고 출산장려금도 챙겨주고, 구청에서도 떡케익에 50만원 상당하는 축하금이나 출산장려용품을 주는데 당시는 자식 많은 것이 좁은 국토를 더 비좁게 만드는 죄인같은 기분이었다. 주민등록등본을 떼면 나는 내 밑으로 아내, 자식 셋 다섯칸을 잡아 먹었다.

 

작년에 재혼을 하여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더 얻었다. 자식수가 무려 다섯.... 주민등록증본을 떼면 한참 밑으로 내려온다. 다섯 중에 이미 둘은 성인이고 딸은 올해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니 가족수당도 제외되고, 연말정산에서 부양가족공제대상도 아니란다. 자식들이 대학에 들어가 대학학자금에 용돈, 책값 등 들어가는 돈은 크게 늘어 허리가 휘는데 자식이 많다고 받는 혜택은 거의 없다. 고작해야 다자녀 전기료 감면 정도....

 

이제는 우리나라가 저출산 고령화로 난리법석이다. 국가나 지자체들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한달에 양육수당으로 25만원씩을 매달 준단다. 내가 다니는 한소망교회는 출산장려차원에서 새로 태어나는 셋째 자녀부터는 대학졸업시까지 대학등록금을 전액 지원해준다고 발표했다. 그럼 이미 셋째를 낳은 사람은? 이런다고 셋째를 낳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꼬?

 

기업으로서는 직원이 자녀를 출산하면 경조비며, 교육비, 가족수당 등을 직접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솔직히 자녀 출산이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대학학자금은 자녀당 1년에만 일천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40대와 50대가 구조조정의 타깃이 되는 것도 이런 복리후생비 부담이 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수원 20대여성 납치, 살해사건과 관련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조현오 경찰청장과 경기경찰청장이 물러났다. 살인사건이나 성폭행 사건은 잊을만 하면 발생하지만 이번 수원 사건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경찰이 진실과 사실을 덮으려는 의도가 짙었고, 계속적으로 속이고 감추고, 거짓말로 대응했던 결과였다.

 

미흡한 초동수사에, 부실수사, 거기다 사건을 은폐 축소 수사까지 겹쳐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실망을 넘어 이제는 과연 진실의 끝이 어디인지 한숨과 함께 치미는 화를 삭이는 분위기이다. 어제의 새소식에는 피해자가 112신고센터에 신고한 전화목소리 녹취록 중 범인 음성이 분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을 숨겼다는 사실이 새로이 드러났으며, CCTV 판독결과 살인범이 단순하게 피해여성의 어깨를 부딪친 게 아니라 계획적하고 저지른 범죄라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지금까지 경찰이 발표한 모든 것들이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마치 양파껍질을 까듯이 벗겨내면 벗겨낼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 하루 밤을 자고나면 경찰 말을 비웃듯 새로이 나타나는 사실들에 안타까움과 함께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정직 이상의 대안은 없는 것 같다.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처음에는 부끄럽고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사실대로 인정하여 진실을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름대로 수습할 대안이 생기는 법이며 그에 따른 교훈을 얻으며 다시 그러한 오류을 반복하지 않도록 각오와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거늘....

 

그러나 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고, 다시 그 거짓말을 맞추고 덮기 위하여 또 다른 거짓말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 거짓말이 늘어갈수록 심리적인 평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무리수를 두게 되고 주변 사람을 피하게 된다고 한다. 어차피 거짓말은 오래 갈 수도 오래 가서도 안되는 법, 언젠가는 상대방이 알게 될테고 사회적으로도 다 밝혀지는 것이며 그 순간 신뢰관계는 무너지고 만다.

 

부모는 살아온 경험으로 자식들에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지혜를 알려주곤 한다. 내가 쌍둥이들에게 늘 당부하는 말 세가지가 있다. 요즘도 쌍둥이들과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늘 하는 말은 첫째는 정직하게 살아라. 두번째는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라, 세번째는 분별력으로 선택했으면 반드시 꾸준하게 해라.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따르릉~~~~~~ 아직 방학중인 쌍둥이 아들들이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온다. 070전화끼리 무료이니, 언제든지 기숙사 전화를 이용하여 자주 안부를 묻곤 한다. 방학중엔 저녁에 있는 자율학습이 없으니 저녁식사후면 시간이 넉넉하니 특히 좋아하는 탁구를 아주 많이 배워서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막내 재윤이 나에게 시합을 붙자고 제의를 해왔다.
"저 이제 많이 늘었어요. 거의 매일 탁구를 치거든요. 집에 가면 엄마한테 도전하려구요!!"
"그래? 많이 늘었다구, 그럼 어디 한번 게임을 붙어보자꾸나! 내기할까?"
"네! 내기해요. 아마도 우리가 엄마아빠를 이길걸요!"
"그래, 좋다 얼마내기 할까?"
"5만원 내기해요!"
"좋아, 5만원 내기하자! 근데 니들이 지게 되면 한달 용돈이 날아가는데 괜찮겠냐?"
"에이....아마도 우리가 이길걸요! 자신 있어요!"
"어쭈~~~~~ 그래 열심히 나도 연습해두마 탁구 한판하자 만나면..."

중국유학을 가기 전에 교회에서 쌍둥이들과 나는 탁구를 몇번 친적이 있는데, 게임만 좋아하던 녀석들은 탁구를 힘으로만 칠려고 하니 매번 공이 쎄게 날아가버려 별로 잘 치지도 못하는 나에게 번번히 이기지 못하였기에, 내심 약이 올라있었던 터라.....몇번을 배드민턴으로 대항하기도 했다.

배드민턴은 내짝이 잘 치니, 그것도 둘이서 우리를 이길 재간이 좀 없었었는데, 이번에 만나 한판 하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부부는 쌍둥이들에게 탁구든 베드민턴이든 지고 말 것이다.

쌍둥이 아들들이 매일 쑥쑥~~~ 건전하게 커주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거기다 얼마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개인정보 유출사건으로 중국에선 지금 게임 지원이 안된단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아이들이 컴을 켜도 별로 할 것이 없다보니 탁구와 농구등 체육생활을 많이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얼마나 감사하든지.....

이래저래 감사함이 가득한 요즘.... 참 행복하다.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안찌엿'이 무슨 말인지 아세요?"
"모르는데, 너희들이 쓰는 은어인것 같은데 뭔데?"
"'안물어봤어, 찌질아 엿먹어라!'예요"

작년, 쌍둥이들이 중국유학을 가기 전에 한참 두 녀석들이 집안에서 고함을 지르며 싸울때 이 '안찌엿'이란 말을 자주 하더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말을 친구들끼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잘못을 지적하고 나무라면 선생님 면전에서 선생님을 향해 이 '안찌엿'이란 말을 해댄다는 것이다.

"너희도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나무라시면 그런 말을 하니?"
"아뇨~ 어떻게 선생님께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그래라~ 다른 친구들이 그런다고 너희도 만약 친구들 따라 그런 행동을 한다면 애비가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선생님들은 이 말에 대한 의미를 모르니 '나무라니 얘들이 그냥 뭐라고 투덜대는 모양이구나~'하시며 넘어가겠지만 만약 이 말 뜻을 알게된다면 느끼는 자괴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중학교 의무교육 실시와 더불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체벌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썽을 부려도 의무교육이다보니 다른 학교로 전학조치가 고작인 우리나라 중학교 교육과정 현실과 무너져가는 공교육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만 갔다.

"아빠 제가 중국유학을 간다면 기술가정선생님이 많이 서운하실 거예요"
"왜?"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잠을 자거나 장난하고, 휴대폰으로 카톡하고 문자메시지를 나누고 동영상을 보느라 수업을 듣지 않아서 저 혼자만 수업을 듣거든요. 선생님이 저 혼자만 보고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제가 유학을 간다면 선생님 수업을 듣는 학생이 이젠 없을텐데...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시고 처음으로 학교에 오신 여자선생님이라 학생들을 제대로 나무라지도 못하시거든요"
"........"

"너희 학교에도 돈을 뜯어가는 학생들이 있니?"
"네, 자주 그래요. 3학년 형들이 교실을 돌며 돈을 빼앗아가요"
"그러면 선생님께 즉시 알리지 그러냐?"
"누군지도 모르고,선생님께 이르면 나중에 그 형들이 보복을 할텐데 어떻게 일러요"
"그렇게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계속 그런 짓을 할텐데?"
"그래서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아예 뜯길 돈을 천원씩 넣어가지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요"
"......"

또 한번은 아내가 학교 앞에서 쌍둥이들이 다니는 중학생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남학생과 여학생이 팔짱을 끼고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부터, 두발자유화로 머리는 길어 한껏 멋을 부렸고 일부 여학생들은 짧은 교복치마를 입고 있어 걸을 때마다 아슬아슬했다고 했다. 어른인 아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남자 중학생들에게는 더구나 남녀공학에 공반이니 이성으로 어찌 비쳐질까를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공부가 될꼬?

언제부터 우리나라 중학교 공교육이 이렇게도 망가지고 교권이 추락되어 선생님이 학생들을 나무라지도 못하고 교내에서 현금갈취와 폭력이 남무하여 부모가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는가? 오히려 나무라는 선생님을 죄인취급하며 달려드는 중학생들....!!! 쌍둥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하는 말을 들으며 나와 아내는 쌍둥이들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안학교를 알아보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귀족학교가 되어 입학 시에 몇백에서 몇천만원까지의 기부금을 요구하는가 하면 학기당 학비며, 기숙사비를 계산하니 사립대학등록금보다 훨씬  비쌌다.
 
고민고민 끝에 자연스레 근처 교회 여집사님께서 추천하던 정주국제학교로 중국유학의 결심을 굳혔다.
'그래 힘들어도 중국 정주국제학교로 보내자! 기숙공립학교이니 여기보다야 교육여건이 더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 : "우리 중간고사 끝난 날은 (학원을) 쉬어도 되죠?
아내 : "뭔소리고?"
재윤 : "시험이 끝난 날은 학원을 안갔는데요?"
아내 : "언제부터 그랬는데?"
재명 : "전에부터 그랬어요"
아내 : "그럼 시험보는 날 딱 올100점 나오고 거기서 모든 시험이 끝나는건가? 그러고 시험이 끝난 날은 학원비 안주는거냐?"

쌍둥이들이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중간고사를 치른다. 오늘이 놀토이고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는 날인데도 쌍둥이들은 아침부터 아침밥을 챙겨먹고 일찌감치 도서관으로 공부를 하러 간다고 나갔고, 오후에는 학원보충을 받으러 가야 한다.

작년까지는 일산에서 살면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면 그 날은 학원을 가지 않고 곧장 학교 같은 반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하며 나름대로 시험스트레스를 풀게 해주었다. 시험이 끝나면 늘상 그래왔기에 시험결과에 상관없이 이루어진 행사이기에 알아서 영화비며, 교통비, 식사비, 노래방비를 주곤 했다.

그러나 올 4월에 내가 재혼을 한 이후 녀석들의 이런 자유분방한 행동들이 아내에 의해 하나씩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놀더라도 시험결과, 즉 성과에 따라 행동이 차별화되고 사전에 계획된 학원수업을 빼먹는 것은 절대 용납되지 않았다. 녀석들이 항의를 해도 아내는 요지부동이었다.

핸드폰도 없고 집에서 맘대로 PC게임도 못하게하고 더군다나 얼마전 방학 마지막날 있었던 게임방 출입사건으로 이 달은 용돈도 지급하지 않으니 공부 외에는 할 것이 따로 없고, 이번 중간고사 결과에 따라 용돈 지급과 점수와 등수에 따라 MP3와 핸드폰이 다시 지급될 수 있다고 일부 약속한 것이 있으니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겠다고 단단히 다짐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아내가 며칠전 나의 대장용종 제거수술 사실을 쌍둥이들에게 알리면서 아빠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힘들게 하지 말자고 많은 얘기를 나눈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철이 좀 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도서관과 학원을 다녀와서는 오늘 100문제를 다 풀었다고 스스로 대견해 한다. 이번 중간고사는 성적이 더 오르려나 내심 기대가 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집에 가면 아내가 쌍둥이들과 하룻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지난주에 내가 녀석들이 학교 도서관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 PC게임을 하는 것을 알고 녀석들을 호되게 야단치고 회초리까지 든 이후 나와 녀석들 간에는 아직 서먹함이 남아있는데 아내는 나름대로 쌍둥이들과 소통을 하며 사는 편이다. 쌍둥이들도 아내에게는 스스럼없이 대화를 잘 나눈다.

아내 : "애들아~ 너희들 행동을 자꾸 아빠에게 고자질하여 너희를 혼내고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하고 귀찮게 하는 새엄마가 밉지 않니?"

재윤 : "아뇨. 엄마가 그러시는 것은 저희들 공부하라고, 잘되라고 그러시는 거잖아요. 우리도 그정도는 알고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아내 : "그럼 이제부터는 공부하자~ 응~ 왜그렇게 자꾸 다른데 신경을 쓰는데?"

재명 : "아시잖아요~ 저희가 지금 질풍노도의 시기라는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예요."

아내 : "........"

재명이가 지금 자신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했단다. 이 말을 전하는 아내도 웃기는지 막 웃는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긴 사춘기이니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한참 신체적으로도 커가는 시기이니 먹기도 많이 먹으니 힘이 넘치고 몸도 근질근질하겠지. 이성보다는 욱~하는 감성이 지배하는 시기.

요즘에는 방학이라고 밤 12시에 잠이 들어 다음말 오전 11시가 되어야 겨우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먹으니 잠은 실컷 자고 있다. 올해 들어서 키가 참 많이 자랐다. 문제는 신체적으로 쑥쑥 크는 만큼 책도 읽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으면 좋으련만...

그런다고 엊저녁 같이 3층 안방 창문에서 아래 도로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을 뿌려대는 그런 초딩같은 유치한 장난은 아무리 보아도 질풍노도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질풍노도인지 뭔지 하는 시기인 너희들 때문에 애비는 어제 너희가 밤새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감시하느라 엄마와 다로 각방을 써야 했거든...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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