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면 아내가 쌍둥이들과 하룻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지난주에 내가 녀석들이 학교 도서관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 PC게임을 하는 것을 알고 녀석들을 호되게 야단치고 회초리까지 든 이후 나와 녀석들 간에는 아직 서먹함이 남아있는데 아내는 나름대로 쌍둥이들과 소통을 하며 사는 편이다. 쌍둥이들도 아내에게는 스스럼없이 대화를 잘 나눈다.
아내 : "애들아~ 너희들 행동을 자꾸 아빠에게 고자질하여 너희를 혼내고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하고 귀찮게 하는 새엄마가 밉지 않니?"
재윤 : "아뇨. 엄마가 그러시는 것은 저희들 공부하라고, 잘되라고 그러시는 거잖아요. 우리도 그정도는 알고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아내 : "그럼 이제부터는 공부하자~ 응~ 왜그렇게 자꾸 다른데 신경을 쓰는데?"
재명 : "아시잖아요~ 저희가 지금 질풍노도의 시기라는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예요."
아내 : "........"
재명이가 지금 자신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말했단다. 이 말을 전하는 아내도 웃기는지 막 웃는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긴 사춘기이니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한참 신체적으로도 커가는 시기이니 먹기도 많이 먹으니 힘이 넘치고 몸도 근질근질하겠지. 이성보다는 욱~하는 감성이 지배하는 시기.
요즘에는 방학이라고 밤 12시에 잠이 들어 다음말 오전 11시가 되어야 겨우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먹으니 잠은 실컷 자고 있다. 올해 들어서 키가 참 많이 자랐다. 문제는 신체적으로 쑥쑥 크는 만큼 책도 읽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으면 좋으련만...
그런다고 엊저녁 같이 3층 안방 창문에서 아래 도로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을 뿌려대는 그런 초딩같은 유치한 장난은 아무리 보아도 질풍노도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질풍노도인지 뭔지 하는 시기인 너희들 때문에 애비는 어제 너희가 밤새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감시하느라 엄마와 다로 각방을 써야 했거든...
쌍둥이아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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