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넘 좋다. 어제는 바람이 차더니만, 오늘은 완연한 봄 날씨다. 파주 한소망교회 아침 1부 예배를 마치고 오는 자유로 도로 옆 가로수들이 파릇파릇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하룻만에 봄이 우리 곁에 성큼 더 다가온 느낌이다. 다음주가 되면 차 에어컨 가스도 충전하고 겨우내 찌든 차 안 시트도 청소해야 할텐데....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김포공항 이마트에 들렀다. 2주 후에는 쌍둥이자식들이 공부하는 중국 하남성의 정주국제학교에서 학부모초청 행사가 있어 중국을 다녀오려 한다. 갑자기 계절이 바뀌다보니 아내는 이마트에 갈 때마다 중국에 가 있쌍둥이자식에게 보낼 속옷이며, 면티, 팬티를 사서 주섬주섬 가방을 꾸린다. 어느덧 가방이 쌍둥이들에게 줄 옷이며, 견과류, 건강식인 검정콩미숫가루로 가득찼다.

 

이마트에 가니 쭈꾸미볶음 재료를 세일하기에 800그램정도 사와서 말년휴가를 나온 큰애와 셋이서 점심을 먹었다. 하루라도 일을 빨리 배우겠다고 휴가 중에도 출근을 하여 일을 배우는 큰애가 듬직하고 기특하다. 아침에 출근하여 퇴근할 때까지 10시간 가량을 꼼짝없이 모니터를 보며 일을 하고 집에 오면 머리가 멍하다고 한다. 며칠새 얼굴이 수척해진 큰애 얼굴을 보니 왠지 마음 한구석이 쨘하다.

 

자식에게 맛난 반찬 하나라도 더 만들어 먹이고 싶고, 철이 바뀌니 새 옷이라도 하나 더 사서 입히고 싶고..... 이게 부모 마음이겠지. 다섯 자식들이 모두 집 밖을 떠나 있으니 행여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지? 잠자리가 춥지는 않은지, 환절기에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머릿속은 늘 자식들 걱정이다. 그나마 큰애가 휴가를 나와 집에 있으니 걱정 하나는 당분간 줄었지만....

 

문득 거실에 있는 팔손이 나무로 눈길이 간다. 겨우내 실내에서 키우다보니 일조량이 부족하여 잎이 말라가기에 오늘은 팔손이나무에게 물도 주고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팔손이 화분을 들어다 창가 햇볕을 듬뿍 받게 한다. 걸레로 잎사귀에 쌓인 먼지를 일일히 닦아 내고나니 제법 윤기가 난다. 작년 11월말 즈음 친구가 운영하던 식당이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고 했을때 , 가게 앞에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추운 날씨에 방치되어 있던 팔손이나무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키워보겠노라 했더니 친구가 선뜻 내어주기에 가져와서 여기저기 꼼꼼히 돌보며 5개월 동안 정성스레 키우고 있다.

 

혼자서는 들기 힘들만큼 아주 튼실한 나무다. 쌍둥이들이 떠난 빈 자리를 팔손이나무가 대신하기라도 하듯 날마다 눈길을 주며 가꾸다보니 신기하게도 성장을 멈추고 있던 줄기 여기저기에서 새 잎과 순이 나오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 이렇게 잘 자라나 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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